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수에 걸려 넘어진 김길리, 아찔한 부상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을 노리던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불운의 충돌에 휘말리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 김길리(성남시청)가 부상을 입어 남은 경기 일정에 대한 우려를 낳았으나,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피한 것으로 확인됐다.사건은 10일(현지시간) 열린 준결승 레이스 도중 발생했다. 김길리, 최민정, 황대헌, 신동민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3위로 달리던 중, 앞서가던 미국 선수가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트랙 안쪽으로 미끄러졌다. 이 선수와 김길리가 그대로 부딪히면서 김길리 역시 넘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졌다.

 


김길리는 곧바로 일어나 레이스를 이어갔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고, 한국은 조 3위로 경기를 마쳤다. 코치진은 상대 선수의 방해로 인한 충돌이었다며 어드밴스(실격된 팀을 다음 라운드로 진출시키는 구제)를 강력히 주장했지만 심판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한국 대표팀의 첫 메달 도전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경기 직후 김길리는 충돌 여파로 갈비뼈 부근에 통증을 호소했으며, 팔뚝 전면에 걸쳐 얼음판에 쓸린 심한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출혈과 함께 팔이 붓는 등 부상 정도가 가볍지 않아 대표팀은 한때 긴장감에 휩싸였다. 큰 실망감에 김길리는 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거절하기도 했다.

 


다행히 정밀 검진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팀 관계자는 통증과 상처가 있지만, 남은 올림픽 일정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길리 본인 역시 괜찮다는 의사를 표하며 남은 경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운을 딛고 김길리는 이제 개인 종목에 집중한다. 2004년생으로 여자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김길리는 이번 대회 여자 1000m와 1500m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혼성 계주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미 예선을 통과한 500m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메달 사냥에 나선다.

 

문화포털

한국 노인 빈곤율 40% 육박, OECD 평균의 3배

 대한민국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적연금의 노후 보장 기능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5'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의무연금 보험료율은 총 9%로 OECD 38개국 평균인 18.8%와 비교해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이 30% 이상의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며 탄탄한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것과 대조적인 수치로, 한국은 멕시코와 함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낮은 보험료 부담은 필연적으로 은퇴 후 수령하는 연금액의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평균소득 근로자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33.4% 수준에 그쳐 OECD 평균인 43.0%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았다. 과거 조사에 비해 수치가 소폭 개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공적연금만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결국 공적연금이 노후 소득의 버팀목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한국 노인들은 은퇴 이후에도 생계를 위해 다시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실제로 한국 노인가구의 소득 구조를 살펴보면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49.9%에 달해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 공적연금을 포함한 공적이전소득 비중은 29.1%에 불과해 OECD 평균 구조와 정반대의 양상을 띠었다. 대다수 OECD 국가에서는 노인 소득의 절반 이상이 연금을 통해 보장되지만, 한국은 노인 스스로가 일을 해서 벌어들이는 소득이 주된 수입원인 셈이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이라는 비극적인 지표로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다.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소득빈곤율은 39.7%를 기록하며 OECD 평균보다 2.7배나 높게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으로 갈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해져 76세 이상 노인의 절반 이상이 빈곤 상태에 놓여 있었으며, 여성 노인의 빈곤율 또한 전체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전문가들은 낮은 보험료율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짧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연금액을 낮추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공적연금이 빈곤 완화라는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면서 노후 양극화 문제는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다.정부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연금개혁안을 확정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행에 나섰다. 가입 기간 40년 기준 소득대체율을 43%로 상향 조정하는 동시에, 9%에 묶여 있던 보험료율을 향후 8년에 걸쳐 13%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보험료율은 9.5%로 첫발을 뗐으며, 출산 크레디트 확대와 저소득층 보험료 지원 등 가입 기간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보완책도 함께 시행 중이다. 이는 연금의 지속 가능성과 보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국민연금연구원은 인구 고령화라는 거대한 파고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주요국들도 수급 연령을 늦추고 근로 유인을 확대하는 등 끊임없는 개혁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역시 이번 보험료율 인상을 시작으로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연금 고갈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빈곤 해소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한 정교한 정책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향후 연금 운영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