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기자들 밥줄 끊었다? 워싱턴포스트의 눈물

 미국 저널리즘의 상징과도 같았던 워싱턴포스트(WP)가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전체 인력의 약 30%에 해당하는 800여 명을 감원하고 스포츠부 등 주요 부서를 폐지하는 이번 조치는 디지털 시대의 격랑 속에서 방향을 잃은 전통 미디어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맷 머리 편집국장은 이번 조치가 누적된 재정 손실과 변화한 독자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의 부상으로 온라인 검색을 통한 기사 유입이 급감하고, 기사 생산성마저 저하되는 등 낡은 인쇄 매체 중심 시스템의 한계가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책임론은 2013년 WP를 인수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에게 향하고 있다. 특히 2024년 대선 당시 특정 후보 지지 사설을 내지 않기로 한 결정이 수십만 구독자 이탈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하지 못한 경영 실패의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WP의 이번 위기는 '펜타곤 페이퍼' 특종과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로 닉슨 대통령을 사임시키며 미국 현대사를 바꿨던 과거의 영광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진실 보도를 향한 집념으로 권력을 감시하던 언론의 자존심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경쟁사인 뉴욕타임스(NYT)의 성공적인 행보와 비교되며 WP의 추락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NYT는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며 지난 10년간 고용을 두 배로 늘리는 등 성장을 거듭한 반면, WP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뒤처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스포츠부, 북 섹션 등 여러 부서가 폐지되면서 WP의 콘텐츠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베이조스 체제 초대 편집국장을 지낸 마틴 배런은 이번 결정을 두고 "순식간에 브랜드를 파괴한 사례"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내외부의 우려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문화포털

북구갑, 하정우·한동훈 격전지로 부상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부산 민심은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급격한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낙동강 벨트의 핵심 요충지인 북구갑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보수 진영 내 균열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기존 정당 체제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증을 동시에 드러내며 투표 직전까지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 역력했다.보수 성향이 짙은 고령층 사이에서는 무소속 출마를 선택한 한 후보를 향한 배신감과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대구에서 부산으로 지역구를 옮긴 행보를 두고 '정치적 기회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한편, 기존 국민의힘 방식으로는 야당과의 투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자성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응하는 방식을 두고 정통 보수 지지층 내에서도 누가 더 선명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경제 실익을 중시하는 3040 세대와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는 정당 깃발보다 '지역 발전'을 우선시하는 실용주의 기류가 뚜렷하다. 북구 일대의 정체된 상권과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를 찾겠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도는 과거보다 현저히 낮아진 분위기다. 이들은 후보자 토론회와 공약을 꼼꼼히 비교하며 실제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집행력을 가진 인물이 누구인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부산시장 선거 역시 박형준 후보와 전재수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부산을 찾아 박형준 후보에 힘을 실어주며 보수 결집을 시도하고 있지만, 현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강조하는 전재수 후보의 추격세도 매섭다. 중도층 사이에서는 시정의 연속성을 중시하는 여론과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충돌하며 선거판의 막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사전투표를 둘러싼 보수 진영 내부의 시각차도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일부 고령층은 여전히 투표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본투표 참여를 고집하고 있으나, 보수 진영 후보들은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지지자들에게 적극적인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투표 행태의 차이가 실제 결과에서 보수 표심의 결집력을 약화시킬지, 아니면 위기감에 따른 총결집으로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부산의 복잡한 민심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북구갑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43%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민주당 하정우 후보가 37%로 맹추격 중이며,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14%에 머물고 있다. 부산시장 지지도 조사에서도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45%,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36%를 기록하며 격차가 벌어지는 등 보수 텃밭으로 불리던 부산의 정치 지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