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이라는 거짓말, 생수 산업의 민낯

 연간 3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병입생수 시장. 이 거대한 산업의 이면에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넘어선 더 근본적인 위협이 존재한다. 바로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권리, 즉 공공 수도 시스템 자체가 자본의 논리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다는 경고다.

 

포틀랜드주립대 사회학 교수 대니얼 재피는 신간 ‘언보틀드’를 통해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불과 40년 전만 해도 소수의 사치품이었던 생수가 어떻게 전 세계인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어 식수 시장의 패권을 장악하게 되었는지, 10여 년에 걸친 현장 연구를 바탕으로 그 과정을 낱낱이 파헤친다.

 


책이 가장 날카롭게 지적하는 부분은 거대 생수 기업들이 벌여온 ‘수돗물과의 전쟁’이다. 이들 기업은 교묘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대중의 무의식 속에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불신을 심었다. 공공 수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자 사회적 투자는 줄어들었고, 이는 곧 수질 악화로 이어져 다시 생수 소비를 부추기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미국 성인의 식수 44%가 병입생수라는 통계는 이 전략의 성공을 명확히 보여준다. 저자는 이것이 단순한 소비 패턴의 변화가 아니라, 수도 민영화보다 더 교묘하고 위험한 위협이라고 경고한다. 모두가 평등하게 누려야 할 공공재가 플라스틱병에 담겨 팔리는 상품으로 전락하는 순간, 물에 대한 접근권은 소득 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주어지는 특권이 된다.

 


하지만 책은 절망적인 현실 고발에만 그치지 않는다. 거대 자본의 무분별한 지하수 착취에 맞서 싸워 승리한 캐나다, 미국, 브라질 등 지역 공동체의 사례를 조명하며 희망의 근거를 제시한다. 책의 제목 ‘언보틀드(Unbottled)’는 바로 이러한 ‘물 정의 운동’의 철학을 담고 있다. 상품이 된 물을 병에서 해방시켜 다시 모두의 공유재로 되돌리자는 강력한 선언이다.

 

저자는 이제 행동의 주체로 정부를 호명한다. 생수 판매 기업에 재활용 책임을 강하게 묻는 용기 보증금 제도를 확대하고, 도시 계획 단계에서부터 공공 음수대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공공 수도 시스템 복원을 위한 과감한 정책을 촉구한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지만, 잘 관리된 공공 상수도 시스템만이 모든 시민에게 가장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책은 강조한다.

 

문화포털

한국 선수단 중 유일하게 '이 사진' 찍을 수 있었던 김길리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의 성화가 꺼졌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종합 13위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그 속에서도 '람보르길리' 김길리(22·성남시청)라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은 단연 빛나는 수확이었다. 그녀는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 금메달 3개 중 2개를 안기며 차세대 쇼트트랙 여제의 등장을 알렸다.김길리는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주종목인 여자 1500m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최민정, 심석희 등 선배들과 함께 출전한 3000m 계주에서도 환상의 팀워크를 선보이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여기에 1000m 동메달까지 추가하며 한국 선수단 중 유일하게 3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이러한 독보적인 활약에 힘입어 김길리는 대한민국 선수단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녀는 "노력에 대한 보답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는 겸손한 소감을 밝히면서도, 자신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23일, 김길리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모두 목에 건 채 환하게 웃는 사진을 공개했다. "올림픽의 빛나는 순간들"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올라온 이 게시물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중 오직 그녀만이 남길 수 있는 가장 특별한 우승의 증표였다.이 사진 한 장에 전 세계 쇼트트랙 팬들과 동료들의 축하가 쏟아졌다. 국제빙상연맹(ISU) 공식 계정은 물론, 네덜란드의 '쇼트트랙 왕자' 옌스 반트바우트를 비롯한 해외 경쟁 선수들까지 이모티콘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국경을 초월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주었다.국내 팬들의 반응 역시 폭발적이었다. 수많은 팬들은 댓글을 통해 "대한민국의 자랑",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등의 찬사를 보내며, 첫 올림픽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뜨겁게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