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꾸고 싶은 당신에게, 연극 '리타 길들이기'

 영국 극작가 윌리 러셀의 명작 '리타 길들이기'가 손남목 연출의 새로운 해석을 입고 대학로 무대로 돌아온다. 이번 프로덕션은 원작이 지닌 '교육을 통한 자아 발견'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넘어, 지금 이 시대에 '배움'과 '변화'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관객에게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삶의 권태에 빠진 대학 교수 프랭크와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미용사 리타가 있다. 손남목 연출은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완성되는 극적인 성장의 결과물보다는, 그 과정 자체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배움이 인생을 단번에 바꾸는 마법이 아니라, 이전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게 만드는 내면의 동력을 제공하는 계기임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특징은 '리타' 역에 있다. 조혜련, 최여진, 유인이라는, 각기 다른 개성과 삶의 이력을 지닌 배우들이 리타를 연기한다. 이는 정형화된 젊은 리타의 이미지를 탈피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투영하려는 의도다. 관객은 세 배우를 통해 전혀 다른 결의 웃음과 고민을 지닌, 세 명의 동시대적 리타를 만나게 된다.

 

리타의 맞은편에는 남명렬, 류태호, 김명수 등 대한민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중견 배우들이 '프랭크'로 선다. 이들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스승을 넘어, 인생의 수많은 선택지를 이미 통과해 온 한 인간의 지적 권위와 내면의 공허함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이들의 깊이 있는 연기는 리타와의 관계에 복합적인 층위를 더한다.

 


무대는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내고 오롯이 배우의 연기와 호흡에 집중한다. 감정을 강요하는 대신, 장면 전환의 여백과 절제된 음악을 통해 관객이 스스로 사유할 공간을 마련한다. 특히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 열린 결말은, 배움과 변화의 가치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을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다.

 

결국 연극 '리타 길들이기'는 단순한 성공 신화가 아니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서고, 그 선택 이후의 삶을 살아내야 하는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린다. 웃음으로 시작해 묵직한 질문을 남기는 이 작품은, 인간의 얼굴을 탐구해 온 손남목 연출의 연극 세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문화포털

'미국 51번째 주' 조롱에…전투기 계약으로 복수하나

 미국과의 전통적 우방 관계에 균열음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압박과 조롱에 시달려온 캐나다 정부가 40조 원 규모의 F-35 스텔스 전투기 대량 구매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는 초강수를 두면서다. 이는 단순한 무기 도입 문제를 넘어, 미국의 과도한 영향력에서 벗어나 국방 주권을 바로 세우려는 캐나다의 '독립 선언'으로 해석되며 북미 대륙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표면적인 이유는 경제적 부담이다. 캐나다는 당초 88대의 F-35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이 중 72대의 인도 시점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전체 사업비가 기존 28조 원에서 40조 5천억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천문학적인 비용 증가는 계약의 타당성 자체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로, 캐나다 정부가 구매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충분한 명분을 제공했다.하지만 그 이면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에 대한 깊은 반감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 칭하고, 총리를 '주지사'라 부르는 등 외교적 결례를 일삼자 캐나다 내부에선 굴욕적인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F-35 구매 재검토는 이러한 자존심의 상처에 대한 정치적 대응이자, 미국에 대한 군사적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움직임의 시작이다.미국은 즉각 '안보'를 고리로 압박에 나섰다. 주캐나다 미국 대사는 "캐나다가 F-35를 도입하지 않으면 북미 영공 방어 체계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며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경고를 날렸다. 이는 미국산 무기 구매를 동맹의 '충성도'를 재는 잣대로 삼아온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으로, 계약이 파기될 경우 추가 관세 등 경제 보복과 안보 협력 약화 조치가 뒤따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이러한 미국의 압박에도 캐나다 여론은 차갑다.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2%가 F-35 도입을 고수하기보다 스웨덴의 JAS 39 그리펜과 같은 대체 기종을 혼합 운용하거나 완전히 전환하는 방안을 지지했다. 특히 그리펜 제조사인 사브가 현지 생산을 통해 1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으면서, F-35를 향한 민심 이반은 더욱 가속화되는 분위기다.결국 이번 사태는 캐나다가 국방 조달처를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변화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빈센트 리그비 전 국가안보정보보좌관은 "캐나다는 유럽, 인도·태평양, 그리고 한국과 같은 국가로부터 더 많은 장비를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예측 불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캐나다의 이러한 전략적 변화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방산 강국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