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선구안 의문, '남편들' 혹평

 넷플릭스가 야심 차게 선보인 코미디 액션 영화 '남편들'이 신선한 소재와 화려한 출연진이 무색할 만큼 빈약한 완성도로 관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영화 '육사오'로 코미디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박규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진선규, 공명, 김지석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합류해 제작 단계부터 큰 기대를 모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처참했다.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전남편과 현남편이 손을 잡는다는 흥미로운 설정은 극이 전개될수록 힘을 잃었으며, 진부한 갈등 구조와 평면적인 캐릭터 묘사에 갇혀 코미디 영화로서의 미덕인 웃음을 단 한 순간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시대착오적인 유머 코드와 작위적인 상황 설정이다. 극 중 두 남편이 뚜렷한 서사적 근거 없이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모습은 과거 조폭 코미디에서나 볼 법한 낡은 전개를 답습하고 있다. 특히 특정 인물의 이름을 착각해 벌어지는 반복적인 상황극이나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 톤은 세련된 코미디를 기대한 관객들에게 웃음 대신 피로감을 안겨준다. 신구 범죄 조직의 대립 구도 역시 기시감이 짙은 이분법적 논리에 머물러 있어, 인물들이 극 안에서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기보다 단순히 기능적인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배우들의 고군분투가 오히려 연민을 자아낼 정도로 연출의 무리수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후반부 냉동창고에서 벌어지는 슬랩스틱 시퀀스는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보이지만, 정작 관객들에게는 불쾌감과 당혹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진선규와 공명 같은 뛰어난 배우들이 설득력 없는 장면을 살려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작품의 질적 하락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다. 억지로 웃음을 구걸하는 듯한 연출 방식은 이미 수준 높은 콘텐츠에 익숙해진 글로벌 관객들의 눈높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선택으로 비춰진다.

 

서사의 개연성 부족 역시 몰입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극의 핵심 갈등을 유발하는 AI 프로그램은 대단한 가치를 지닌 것처럼 묘사되지만, 정작 그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조차 생략되어 있다. 인물들이 목숨을 걸고 프로그램을 사수하려는 명분이 빈약하다 보니, 작품의 중심 축인 추격전과 액션 장면들은 긴장감을 잃고 표류한다. 핵심 설정에 대한 불친절한 태도는 관객들이 인물의 감정선에 올라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결과적으로 107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조차 지루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결말부의 전개 또한 예상 가능한 범주를 단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전형적인 가족주의로 회귀하며 실망감을 더했다. 갈등하던 인물들이 위기 상황을 거치며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난다는 설정은 너무나도 구태의연하여 신선함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허탈함을 준다. 좋은 재료와 훌륭한 조리사를 갖추고도 맛과 비주얼 모두에서 실패한 결과물을 내놓은 셈이다. 이는 감독의 연출력 부재뿐만 아니라, 작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대중의 기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제작진 전체의 실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남편들'의 실패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질적 저하 논란에 다시금 불을 붙였다. 양적 팽창에만 급급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들을 무분별하게 공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플랫폼의 선구안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배우들의 열연만으로는 가릴 수 없는 빈약한 각본과 연출의 한계는 향후 넷플릭스가 지향해야 할 콘텐츠 전략에 무거운 숙제를 남겼다. 시청자들의 냉정한 평가 속에 공개된 '남편들'은 매력적인 설정이 반드시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긴 채 스트레이트로 막을 내렸다.

 

문화포털

피오, ‘투셰’로 관객 만난다

 그룹 블락비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표지훈, 피오가 창작 연극으로 관객과 만난다. 극단 소년의 창단 10주년을 기념하는 신작 ‘투셰’에 출연하며, 대학로 무대에서 다시 한 번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줄 예정이다.극단 소년은 13일 창단 10주년 기념작 ‘투셰’의 메인 포스터와 캐스팅 라인업을 공개했다. 작품은 오는 11월 28일 서울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개막한다. 앞서 티저 포스터로 작품의 분위기를 암시했던 ‘투셰’는 이번 공개를 통해 본격적인 무대 준비에 돌입했다.‘투셰(Touché)’는 프랑스어로 ‘건드려진’, ‘찔린’이라는 뜻을 지닌 말이다. 펜싱 경기에서는 상대의 공격이 유효했음을 인정할 때 쓰인다. 작품은 이 용어를 삶의 순간과 연결해, 패배를 받아들이고 상처를 마주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극은 서로에게 세상의 전부였던 두 형제, 건규와 규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동생 건규는 자신이 태어나는 순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평생의 죄책감으로 안고 살아간다. 그는 이를 자신의 첫 번째 살인처럼 여기며 스스로를 몰아세운다. 형 규태는 펜싱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인물로, 동생의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시간이 흐르며 각자의 세계에 균열이 생기고 관계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작품의 정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햇살이 비껴드는 빈 펜싱 피스트 위에 주인을 잃은 듯 놓인 펜싱 마스크와 두 자루의 검이 자리한다. 여기에 “세계가 깨질 때, 어떤 소리가 나는지 알아?”라는 문구가 더해져, 인물들이 마주할 상실과 균열의 순간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다.이번 작품은 표지훈의 차기 연극 무대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그는 넷플릭스 ‘참교육’ 등을 통해 대중과 만나왔으며, 극단 소년의 일원으로서도 꾸준히 무대 활동을 이어왔다. ‘투셰’에서는 형제의 상처와 성장을 다룬 서사 안에서 한층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연출은 홍단비가 맡는다. 홍단비 연출은 극단 마방진, 창작집단 LAS 등에서 활동하며 연극 ‘사막에도 가끔 비가 내립니다’, ‘고요한 미행’, 음악극 ‘붉은머리 안’ 등을 통해 섬세한 시선과 밀도 있는 이야기를 선보여 왔다. 따뜻한 정서와 유머를 바탕으로 관객과 소통해 온 극단 소년과의 첫 협업이라는 점도 주목된다.2015년 창단한 극단 소년은 연극 ‘플레이백’, ‘올모스트 메인’ 등을 통해 대학로에서 꾸준히 관객을 만나왔다. 일상의 감정을 부드럽게 풀어내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깊은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자신들만의 색깔을 쌓아왔다. 창단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투셰’는 기존의 따뜻한 화법 위에 한층 깊어진 서사와 무대적 시도를 더할 전망이다.‘투셰’는 단순히 승패를 겨루는 이야기가 아니다. 상대의 공격을 인정하는 펜싱 용어처럼,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상처를 받아들이는 순간을 조명한다. 서로를 지탱해 온 두 형제가 각자의 균열을 통과하며 어떤 답을 찾아갈지, 극단 소년의 10주년 무대가 관객에게 어떤 울림을 남길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