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보상'과 '생중계 압박'…이재명식 공무원 사회 길들이기 본격화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심화하는 사회 양극화 문제의 해법으로 '사회연대경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를 주재한 이 대통령은 양적 성장 중심의 낡은 패러다임을 넘어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하며, 이를 위한 핵심 동력으로 사회 구성원 간의 연대와 협력을 지목했다. 그는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더불어 사는 경제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협동조합, 문화예술, 돌봄, 의료, 주거, 기후·에너지 등 민생과 직결된 다양한 영역에서 연대 기반의 경제활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신속한 제도 개선과 정책 발굴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부 부처의 더딘 정책 추진 속도에 대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임기는 제한되어 있는데 일을 너무 천천히 하면 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 없다"며 관료 사회의 안일함을 질타했다. 이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임기 내에 반드시 창출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연되는 정의가 정의가 아니듯, 지연되는 정책 또한 정책으로서의 가치를 잃는다는 인식이 깔린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부처에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방안을 포함한 핵심 국정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입안하고 추진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국정 운영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전 국민에게 생중계하는 파격적인 소통 방식의 의미를 직접 설명하며 '국민주권 국정' 철학을 분명히 했다. 정책 결정과 집행의 전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검증받을 때, 비로소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집단지성이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의 밀실 행정, 불통 논란에서 벗어나 국정 운영의 신뢰도와 정책의 완성도를 동시에 높이려는 다각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남은 부처의 업무보고 역시 국민이 국정의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당부하며, 열린 정부를 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격무에 시달리는 공직사회의 사기 진작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복잡다단해지는 행정 수요에 비해 공무원들의 처우가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하며,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대다수 공직자의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탁월한 성과를 내는 공무원에게는 파격적인 보상을 단행하라"고 지시하며, 성과 중심의 인사 혁신을 예고했다. 이는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에게 확실한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하고,最终적으로는 국민에게 더 나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문화포털

"OECD 꼴찌"…잘 사는데 더 불행하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기이한 비명

 대한민국 청년들의 삶이 위태롭다는 경고등이 국가 공식 통계로 처음 확인됐다. 국가통계연구원이 16일 처음으로 발간한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31위에 머물렀다. 이는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으로, 청년들의 고단한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청년 10명 중 3명 이상이 정신적, 육체적 소진 상태인 '번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치열한 구직 경쟁에 내몰리는 25~29세 청년들의 번아웃 경험률이 34.8%로 가장 높아, 이들이 겪는 압박감이 극심한 수준임을 시사했다.이러한 정신적 고통은 극단적인 선택과 사회적 고립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청년 자살률은 10만 명당 24.4명으로 전년보다 증가했으며, 특히 지난 10년간 자살률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연령대는 번아웃 비율이 가장 높았던 25~29세였다. 삶의 고단함은 청년들의 인생 설계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비혼·만혼' 현상이 심화하면서 30~34세 남성의 미혼율은 74.7%, 여성은 58.0%까지 치솟았다. 20여 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4배에서 5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자연스럽게 '나 혼자 사는' 청년 1인 가구의 비율도 전체 청년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더 이상 결혼과 출산이 당연한 생애 과정으로 여겨지지 않는, 청년 세대의 고독하고 불안한 자화상이 통계로 드러난 것이다.역설적이게도 청년들의 주관적 삶의 질이 추락하는 동안, 일부 경제 지표는 오히려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청년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꾸준히 감소해 OECD 평균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공식 실업률과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확장실업률 역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고등교육 이수율은 76%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청년들이 과거보다 가난하지 않고, 더 많이 배웠으며, 통계상 일자리를 구하기도 수월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들의 삶은 더 불행해졌다는 의미다. 좋은 일자리를 둘러싼 극심한 경쟁, 자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내 집 마련의 꿈 좌절,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개선된 경제 지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심리적 빈곤'을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성별에 따른 고용 격차의 변화 역시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15~29세 연령층에서는 여성의 고용률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30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역전돼 남성 고용률이 여성을 13%포인트 이상 앞질렀다. 이는 수많은 여성이 출산과 육아 등을 기점으로 경력 단절을 겪는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결국 이번 보고서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처한 총체적 난국을 수치로 증명한 첫 공식 문서라 할 수 있다. 줄어드는 청년 인구 속에서 이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담보할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