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김혜성 강등, 로버츠 감독의 가혹한 잣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김혜성이 예상치 못한 마이너리그 강등 통보를 받았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등 현지 주요 매체들은 다저스 구단이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김혜성을 트리플A로 내려보내는 로스터 조정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다저스는 최근 지명 할당되었던 내야수 산티아고 에스피날과 재계약을 체결하며 빈자리를 채웠으나, 김혜성의 성적이 에스피날보다 우위에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혜성의 강등은 팀 내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 병동 상황을 고려할 때 더욱 의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다저스는 키케 에르난데스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각각 복사근과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해 전력 누수가 심각한 상태다. 내야와 외야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김혜성의 유틸리티 능력이 절실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로스터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이는 최근 김혜성이 겪고 있는 일시적인 타격 부진을 기술적인 문제로 판단한 감독의 독단적인 결정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이번 조치가 선수의 성장을 위한 배려임을 강조했다. 그는 김혜성이 다시 타격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타석 기회가 필요하며, 메이저리그의 제한적인 기회보다는 마이너리그에서 매일 경기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특히 김혜성의 하체 사용이 줄어들고 스윙 궤적이 변하면서 헛스윙이 늘어난 점을 지적하며, 시즌 초반 보여주었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혜성의 이번 시즌 행보는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무키 베츠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콜업된 4월에는 타율 0.296에 9타점을 기록하며 다저스 타선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5월 들어 타율이 2할대 초반으로 급락하고 장타 생산이 멈추면서 고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전체 성적을 놓고 볼 때, 김혜성이 보여준 기여도는 대체 선수로 합류한 에스피날의 성적을 크게 웃돌고 있어 감독의 잣대가 유독 김혜성에게만 엄격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지 언론은 다저스 구단이 이미 김혜성의 출전 시간을 줄이려는 내부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보고 있다. 팀 타선의 좌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우타자인 알렉스 프리랜드를 콜업하고 에스피날을 복귀시키는 과정에서 김혜성이 희생양이 되었다는 시각이다. 이러한 구단의 움직임에 대해 다저스 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감독의 개인적인 선호도가 선수 기용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김혜성에게는 타격 메커니즘을 재정비해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다. 트리플A 무대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어 자신의 가치를 무력으로 증명하는 것만이 로버츠 감독의 결정을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다만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고 로스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후반기 일정을 고려할 때, 이번 강등이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정착 여정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야구계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문화포털

'전투기급 소음' 선거 유세, 단속은 무용지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바지로 치닫으면서 거리 곳곳이 유세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성능 확성기 소음과 무분별하게 내걸린 현수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이후 시민들은 일상적인 휴식권과 통행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는 중이다. 특히 주거 밀집 지역과 교차로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후보자들의 로고송과 연설이 종일 반복되면서 선거 운동이 오히려 후보에 대한 비호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국민권익위원회의 민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선거운동 개시 직후 확성기와 현수막 관련 민원은 평소보다 수백 퍼센트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유세 차량 확성장치의 소음 기준을 최대 127~150데시벨까지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전투기 이착륙 소음과 맞먹는 수준이다. 사실상 법적 기준치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되어 있어 시민들이 체감하는 고통에 비해 실질적인 단속이나 제재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현수막 공해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횡단보도 앞이나 보행로 낮은 위치에 설치된 현수막들은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교통 약자들의 통행을 가로막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는 현수막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를 호소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행법상 도로교통법을 직접적으로 위반하거나 신호기를 가리는 경우를 제외하면 강제로 철거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정부 차원의 관리 지침도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에 가깝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를 통해 각 정당에 강풍 발생 시 자진 철거 유도나 바람구멍 설치 등 안전 관리를 요청하는 공문을 수차례 발송했으나, 실제 유세 현장에서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각 정당 관계자들은 선거 승리가 최우선인 상황에서 세세한 관리 지침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사실상 행정 지도를 외면하고 있는 형국이다.전문가들은 이러한 관행적인 선거 운동 방식이 한국 사회 특유의 정치적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른 후보가 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 같다는 이른바 '포모(FOMO)' 심리가 작용하여 실효성 없는 소음 유세와 현수막 도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대형 플래카드와 로고송 유세가 유권자의 선택을 돕기보다는 오히려 정치적 무관심과 피로도만 높이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자들의 막판 화력 집중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시민들의 불편은 투표 당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유권자들은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확성기 유세와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현수막 정치를 지양하고,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합리적인 선거 운동 방식으로의 법적·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치권이 시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표심만을 쫓는 구태를 반복하는 사이 선거 공해는 매번 반복되는 연례행사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