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부럽지 않은 매진 신화, K-공연이 세계를 홀렸다

 K팝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확산된 K컬처의 열풍이 이제는 연극과 무용 등 순수 공연예술 분야로 본격적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대형 제작사의 작품부터 국공립 예술단체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공연예술 작품들이 잇따라 해외 유수의 무대에 오르며 K컬처의 외연을 성공적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일회성 초청을 넘어, 현지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지속적인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배우 전도연과 박해수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LG아트센터 제작 연극 '벚꽃동산'이다. 한국 초연 이후 첫 해외 투어에 나선 이 작품은 지난 9월 홍콩 아트 페스티벌과 11월 싱가포르 공연을 연이어 성공적으로 마치며 K연극의 국제적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벚꽃동산'은 2026년 3월 호주 애들레이드 페스티벌에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세계 공연예술의 중심지인 뉴욕 맨해튼의 파크 애비뉴 아모리 무대에 오를 예정이어서, 아시아를 넘어 영미권까지 그 영향력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립극단 역시 한국 연극의 세계화를 위한 전략적인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공연예술계의 장기 불황 속에서 '대안의 대륙'으로 떠오른 아시아를 전초기지로 삼아 '아시아 연극 게이트'를 구축하고, 이를 발판 삼아 유럽과 북미 시장까지 단계적으로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지난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선보인 '십이야'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으며, 이 기세를 몰아 2026년에는 '헤다 가블러'와 '십이야' 두 작품의 본격적인 해외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헤다 가블러'는 싱가포르 국제예술축제 예술감독이 한국 공연을 직접 관람한 뒤 현장에서 초청을 결정했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십이야'는 기획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셰익스피어의 보편적 서사에 한국적 미학을 결합해 언어의 장벽을 넘을 준비를 마쳤다.

 

무용 분야의 약진도 눈부시다. 서울시무용단은 종묘제례악의 철학을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한 '일무'로 2023년 뉴욕 링컨센터 전석 매진이라는 신화를 쓴 데 이어, 내년에는 또 다른 창작 무용 '미메시스'로 다시 한번 뉴욕 무대에 오른다. '미메시스'는 교방무, 살풀이춤, 태평무 등 한국 전통춤 8가지의 정수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개막 2주 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올해 선보인 모든 공연이 전 회차 매진되는 기염을 토하며 창단 이래 최고의 성과를 거둔 서울시무용단이 '일무'에 이어 '미메시스'로 K-무용의 저력을 세계 무대에 다시 한번 각인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포털

삼성의 AI 마법, 20년 전 드라마를 4K 초고화질로 재탄생

삼성전자가 자사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삼성 TV 플러스를 통해 과거의 명작 드라마들을 현대적인 기술로 되살려내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올인원(All-in-One) AI 통합 채널'을 신설하고, 2000년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인기 K-드라마들을 4K 수준의 초고화질로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과거 저화질로 제작되어 현재의 시청 환경에서는 몰입감이 떨어졌던 추억의 콘텐츠를 AI 기술로 복원하여, 부모 세대에게는 향수를, 자녀 세대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려는 전략이다.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를 통해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연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업스케일링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통해 '가을동화', '명랑소녀 성공기', '다모' 등 2000년대 한류 열풍의 주역이었던 드라마들을 4K 해상도로 재탄생시켰다. 단순히 해상도만 높이는 것을 넘어, AI가 영상의 노이즈를 제거하고 색 표현력을 개선하며, 뭉개졌던 디테일까지 강화해 원작의 감성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마치 최근에 촬영된 듯한 선명한 화질을 구현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겨울연가', '옥탑방 고양이', '토마토' 등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다른 명작들도 순차적으로 추가 공개할 예정이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이번 AI 통합 채널은 시각적인 경험뿐만 아니라 청각적인 만족도와 시청 편의성까지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음질 리마스터링' 기술은 AI가 영상 속 등장인물의 목소리와 배경 소리, 배경 음악(BGM)을 정교하게 분리해 대사 전달력을 극대화한다. 또한, 당시 기술력의 한계로 부족했던 목소리의 저음부를 풍부하게 되살려 훨씬 자연스럽고 생생한 음색을 구현해냈다. 시청자를 위한 편의 기능도 돋보인다. 'AI 시놉시스'는 각 회차의 핵심 줄거리를 간결하게 요약해줘 드라마를 보기 전 전체적인 흐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AI 리캡' 기능은 이전 회차의 주요 장면들을 AI가 자동으로 편집해 요약 영상을 제공함으로써 중간부터 시청하거나 정주행하는 시청자들의 편의를 극대화했다.삼성전자는 이번 AI 통합 채널 론칭을 단순한 콘텐츠 추가가 아닌, 새로운 시청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영상과 음성, 그리고 줄거리 요약과 같은 시청 경험 전반을 AI로 재구성함으로써 콘텐츠 소비 방식을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곧 삼성 TV 플러스를 단순한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과거의 명작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가려는 장기적인 비전의 일환이다. 전 세계 30개국에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서비스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가 'AI TV 글로벌 리더'로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시장에서 어떤 혁신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