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첫 재판서 '피고인' 호칭에 발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첫 재판이 시작부터 이례적인 언쟁으로 문을 열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을 다루기에 앞서, 황 전 총리가 법정에서 사용되는 '피고인'이라는 호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재판부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황 전 총리는 발언 기회를 얻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 법정에 서니 위압감을 느낀다"고 입을 뗐다. 그는 재판장이 자신을 '피고인 황교안'이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해 "죄인처럼 느껴진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는 권위적인 표현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나아가 그는 '피고인 황교안 대표'라고 불러줄 것을 재판부에 제안하며, '피고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에 마치 이미 갇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것이 오랜 관행임을 알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해 온 관행임을 설명하면서도, 그의 문제 제기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칭을 둘러싼 설전 이후, 황 전 총리는 자신의 핵심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다만, 혐의를 부인하는 구체적인 법리적 이유 등은 다음 재판 기일에 상세히 밝히기로 하며 말을 아꼈다.

 


한편 황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공소 기각을 주장하기도 했다.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 위법하게 이루어졌으므로 기소 자체가 무효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위법 수집 증거는 증거능력을 배제해 무죄의 근거가 될 수는 있어도, 공소 자체를 기각할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부정선거부패방지대'라는 사적 단체를 활용해 선거 공약을 홍보하는 등 법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됐다.

 

문화포털

일본 도쿄에 열린 '한국 미술 보물상자', 뭐가 있나?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한국 미술의 정수를 선보이는 특별전이 일본 도쿄에서 막을 올렸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도쿄국립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양국이 소장한 우리 문화유산을 한자리에 모아 한국 미술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조명한다.이번 전시의 백미는 단연 고려시대에 제작된 두 점의 '오백나한도'다. 깨달음을 얻은 성자인 나한을 그린 이 그림들은 1235년 몽골의 침입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나라의 평안을 기원하며 만들어졌다. 이후 흩어져 국립중앙박물관과 도쿄국립박물관이 각각 소장해왔으나, 이번 전시를 통해 약 800년 만에 나란히 걸리며 애틋한 재회의 의미를 더했다.전시는 고려시대 예술의 다채로운 면모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한쪽 무릎을 세운 편안한 자세가 특징인 '관음보살좌상'의 우아함과 함께, 정교한 세공 기술이 돋보이는 은제 금도금 잔과 받침 등은 고려 공예가 도달한 높은 예술적 경지를 보여준다. 같은 모양의 청자와 금속 공예품을 함께 배치하여 재료에 따른 미감의 차이를 비교해볼 수 있게 했다.조선 왕실의 문화와 예술 세계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특히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참배한 8일간의 행차를 담은 '화성원행도'는 조선시대 기록 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배다리(주교)의 모습 등 당대 최대 규모의 국가 행사를 생생하게 담아내 압도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이 외에도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의 위상을 보여주는 기린 무늬 흉배와 조선시대 관복 등 왕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된다. 또한, 18세기 초 조선과 일본의 외교 문서를 통해 양국의 교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조선국왕국서'도 함께 공개되어 전시의 의미를 풍성하게 한다.이번 특별전은 양국의 오랜 역사 속에서 문화와 예술이 간극을 잇는 다리가 되어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시 기간 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 '뮷즈'(MU:DS)도 현지에서 판매되어, 한국 문화유산의 감동을 일상으로 이어가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