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의 학교 민원, 이제 '이것' 잘못하면 처벌 대상

 학교 현장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키는 악성 민원에 대해 법적 제재가 가능해진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침해하거나 학교 업무를 고의로 방해하는 민원 제기자는 앞으로 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게 됐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학교에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에게 교육활동 침해 및 업무방해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책무를 명확히 규정했다. 만약 민원인이 폭언이나 협박 등으로 교육활동을 위협할 경우, 학교장은 해당 민원인에게 학교 밖으로 퇴거를 요청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교사 개인이 악성 민원에 직접 노출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된다. 앞으로 모든 학교에는 '민원대응팀'이, 교육지원청 등 관할청에는 '학교민원대응지원팀'이 각각 의무적으로 설치된다. 학교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민원은 학교장이 관할청에 이관하여 처리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교권 보호 강화를 국정 과제로 추진해 온 교육부는 이번 법 개정으로 교직원이 안심하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원 창구를 일원화하고 기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교사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이 조항들은 공포 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다른 교육 관련 법안들도 함께 처리됐다.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취득하여 영업이나 홍보 등 상업적 목적으로 거래하거나 이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또한,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이 장애 학생 및 교원을 위해 점자 도서 등 필요한 형태의 교과용 도서를 학기 시작 전에 보급하도록 의무화했다.

 

더불어 기초학력보장법 개정안도 통과되어, 학교에서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시행한 경우 그 결과를 반드시 학생의 보호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가정과 학교가 연계하여 학생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문화포털

붓 대신 망치 든 김을, 사막에 예술 공간 짓다

 한국의 중견 미술가 김을 작가가 기존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건축물 형태의 작품을 몽골의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 선보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시각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는 자신의 예술 세계를 집약한 '트와일라잇 존 스튜디오'를 오는 5월 31일부터 7월 4일까지 몽골 울란바토르 남쪽 사막 지대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야외 전시를 넘어,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 예술적 오아시스를 구축하려는 거대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이번 몽골 사막에 세워지는 '트와일라잇 존 스튜디오'는 작가의 실제 작업실을 모티브로 삼아 2층 규모의 건물로 제작되는 대형 설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어 평단과 관람객의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명칭에 포함된 '트와일라잇'이라는 단어가 암시하듯, 이 건축물은 현실과 비현실, 일상과 환상이 교차하는 미지의 중간 지대를 상징하며 관람객이 직접 내부로 들어가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김을 작가의 예술적 행보는 전통적인 미술 장르의 엄격한 구분을 전면적으로 해체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는 선과 색으로 평면 위에 이미지를 구현하는 일반적인 드로잉의 개념을 거부하고, 붓이나 연필 대신 망치로 드로잉을 한다고 선언하며 파격적인 접근을 시도해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대형 작품 '갤럭시'는 장장 3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검은 벽면 위에 무려 1350점의 다채로운 드로잉을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배치하여, 회화와 조각, 판화의 요소를 한 공간에 융합한 대표적인 사례다.평면 회화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는 '비욘드 더 페인팅' 연작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작가는 일반적인 캔버스 대신 10센티미터 두께의 입체적인 화폭을 사용하고, 그 표면에 작은 미니어처 창문을 뚫어 캔버스 너머의 어두운 이면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이러한 물리적 구조는 작품을 단순한 2차원 평면이 아닌 3차원적 조각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표면적인 이미지를 넘어 보이지 않는 이면의 진실을 능동적으로 상상하고 탐색하도록 유도한다.이처럼 회화와 조각, 건축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의 작업 방식은 일종의 종합예술적 성격을 띤다. 작가는 굳어진 미술사의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동시대의 새로운 미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존의 틀을 탈피해 왔다. 가구에 그림을 접목한 '무제' 작품이나 캔버스에 일상의 다양한 오브제를 결합하는 방식 등은 모두 현실의 사물들을 예술적 허구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반대로 예술적 상상력을 현실 공간에 단단히 뿌리내리게 하려는 치열한 실험의 결과물이다.1954년생으로 올해 72세를 맞은 김을 작가는 금속공예와 산업미술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다. 199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서 활발히 전시를 이어왔으며,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과 2018년 '이중섭미술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한국 현대미술계에서의 탄탄한 입지를 증명했다. 이번 몽골 사막 프로젝트는 그의 오랜 예술적 탐구가 집약된 스튜디오 내부의 다양한 드로잉과 회화 작품들을 척박한 이국의 자연 속에서 한 달여간 대중에게 공개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