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정 평가 첫 역전, 12개월 만에 '경고등'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국정 운영 지지율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이른바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2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4.8%포인트 떨어진 46.7%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5.5%포인트 상승한 49.7%로 집계되며 오차범위 내에서 긍정 평가를 추월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약 12개월 만에 처음 발생한 역전 현상으로, 역대 민주당 정부였던 문재인 정부의 19개월보다 이른 시점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이번 지지율 하락의 배경에는 대외적인 외교 성과보다 국내 정치권의 혼란과 행정적 부실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G7 정상회의 참석과 한-EU 디지털무역협정 체결 등 굵직한 순방 성과를 직접 브리핑하며 여론 반전을 꾀했으나, 국내의 시선은 냉담했다. 특히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거관리 부실 논란이 정부 책임론으로 번진 점이 뼈아팠다. 여기에 여권 내부의 주도권 다툼이 가열되면서 민생보다는 정쟁에 매몰된 정치권의 모습이 중도층 이탈을 가속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번 여론 조사 결과를 두고 매우 낮은 자세를 취하며 내부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지율 변동이 민생 경제에 대한 국민의 체감도가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하며, 이를 엄중하고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해지자 대통령실은 발표 전날인 21일 홍보소통수석과 민정수석, 사회수석 등 핵심 참모진을 전격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정 동력을 재정비하고 흐트러진 공직 기강과 민심을 동시에 다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 역시 정치권의 갈등이 국민의 삶과 무관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민생 집중을 선언했다. 순방 성과 브리핑 당시 이 대통령은 여당 내 다툼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민이 화가 날 만한 상황이라고 공감의 뜻을 표했다. 이는 정쟁에 거리를 두면서 실용주의 노선을 강화해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찾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메시지 관리보다는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경제 지표의 개선이 동반되어야만 현재의 하락세를 멈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국정 운영의 성패는 부동산 시장 안정과 물가 관리라는 해묵은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최근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다시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과거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규제 합리화와 공급 확대라는 기존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가시적인 대책 마련에 집중할 방침이다. 일자리 창출과 인플레이션 억제 역시 집권 2년 차 이재명 정부가 마주한 핵심 시험대로 꼽히며, 이에 대한 성과가 지지율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개편된 참모진을 중심으로 민생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구체적인 경제 활성화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고물가 상황 속에서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을 보강해 국정 운영의 중심을 다시 민생으로 돌려놓겠다는 구상이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번 지지율 역전 현상을 일시적인 위기가 아닌 국정 기조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대외 외교보다는 내치와 경제 살리기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포털

내가 좀비가 되는 영화관? '군체' 열풍

 영화관이 단순히 영화를 보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군체'를 모티브로 한 체험형 공연 '인사이드 더 플레이: 군체(이하 인더플 군체)'가 서울 롯데시네마 신대방점에서 매일 밤 펼쳐지며 관객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이 공연은 한밤중 좀비가 창궐해 봉쇄된 영화관 건물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관객이 직접 생존자가 되어 좀비들의 추격을 피하는 일종의 거대한 '경찰과 도둑' 게임이다. 어두컴컴한 상영관과 로비를 가로지르며 벌어지는 사투는 관객들에게 실제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강렬한 현장감을 선사한다.'인더플 군체'가 기존의 공포 체험물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관객의 역할 변화에 있다. 게임 도중 어깨에 매단 생존띠를 좀비에게 빼앗기면 관객은 즉시 좀비 군단의 일원이 된다. 이때부터 관객은 스마트안경을 통해 전달되는 지령에 따라 남은 생존자들을 추격하는 사냥꾼으로 변신한다. 좀비 역할을 즐기기 위해 일부러 일찍 죽음을 택하는 관객이 있을 정도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를 허문 설정은 참여형 콘텐츠에 열광하는 2030 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관통했다.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연상호 감독 특유의 암울하고 기괴한 세계관이다. 전문 배우들이 '군체'와 '부산행' 등 연상호 좀비물의 주요 캐릭터를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90분간의 숨 막히는 게임이 종료되면 그날의 승패에 따라 서로 다른 엔딩 영상이 상영된다. 제작진은 N차 관람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도입부와 멀티 엔딩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는 단순한 일회성 체험을 넘어 반복적인 팬덤 형성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현장의 반응은 뜨겁다 못해 처절하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던 중장년층 관객조차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긴박함에 진땀을 흘릴 정도다. 제작사 예잇의 김기찬 대표는 젊은 세대가 수동적인 관람보다 능동적인 참여를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영화관이라는 익숙한 공간이 순식간에 생존을 건 사냥터로 변하는 반전의 묘미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셈이다.롯데시네마는 이번 '군체' 프로젝트를 통해 극장의 하드웨어를 극대화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했다. 초대형 스크린과 첨단 음향 설비는 게임의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훌륭한 장치가 된다. 영화적 상상력이 오프라인 공간과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는 OTT 플랫폼이 줄 수 없는 오직 극장만의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객들은 이제 스크린 속 좀비를 구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군체의 일원이 되어 어둠 속을 달리는 짜릿한 경험을 선택하고 있다.여름 피서철을 맞아 '군체'는 영화관을 도심 속 가장 서늘하고도 뜨거운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연상호 감독이 창조한 지옥도가 현실로 구현된 신대방점의 밤은 매일같이 생존과 감염의 갈림길에 선 관객들의 함성으로 가득 차고 있다. 올여름 가장 강렬한 공포를 원하는 이들에게 '군체'는 단순한 공연 그 이상의 생존 게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