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 화가들의 소나무, 한자리에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겸재 정선의 탄생 350주년을 맞아, 우리 민족의 기개와 생명력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주제로 한 특별한 전시가 서울 강서구 겸재정선미술관에서 그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조선부터 현대까지, 시대를 관통하며 변화해 온 소나무 그림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귀한 자리다.

 

전시의 중심에는 단연 겸재 정선의 작품이 있다. 그는 진경산수화의 창시자로서, 이전까지 배경에 머물렀던 소나무를 그림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대표작 '사직노송도'에서 겸재는 특유의 힘찬 붓놀림으로 휘어지고 뒤틀린 노송의 모습을 단순한 관찰 대상을 넘어,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살아있는 존재로 격상시켰다.

 


겸재의 영향 아래, 조선 시대 화가들에게 소나무는 장수와 기개, 속세를 벗어난 정신적 자유를 상징하는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단원 김홍도가 소나무 아래 신선의 모습을 신비롭게 표현한 '송하선인취생도'와 이재관이 소나무 그늘 아래 단잠에 빠진 인물을 통해 한적한 삶에 대한 동경을 그린 '오수도' 등 당대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근대로 접어들면서 소나무 그림은 이상 세계를 향한 동경에서 벗어나, 화가의 시선이 머무는 실제 풍경 그 자체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화가들은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의 영원성이라는 상징은 유지하되, 그 안에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감각을 투영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채용신의 '심장생'이나 박노수의 '향운' 같은 작품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전통 회화뿐만 아니라,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이 옛 그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영상 작품 '명청회화-크로스오버'까지 포함되어 있어 소나무라는 하나의 주제가 시대를 거치며 어떻게 변주되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평소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겸재 정선의 작품 3점을 포함, 총 37점의 주요 소나무 그림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조선 시대 거장들의 필치부터 현대 미디어 아트까지, 소나무를 통해 우리 그림의 어제와 오늘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문화포털

약국에서 늘어나는 폐의약품, 해결책은?

 약국 운영 7년 차에 접어든 필자는 매일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쓰레기 처리 작업을 꼽았다. 약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약 포장재, 플라스틱 약병, 시럽병, 드링크 유리병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특히 폐의약품 처리도 약국의 몫으로, 가정에서 남은 약이나 기한이 지난 약들은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릴 경우 환경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2026년 현재, 약국은 시민들에게 가장 익숙한 폐의약품 배출처로 여겨지고 있지만, 폐의약품도 단순히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알약, 액체, 외용제 등으로 분류해야 하며, 냄새가 심해져 한두 달마다 분류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쓰레기 처리와 폐의약품 관리 문제는 약국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우리나라의 약국에서 이루어지는 조제 과정은 기존 포장을 해체하고 새로운 포장을 하는 방식으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재활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종이박스, 비닐포장지, 유리병 등은 재활용이 어려운 이유로 인해 대부분 버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약국이 친환경으로 탈바꿈해야 할 시점에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다.의약품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폐의약품의 양도 증가하고 있지만, 약국과 도매상 모두 폐기물 처리가 강제 봉사의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폐기물 수거 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약국에서의 폐의약품 수거 체계는 지자체별로 다르기 때문에 일관된 방식이 부족하고, 수거율도 낮은 실정이다.플라스틱 포장재와 폐의약품의 수거 문제는 한국과 외국 간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유럽연합은 포장재의 재활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생산자에게 폐기물 책임을 부여하는 EPR 제도를 통해 폐기물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EPR 제도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낮은 폐기물부담금으로 인해 제약사들이 재활용에 대한 동기가 부족하다.마지막으로, 약국에서의 의약품 소비 양상이 변화하면서 더 많은 폐의약품이 발생하고 있다. 창고형 약국의 증가로 인해 소비자들은 필요하지 않은 약을 미리 구매하게 되었고, 처방전 조제 시에도 남은 약을 고려하지 않고 처방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과 함께 소비자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