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 소니 파크의 귀환…무료로 즐기는 도쿄 근현대사

 일본 근대화의 상징인 도쿄 긴자 거리가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거대한 전시장으로 변모한다. 소니는 쇼와 시대 개막 100주년을 기념하여 지역의 변천사와 기업의 성장 궤적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특별 기획전을 마련했다. 이번 행사는 긴자가 걸어온 한 세기의 시간과 소니가 쌓아온 80년의 혁신, 그리고 상징적 건축물인 소니빌딩의 60년 역사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 것이 특징이다. 도심 속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한 긴자 소니 파크는 이를 통해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도시의 기억을 공유하는 문화적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전시의 구성은 긴자의 100년 세월을 10년 단위로 세분화하여 각 시대가 지닌 고유한 정서를 시각화하는 데 집중했다. 기획자들은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현대성과 화려함, 그리고 정적 등을 설정하여 관람객들이 시간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문학가와 사진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11인이 참여해 각 시대상을 반영한 에세이와 시를 창작했다는 사실이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을 산책하듯 거닐며 예술가들의 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진 공간을 통해 도시의 변화를 다층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소니의 역사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세련된 연출이 돋보인다. 기업 설립 이전인 1920년대와 30년대 전시 구역은 의도적으로 비워둠으로써, 전후 척박한 환경에서 출발한 벤처 기업 소니의 등장을 더욱 극적으로 부각했다. 1970년대 구역에서는 당시 청년 문화의 상징이었던 워크맨의 탄생을 단순한 기술적 성과로 치부하지 않고, 음악을 듣는 행위가 개인화되는 사회적 변혁의 기점으로 묘사했다. 이는 기술이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으로 꼽힌다.

 

긴자 소니 파크의 운영진은 이번 전시가 개개인의 삶 속에 녹아있는 소니와 긴자의 접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의 워크맨이나 핸디캠, 반려견 로봇 아이보 같은 제품들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각기 다른 추억의 매개체로 작용한다. 전시는 이러한 개인적인 기억을 자극하여 관람객이 기업의 역사에 자신의 삶을 투영하도록 유도한다. 기술의 진화 과정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그 기술이 기록하고 들려주었던 일상의 소중한 순간들을 환기하는 구조를 택한 셈이다.

 


공간의 흥행 기록 또한 이번 전시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지난해 새롭게 문을 연 긴자 소니 파크는 불과 일 년 만에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으며 과거 소니빌딩 시절보다 훨씬 높은 집객력을 증명하고 있다. 하루 평균 만 명에 육박하는 인파가 이곳을 찾는 이유는 도심 속 휴식처와 문화 공간의 경계를 허문 혁신적인 기획력 덕분이다. 이번 전시 기간 중에는 소니빌딩의 재건축 과정을 담은 귀중한 기록물과 레고 작가의 정교한 모형 등 풍성한 볼거리도 함께 제공되어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다.

 

지하 공간부터 지상까지 이어지는 전시 동선은 긴자라는 도시가 가진 역사적 무게감과 소니의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조화롭게 연결한다.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개방형 전시 체택은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기업의 의지를 반영한다. 관람객들은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아날로그 제품부터 최첨단 로봇 기술까지 한자리에서 감상하며 시대의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이 특별한 시간 여행은 오는 5월 말까지 이어지며 도쿄를 찾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문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포털

버하겐 NC와 작별, 외인 투수 급한 LG가 낚아챌까?

 KBO리그에 도입된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가 드류 버하겐이라는 걸출한 사례를 남기며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 NC 다이노스의 임시 선발로 활약했던 버하겐은 약속된 6주간의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이제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NC 이호준 감독은 지난 29일 창원 홈경기를 앞두고 버하겐과의 계약이 예정대로 종료될 것임을 공식화했다. 기존 외인 투수 라일리 톰슨의 복귀가 임박함에 따라 버하겐은 짧지만 강렬했던 창원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 무적 신분으로 돌아가 타 구단의 제안을 기다리게 된다.버하겐이 NC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기간은 짧았지만, 그가 남긴 인상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5경기에 등판해 23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3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지표는 대체 선수로서 기대치를 상회하는 결과물이다. 비록 경기당 이닝 소화력이 압도적이지는 않았으나, 선발 로테이션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임시 투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한 투구였다. 특히 실전 감각이 부족한 상태에서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사실 버하겐의 한국 무대 입성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비시즌 기간 SSG 랜더스와 입단 합의 직전까지 갔으나 메디컬 테스트에서 발생한 문제로 계약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불거진 건강 상태에 대한 의구심은 그를 따라다니는 꼬리표와 같았지만, NC는 단기 계약이라는 영리한 선택으로 리스크를 관리했다. 결과적으로 버하겐은 6주 동안 부상 재발 없이 건강하게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며 자신을 향한 시장의 불안 요소를 상당 부분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이제 시장의 관심은 버하겐을 낚아챌 '다음 구단'이 어디가 될지에 쏠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팀은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다. 현재 LG는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선발진 운용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치리노스는 부상 전에도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터라, 이미 리그 적응과 검증을 마친 버하겐은 LG 입장에서 거부하기 힘든 매력적인 카드다. 우승권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 즉시 전력감이 절실한 LG가 버하겐 영입전에 뛰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다른 구단들의 상황도 버하겐의 주가를 높이는 요소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미 대체 선수로 영입한 존 오러클린과의 계약을 한 달 연장하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고, 다른 팀들 역시 외국인 투수의 돌발 부상이라는 변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버하겐은 일본 프로야구에서의 경험은 물론 한국 무대에서도 성실한 훈련 태도와 프로 의식을 보여주며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검증된 자원이라는 점에서, 버하겐은 현재 KBO리그 외국인 투수 리스트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버하겐의 6주 쇼케이스는 끝났지만, 이는 오히려 더 큰 계약을 위한 서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체 선수 제도가 활성화되면서 구단들은 리스크가 큰 신규 외인 영입보다 리그 내에서 검증된 자원을 선호하는 추세다. 버하겐은 NC와의 동행을 통해 자신이 언제든 실전에 투입될 준비가 된 투수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외국인 선수 교체 한도가 남아있는 구단들에게 버하겐은 가을야구를 향한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다. 과연 버하겐이 5월 중순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고 다시 마운드에 서게 될지 야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