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통행료 징수… "우호국 러시아는 면제"?

 이란 정부가 세계 최대의 원유 수송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선별적인 통행료 징수 정책을 본격화했다. 특히 러시아를 비롯한 특정 친상향 국가들에게는 이러한 비용 지불을 면제해 주는 혜택을 부여하면서, 핵심 해상 교통로를 자국의 외교적 무기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조치의 배경에는 올해 초 발생한 군사적 긴장 상태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 직후 해협을 봉쇄했던 이란은 이후 통항을 일부 허용하는 대신 해상 안보 유지라는 명목 아래 막대한 요금을 청구하기 시작했다. 최근 주러시아 이란 대사는 언론을 통해 우방국에 대한 비용 면제 조치가 실제로 이행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부과되는 요금의 규모는 선박이 싣고 있는 화물의 종류와 적재량에 따라 천차만별로 책정되는 구조다. 초대형 원유운반선이 이 해협을 한 번 통과할 때마다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한화로 수십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이는 글로벌 해운 업계에 엄청난 재무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란의 이러한 행보가 단순한 정치적 엄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자금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란 의회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해협 통행료 명목으로 거둬들인 자금이 이란 중앙은행의 국고 계좌로 최초 입금되었다고 밝히며, 통행료 징수 시스템이 이미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중동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매우 치명적인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만약 한국 국적의 선박이나 한국으로 향하는 유조선들이 이란이 규정한 우호국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막대한 통행료를 고스란히 납부해야 한다면, 국내 정유 및 해운 기업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해상 물류비용의 급격한 증가는 결국 국내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직결된다. 정유사들의 원유 도입 단가가 상승하면 시차를 두고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 등 각종 석유 제품의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며, 나아가 항공 및 화학 등 산업 전반의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연쇄 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문화포털

붓 대신 망치 든 김을, 사막에 예술 공간 짓다

 한국의 중견 미술가 김을 작가가 기존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건축물 형태의 작품을 몽골의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 선보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시각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는 자신의 예술 세계를 집약한 '트와일라잇 존 스튜디오'를 오는 5월 31일부터 7월 4일까지 몽골 울란바토르 남쪽 사막 지대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야외 전시를 넘어,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 예술적 오아시스를 구축하려는 거대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이번 몽골 사막에 세워지는 '트와일라잇 존 스튜디오'는 작가의 실제 작업실을 모티브로 삼아 2층 규모의 건물로 제작되는 대형 설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어 평단과 관람객의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명칭에 포함된 '트와일라잇'이라는 단어가 암시하듯, 이 건축물은 현실과 비현실, 일상과 환상이 교차하는 미지의 중간 지대를 상징하며 관람객이 직접 내부로 들어가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김을 작가의 예술적 행보는 전통적인 미술 장르의 엄격한 구분을 전면적으로 해체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는 선과 색으로 평면 위에 이미지를 구현하는 일반적인 드로잉의 개념을 거부하고, 붓이나 연필 대신 망치로 드로잉을 한다고 선언하며 파격적인 접근을 시도해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대형 작품 '갤럭시'는 장장 3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검은 벽면 위에 무려 1350점의 다채로운 드로잉을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배치하여, 회화와 조각, 판화의 요소를 한 공간에 융합한 대표적인 사례다.평면 회화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는 '비욘드 더 페인팅' 연작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작가는 일반적인 캔버스 대신 10센티미터 두께의 입체적인 화폭을 사용하고, 그 표면에 작은 미니어처 창문을 뚫어 캔버스 너머의 어두운 이면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이러한 물리적 구조는 작품을 단순한 2차원 평면이 아닌 3차원적 조각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표면적인 이미지를 넘어 보이지 않는 이면의 진실을 능동적으로 상상하고 탐색하도록 유도한다.이처럼 회화와 조각, 건축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의 작업 방식은 일종의 종합예술적 성격을 띤다. 작가는 굳어진 미술사의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동시대의 새로운 미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존의 틀을 탈피해 왔다. 가구에 그림을 접목한 '무제' 작품이나 캔버스에 일상의 다양한 오브제를 결합하는 방식 등은 모두 현실의 사물들을 예술적 허구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반대로 예술적 상상력을 현실 공간에 단단히 뿌리내리게 하려는 치열한 실험의 결과물이다.1954년생으로 올해 72세를 맞은 김을 작가는 금속공예와 산업미술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다. 199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서 활발히 전시를 이어왔으며,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과 2018년 '이중섭미술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한국 현대미술계에서의 탄탄한 입지를 증명했다. 이번 몽골 사막 프로젝트는 그의 오랜 예술적 탐구가 집약된 스튜디오 내부의 다양한 드로잉과 회화 작품들을 척박한 이국의 자연 속에서 한 달여간 대중에게 공개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