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3법 강행에 국회 마비,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카드 꺼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주도권을 확실히 틀어쥐기 위해 강경한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요 쟁점 법안들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겠다는 이른바 '입법 전쟁'을 공식화했다. 법 왜곡죄와 재판소원제 등을 골자로 한 사법 3법의 본회의 처리를 시작으로, 향후 여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원회에서도 단독 강행 처리를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정부의 주요 정책을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동시에 여당의 지연 전략을 무력화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의원총회에서 각 상임위의 법안 추진 상황을 전수 점검하고 있음을 밝히며 배수의 진을 쳤다. 특히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맡아 의사일정을 조율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주요 법안들을 패스트트랙에 지정하는 우회로를 택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한 부동산 관련 법안들이 여당의 비협조로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이미 법안소위를 생략하고 일방 처리했던 전례를 다른 상임위로까지 확대 적용하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현재 국회 17개 상임위 중 외통위와 국방위 등 6곳은 국민의힘이 위원장직을 보유하고 있어 야당의 단독 처리가 쉽지 않은 구조다. 이에 민주당은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표를 모아 국회의장을 통한 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의 협조를 얻어 상임위원장의 권한을 우회하겠다는 전략이다. 비록 패스트트랙이 최종 처리까지 최장 330일이 소요되어 실효성 논란이 있지만, 민주당은 여당과의 협상을 기다리기보다는 법적 절차를 밟아 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입법 전쟁의 또 다른 격전지는 대미투자특별법이다. 민주당은 다음 달 초까지 이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의 당정협의 이후 민주당 간사들은 여당 소속 위원장이 사법 개혁 법안 처리를 이유로 특위 논의를 공전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며 단독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가 경제와 직결된 법안인 만큼 국회의장이 결단을 내려 본회의에 바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민생 법안 처리에 소홀하다는 프레임을 여당에 씌우는 동시에 입법 성과를 독식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러한 행보를 '이재명 방탄'을 위한 헌정 질서 파괴 행위로 규정하고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으로 맞서고 있다. 여당 지도부는 야당이 사법 체계를 흔들어 반대 세력을 궤멸시키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가려는 길은 결국 1극 독재 체제를 완성하려는 것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여당은 야당의 단독 법안 처리가 계속될 경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국회는 사실상 기능 정지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국회의 느린 속도를 지적한 만큼 야당의 몽니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야당의 독주가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쟁점 법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인 상황에서 양측의 타협점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갈등의 골만 깊어지는 양상이다. 입법 전쟁의 서막이 오르면서 향후 정기국회 내내 여야 간의 물리적, 법적 충돌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으며 민생 법안들이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표류할 가능성도 커졌다.

 

문화포털

버거가 2500원? 고물가에 지갑 닫자 시작된 초저가 전쟁

 장기화하는 고물가 기조 속에 서민들의 먹거리 부담이 극에 달하자 프랜차이즈와 유통업계가 '초저가'를 생존 전략으로 내걸었다.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점심 한 끼 해결이 부담스러워진 '런치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자, 업계는 마진을 최소화하더라도 고객의 발길을 붙잡겠다는 계산이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노브랜드 버거를 통해 단품 기준 2,5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의 신메뉴를 선보였다. 이는 원재료 공동 구매를 통해 유통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결과로, 시중 브랜드 버거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피자와 도시락 시장에서도 가격 파괴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랜드이츠의 피자몰은 기존 뷔페 형식을 탈피해 대형마트 입점 매장을 중심으로 한 조각에 2,990원부터 시작하는 저가형 메뉴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러한 전략은 주효했다. 조각 피자 판매 도입 이후 특정 매장의 매출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급증하는 등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1인 가구와 학생층을 중심으로 '싸고 간편한 한 끼'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외식업계의 지형도가 저가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 공룡들도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990원짜리 삼각김밥과 3,000원대 파스타를 내놓으며 초저가 경쟁의 불을 지폈고, 이마트는 일반적인 크기보다 큰 대형 피자를 1만 원대 초반에 선보여 하루 평균 1만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편의점 업계 역시 2,000원대 후반의 도시락 시리즈를 잇달아 출시하며 직장인들의 점심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을 넘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집객 효과를 노린 것이다.실제로 통계청과 소비자원의 자료를 보면 외식 물가의 상승세는 공포스러운 수준이다. 서울 지역의 칼국수와 냉면 평균 가격은 이미 1만 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외식 품목들의 상승률은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식비부터 줄인다는 정설에 따라, 4인 가족이 1만 원대로 외식을 즐길 수 있는 초저가 메뉴는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는 가계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고객 유입을 위해 이러한 '미끼 상품' 배치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전문가들은 이러한 초저가 경쟁이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브랜드 충성도 확보와 고객 유입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다고 분석한다. 고물가와 고환율이 지속되는 거시 경제 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은 지출 대비 만족도가 높은 '가성비' 제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대형 할인점들이 수십 년간 특정 메뉴의 가격을 동결하며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 인하 경쟁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초저가 상품을 구매하러 온 고객이 다른 고단가 메뉴를 추가로 주문하는 연쇄 소비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결국 프랜차이즈 업계의 초저가 승부수는 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자 정교한 마케팅 전략의 산물이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만족감을 느끼고, 기업은 박리다매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런치플레이션이 불러온 외식 시장의 변화는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것을 넘어 유통 구조의 혁신과 비용 절감을 강요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의 생존법으로 자리 잡은 초저가 트렌드는 유통 채널 간의 경계를 허물며 당분간 국내 먹거리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