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감독의 공포영화 ‘살목지’, 극장가 구원투수 될까

 수년째 이어진 한국 영화 시장의 침체기 속에서 모처럼의 흥행작이 등장하며 극장가에 잠시 훈풍이 불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신인 이상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 ‘살목지’가 다음 달 8일 개봉하며 시험대에 오른다. 관습적인 흥행 공식을 따르지 않은 공포 장르 영화가 과연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를 녹이고 시장의 활력을 이어가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는 인터넷 로드뷰에서 발견된 미스터리한 형체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문제의 저수지를 찾아간 촬영팀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다룬다. 유명 심령 스폿을 배경으로, 감독 자신이 어린 시절 폐가에서 느꼈던 원초적인 공포의 감정을 녹여내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인 감독의 작품인 만큼 관객의 기대치가 높지 않다는 점을 오히려 역이용해, 타협하지 않고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하는 과감한 연출을 시도했다.

 


1993년생인 이 감독은 영화계의 위기를 온몸으로 겪은 세대다. 하지만 그는 조급해하는 대신, 드라마 보조작가로 활동하며 상업적인 글쓰기의 감각을 익히는 동시에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시나리오를 꾸준히 개발하는 내실을 다졌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안전한 기획에 안주하기보다, 자신이 가장 잘 만들 수 있고 재미를 느끼는 이야기를 통해 관객을 설득하겠다는 신념을 지켜온 것이다.

 

그의 경력에 중요한 분기점이 된 것은 CJ문화재단의 신인 창작자 지원사업 ‘스토리업’이었다. 여러 제작 지원사업의 문을 꾸준히 두드린 결과, 2020년 단편 ‘돌림총’이 지원작으로 선정되며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이 단편 영화의 성공은 그의 연출력을 증명하는 확실한 명함이 되어 장편 상업 영화 데뷔의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이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감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제작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시나리오를 쓰고, 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한 서류를 준비하고, 직접 발표하는 모든 과정이 실전 감각을 키우는 최고의 훈련이라는 것이다. 왜 이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스스로 명확하게 깨닫는 과정 자체가 장편 데뷔의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고 그는 강조한다.

 

첫 장편의 목표를 소박하게 손익분기점 돌파로 잡고 있는 그는, 차기작 역시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오컬트 장르를 구상 중이다. 시장의 논리에 휩쓸리기보다는, 창작자로서의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관객들이 순수하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그의 변치 않는 목표다.

 

문화포털

호남서 또 터진 돈선거 악재…민주당 단속 비상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지역 경선을 둘러싼 잇단 금권·부정 의혹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민주당은 순천시장 후보로 확정된 손훈모 후보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으며, 이르면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 자격 박탈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호남에서 불거진 각종 경선 잡음이 지방선거 전체 판세에 악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논란의 중심에는 손훈모 후보 캠프 관계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있다. KBC광주방송은 지난 26일 손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이 지역 사업가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새벽 손 후보와 사업가 A씨, 선대위원장 B씨가 함께한 자리에서 손 후보가 먼저 일어선 뒤, A씨가 B씨에게 “지금까지 많이 썼죠. 10개 이상 들어갔소? 그거 5개밖에 안 돼”라고 말했고, B씨는 “아껴가면서 잘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녹취에 등장한 ‘5개’ 등 숫자가 불법 정치자금을 가리키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손 후보는 해당 의혹에 대해 “뉴스를 통해 처음 알았고 매우 놀랐다”며 자신을 겨냥한 정치 공작이라고 반박했다.호남 지역에서 경선 부정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성현 전 민주당 광양시장 예비후보는 이달 초 불법 경선 전화방을 운영한 혐의로 선관위에 적발됐다. 현장에서는 광양시민 5만4000여 명의 전화번호 명단과 운동원 수당 781만 원이 담긴 봉투 등이 압수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관위가 고발한 첫 불법 전화방 사례다. 박 전 후보는 이후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전북 임실과 전남 화순 군수 경선에서도 돈 봉투 살포와 대리투표 의혹이 불거져 경선이 중단됐고, 전북지사 경선에서도 돈 봉투와 식사비 대납 의혹이 이어졌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 경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로 이어지는 구조가 선거 부정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경선에서 금권 선거 유혹이 반복되고, 승리한 후보를 상대로 문제 제기가 쉽지 않은 폐쇄적 분위기도 문제로 꼽힌다.민주당 내부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를 최소화한 방식이 오히려 부정 경쟁을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 지도부는 윤리감찰단과 암행어사단 운영을 확대하며 내부 감시를 강화하고 있지만, 호남발 부패 논란이 수도권과 부산·경남 등 접전지 민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 석권을 노리는 민주당으로선 호남 경선의 도덕성 논란이 선거 전략 전반에 부담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