로봇이 알아서 '충전 척척'… 현대차가 공개한 수소차의 놀라운 미래

 현대자동차그룹이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막을 내린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5'에서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미래 수소 사회의 완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행사에서 단순한 개별 기술 시연을 넘어,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운송, 그리고 최종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수소 원팀'의 위용을 과시했다. 현대차와 기아를 필두로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까지 총 7개 그룹사가 통합 수소 브랜드 'HTWO'의 이름 아래 한자리에 모여, 수소가 더 이상 먼 미래의 꿈이 아닌 현실의 솔루션임을 증명해 보였다.

 

이번 전시에서 현대차그룹은 관람객들이 수소 기술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PEM 수전해 기술, 폐자원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W2H(Waste-to-Hydrogen) 기술,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추출하는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 등 그룹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수소 생산 기술을 정교한 목업(실물 모형)과 영상 콘텐츠로 구현해 선보였다. 가장 큰 이목을 끈 것 중 하나는 단연 자동 충전 로봇(ACR-H)을 활용한 '디 올 뉴 넥쏘'의 충전 시연이었다. 사람이 아닌 로봇이 스스로 충전구를 찾아 정확하게 수소를 주입하는 모습은 수소 에너지의 편의성과 안전성이 한 단계 더 진화했음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수소 모빌리티의 영역은 더 이상 승용차와 상용차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전시에서 수소전기 승용차와 트럭은 물론, 농기계, 보트, 그리고 방산 분야로까지 확장된 다채로운 수소 모빌리티 라인업을 공개하며 수소 에너지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선보였다. 산업 현장에서의 수소 활용 사례 역시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디오라마 형태로 구현된 저탄소 철강 공정은 수소가 어떻게 전통적인 '굴뚝 산업'을 친환경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으며, 100kW급 연료전지 발전기와 수소로 움직이는 무인운반차(AGV), 수소 지게차 등은 산업 현장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기술로 주목받았다. 또한, 사전 예약을 통해 진행된 '디 올 뉴 넥쏘' 시승 프로그램은 180명의 체험객에게 약 30분간 15km 구간을 직접 달려볼 기회를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현대차그룹은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과 대중의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린데, 에어리퀴드 등 글로벌 유수 기업들과 함께 '왜 수소인가', '수소 업스트림 기술' 등을 주제로 한 '수소 아카데미' 강연을 마련해 수소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공유했다. 또한 전시 기간 동안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수소 관련 기업 및 협회와 만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글로벌 수소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자처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엑스포를 통해 "수소가 이미 우리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서 미래를 선도하는 핵심 솔루션임을 증명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수소 활용 확대와 인식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화포털

카톡 대신 꾹꾹 눌러쓴 '조선시대 편지'…요즘 사람들은 절대 모르는 '이 감성'

 한문이 공식 문자였던 시대, 평범한 사람들이 꾹꾹 눌러쓴 한글 편지 60여 통이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 대중에게 공개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여러 시민과 종가에서 기증받은 귀중한 고문서들을 모아 기증유물특별전 '한글편지, 문안 아뢰옵고'를 이달 10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무료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공식적인 역사 기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옛사람들의 진솔한 감정과 일상의 모습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한문 서신이 격식과 예법에 얽매여 있었다면, 다양한 계층이 널리 사용했던 한글 편지에는 구어적 표현이 자유롭게 쓰여 사랑과 그리움, 걱정과 안부 등 인간적인 감정들이 더욱 생생하게 녹아있다.이번 전시의 백미는 단순히 옛 문서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순천부사로 멀리 떠난 아들 오준영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쓰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연출한 '어머니의 방'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공간은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을 시각적으로 구현하여 편지에 담긴 정서를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옛 한글은 띄어쓰기가 없고 흘림체로 쓰여 현대인이 해독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모든 편지에 판독문과 현대어 번역문을 함께 제공한다. 박물관 측은 패널과 키오스크, 이야기 영상과 내레이션 등 다채로운 방식을 활용해 관람객들이 옛사람들의 이야기에 쉽고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한글 편지의 다각적인 면모를 조명한다. 1부 '편지를 쓰다'에서는 부모와 자식, 부부 등 가족 간에 오고 간 편지들을 통해 조선 시대의 중요한 가치였던 효(孝)와 예(禮)가 일상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보여준다. 2부 '편지를 읽다'에서는 안부 인사를 넘어 정보와 내용을 전달하는 실용적인 소통 수단으로서 한글 편지의 역할을 탐구한다. 마지막 3부 '편지를 보관하다'에서는 기증된 유물들이 박물관 수장고에서 어떻게 연구되고 보존되는지를 보여주며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단순한 관람을 넘어,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직접 옛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체험하며 그 의미를 되새길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소중한 사람에게 직접 손편지를 쓸 수 있다. 정성껏 쓴 편지를 전시장 내에 설치된 옛날 우체통에 넣으면, 박물관이 실제로 우편 배달까지 해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옛사람들이 정성스럽게 쓴 글에는 사랑과 그리움, 배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이번 전시가 디지털 시대에 잊혀 가는 따뜻한 안부와 소통의 정서를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