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 차단' 약속한 용인, 5년 안에 K리그 뒤흔든다

 2026시즌 K리그2 참가를 앞둔 신생팀 용인FC의 겨울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신생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석현준, 신진호, 최영준, 김민우, 임채민 등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들을 줄줄이 영입하며 축구계를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곽윤호, 김한길 등 경험 많은 중고참급 선수들과 김한서, 김동민 같은 젊은 피까지 수혈하며 그야말로 '폭풍 영입'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전력 보강을 넘어, 창단 첫해부터 리그에 파란을 일으키겠다는 용인시와 구단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K리그에 첫발을 내딛는 팀의 선수단 구성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이례적이고 공격적인 이적시장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영입의 중심에는 두 명의 핵심 인물이 있다. 대전, 안산, 부천 등에서 풍부한 실무 경험을 쌓은 김진형 단장과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이동국 테크니컬 디렉터가 그 주인공이다. 김 단장의 노련한 행정력과 축구계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이 디렉터의 존재감이 시너지를 내며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용인의 영입은 단순히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긁어모으는 '막무가내식'이 아니다. 팀의 문화적 초석을 다질 베테랑, 팀 전력의 중심축이 될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주축 선수들, 그리고 팀의 미래를 책임질 20대 초반의 유망주로 영입 대상을 명확히 구분하는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다. 최윤겸 감독의 존재와 구단의 명확한 운영 방침에 베테랑 선수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 역시 협상을 순조롭게 이끈 원동력이 됐다.

 


용인시의 현명한 지원 방식 또한 구단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시는 구단 운영에 직접 개입하는 대신 재정 및 마케팅 지원에 집중하며, 시민구단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외풍'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는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실무진에게 전폭적인 권한을 부여하여 단기적 성과와 중장기적 비전을 모두 챙기겠다는 구단의 계획에 힘을 실어주는 이상적인 환경이다. 덕분에 용인은 이적시장 초반부터 발 빠르게 움직여 이미 선수단 구성을 거의 마친 상태이며, '5년 내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

 

용인이 그리는 궁극적인 청사진은 K리그의 대표적인 명문 구단 '포항 스틸러스'다. 단기적인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풀뿌리 축구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지역 유소년을 발굴하고 육성하여 팀의 주축으로 키워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야망을 품고 있다. 이는 피지컬 퍼포먼스 센터 운영을 통해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선수 평가 및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까지 마련된, 허황되지 않은 계획이다. 물론 진짜 실력은 2026시즌의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창단팀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준비 과정을 밟으며 그 누구보다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문화포털

이혜훈 "韓경제, 알고도 방치한 '회색 코뿔소' 상황"

 이혜훈 신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한국 경제가 직면한 복합적 위기 상황을 '회색 코뿔소'에 비유하며, 단기적 대응을 넘어선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자는 29일, 서울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로 첫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여러 악재가 겹친 '퍼펙트스톰' 상태에 놓여있다고 진단하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는 이미 예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이를 방관해 온 구조적 위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확보된 재원을 민생 안정과 미래 성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재정 운용의 대전환을 예고했다.이 후보자가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로 지목한 '회색 코뿔소'는 총 다섯 가지다. 심각한 인구 위기,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 날로 극심해지는 양극화, 산업 및 기술의 대격변, 그리고 지방 소멸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회색 코뿔소'는 거대한 몸집으로 멀리서부터 다가와 충분히 예측 가능하지만, 사람들이 그 위협을 애써 무시하거나 안일하게 대응하다 결국 치명적인 위험에 빠지는 상황을 뜻하는 용어다. 이 후보자는 이들 5대 위기가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놀라게 한 '블랙스완'이 아니라, 오랫동안 수많은 경고음이 울렸음에도 사회 전체가 사실상 방치해 온 결과물이라고 날카롭게 진단했다. 이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제대로 된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던 과거의 정책적 실패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러한 엄중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이 후보자는 기획예산처의 출범 이유와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그는 눈앞의 현안에만 매몰되는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대응으로는 구조적 위기를 결코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더 멀리, 더 길게 내다보는 전략적 사고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설되는 기획예산처가 미래 비전에 기반한 '기획'과 국가 재원 배분인 '예산'을 유기적으로 연동시키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그때그때 필요한 곳에 예산을 배분하는 기존의 방식을 탈피하고, 장기적인 국가 발전 전략이라는 큰 그림 아래에서 재정이 전략적으로 투입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궁극적으로 이 후보자는 국민의 세금이 단순한 소비가 아닌 미래를 위한 생산적인투자가 되고, 그 투자의 과실이 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전략적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을 기획예산처의 최종 목표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운영 원칙으로 △더 멀리 길게 보는 기동력 있고 민첩한 조직 △권한은 나누고 참여는 늘리는 열린 조직 △운용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신뢰를 얻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질문에는 "꼭 하고 싶은 이야기"라면서도 즉답을 피하고 추후 별도의 자리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향후 재정 정책 방향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