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의 탈락보다 더한 비극?…한국 축구, 벼랑 끝에 몰렸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으로 가는 길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그야말로 '바늘구멍'이 되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8일, 2028 LA 올림픽부터 남자 축구 본선 진출팀을 기존 16개국에서 12개국으로 대폭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FIFA의 제안을 수용함에 따라, 1980년 모스크바 대회 이래 48년간 유지되어 온 16개 팀 체제가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 결정의 가장 큰 직격탄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들이 맞게 되었다. 아시아에 배정됐던 본선 출전권이 기존 3.5장에서 2장으로 거의 반 토막 나면서,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한 경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 축구에겐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이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40년 만의 본선 진출 실패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었던 터라 위기감은 더욱 크다. 당시에는 U-23 아시안컵 3위까지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마지막 기회를 엿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패자부활전'조차 사라졌다. 새로운 방식에 따르면, 아시아 예선을 겸하는 U-23 아시안컵에서 우승 혹은 준우승을 차지해야만 단 두 장뿐인 LA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아시아 팀들의 전력이 급격히 상향 평준화된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축구의 올림픽 본선행은 결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자칫하면 두 대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이러한 위기감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U-23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파리 올림픽에 진출했던 '숙적' 일본조차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FIFA의 발표를 비중 있게 다루며 "9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일본에 매우 어려운 길이 예상된다"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일본마저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이번 출전권 축소는 아시아 축구계 전반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유럽에 3장, 아프리카와 남미에 각각 2장, 그리고 개최국 미국이 포함된 북중미에 1장이 배정된 것과 비교하면 아시아에 대한 홀대가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남자 축구의 위축과는 대조적으로 여자 축구는 본선 진출국이 16개 팀으로 확대되는 희소식이 있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시아 축구계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참가팀이 상대적으로 적은 북중미에 3장의 티켓이 배정된 반면, 아시아에는 고작 2.5장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남자 축구가 16개 팀 체제에서 받았던 3.5장보다도 적은 수치로, 명백한 불균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결국 남자 축구는 출전권이 대폭 삭감되고, 여자 축구는 참가국 확대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이중고에 처한 셈이다. 이번 FIFA의 결정은 아시아 축구의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출전권 축소 이상의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화포털

1년 전 그날의 비극, 광주 전일빌딩에 다시 울리는 추모곡

 비극적인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1년, 희생자들을 향한 추모의 물결이 광주를 중심으로 다시 일고 있다. 광주시는 참사 1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시민분향소를 설치·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을 잃은 이들의 아픔을 단순한 개인의 비극으로 남겨두지 않고, 지역 공동체 전체가 함께 기억하고 연대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참사의 기억이 흐려지지 않도록 사회적 추모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추모의 중심 공간이 될 시민분향소는 광주의 상징적인 장소인 전일빌딩245 1층 로비에 마련된다. 분향소는 오는 22일부터 참사 당일인 29일까지 8일간,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분향소를 찾아 헌화와 묵념을 통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 광주시는 분향소 운영 기간 동안 안내 인력을 상시 배치하여 추모객들의 편의를 돕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장소 제공을 넘어, 시 차원에서 추모에 대한 공식적인 예우를 갖추고 공동체적 애도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시민분향소 운영과 더불어, 참사 1주기를 기리는 공식적인 추모 행사도 별도로 진행된다. 국토교통부와 유가족협의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공식 1주기 추모식은 참사 당일인 29일 오전 10시, 사고의 현장과 가까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에 앞서 27일 오후 2시에는 유가족협의회와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되어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전남 시도민추모대회'를 개최한다. 이는 관 주도의 공식 행사와는 별개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가족과 연대하는 의미 깊은 자리가 될 전망이다.이처럼 참사 1주기를 맞아 광주시의 분향소 설치부터 정부의 공식 추모식, 그리고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추모대회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추모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12·29 참사'가 단순히 지나간 사고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기억하고 성찰해야 할 중대한 사건임을 보여준다. 비극적인 사건을 잊지 않고, 그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공동체의 노력은 유가족에게 큰 위로가 되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안전 시스템을 되돌아보고 생명의 존엄성을 다시금 되새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