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단식에 지지율 급등… 민주당, 쌍특검 딜레마

 '통일교 게이트'와 '민주당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단식 농성이 닷새째에 접어들며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 설치된 텐트에서 물과 소금만으로 연명하는 장 대표의 건강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여야의 대립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 양상이다.

 

장 대표의 건강 상태는 눈에 띄게 악화하고 있다. 19일 단식 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그는 수척해진 얼굴과 갈라진 목소리로 "점차 한계가 오고 있다"며 위태로운 상황임을 숨기지 않았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주요 활력 징후가 크게 저하되어 의료진이 긴급 수액 처치를 권고했으나, 장 대표는 현장에서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장 대표의 단식을 기점으로 총력 투쟁 체제로 전환했다. 소속 의원들은 상임위 활동을 전면 중단했으며, 김재원 최고위원 등 일부 지도부는 동조 단식에 돌입하며 힘을 보탰다. 당 지도부와 중진, 원외 인사들의 격려 방문이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으며, 지지자들의 발길 또한 끊이지 않으며 장 대표의 단식에 대한 당내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연일 규탄대회를 열어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진실이 두렵지 않다면 여당이 특검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장 대표의 단식이 '쇼'가 아닌 진정한 저항임을 강조하며, '썩은 권력과 거짓에 맞선 국민의 절박한 외침'이라고 규정했다.

 


이러한 야당의 강경 투쟁은 여론 지형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를 오차범위 내로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 대표의 극단적 투쟁이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중도층의 일부를 흡수하는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 대표의 단식 농성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정치권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20일 청와대 앞에서 대규모 장외 규탄대회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어서,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문화포털

제주4·3의 비극, 77년 만에 되찾은 아버지의 이름

 제주4·3사건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뒤틀렸던 가족사가 77년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4·3 희생자의 유족이 법적으로 친자 관계를 인정받고 가족관계등록부를 바로잡은 첫 사례가 나오면서, 현대사의 비극이 남긴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그 주인공은 올해 77세의 고계순 씨다. 1948년 6월생인 고 씨는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를 4·3의 광풍으로 잃고, 연좌제의 서슬 퍼런 감시를 피해 작은아버지의 딸로 출생신고를 해야 했다. 평생을 친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채 살아온 그는, 70여 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아버지의 이름을 되찾게 됐다.지난 13일, 고 씨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로부터 '고계순은 희생자 고석보의 친생자임을 인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결정서를 전달받았다. 아버지의 사진을 품에 안은 그는 "한시도 아버지를 잊은 적이 없었다"며 "이제 죽어도 원이 없다"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쏟아냈다.이번 결정은 과거 법 제도의 한계로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생부가 행방불명되어 유전자(DNA) 검사조차 할 수 없는 경우, 법적으로 친자 관계를 증명할 방법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1년 4·3특별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유전자 감식 없이도 주변인의 증언 등 사실조사를 통해 가족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특례 규정이 신설되면서 길이 열렸다.법 개정 이후 대법원 규칙과 시행령 정비 등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신청 접수가 시작되었고, 고 씨를 포함한 총 4명이 이번에 처음으로 가족관계 정정 결정을 받았다. 현재 제적부가 없는 희생자의 가족관계등록부 신규 작성 등 5개 유형의 신청이 접수되어 조사가 진행 중이다.제주도는 오는 8월 마감되는 신청 기간까지 단 한 명의 유족이라도 더 아픔을 덜 수 있도록 홍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침묵해야 했던 가족의 역사를 바로잡는 일"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추가 개정안 통과 등 제도 개선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