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기후 재앙, 파리·로마 40도 넘는 살인 더위

 유럽 대륙이 6월부터 시작된 유례없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현지시간 23일, 수도 로마와 경제 중심지 밀라노를 포함한 전국 15개 주요 도시에 최고 단계인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하며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적색경보는 노약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성인에게도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수준의 기온이 예보될 때 내려지는 조치다. 보건당국은 시민들에게 한낮 야외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실내에 머물 것을 강력히 권고했으며, 내일은 라티나 지역까지 경보가 확대되어 총 16개 도시가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북부와 중부 지역은 올해 처음으로 40도에 육박하는 고온이 예보되면서 일상적인 경제 활동은 물론 관광 산업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볼로냐, 피렌체, 베네치아 등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는 명소들이 모두 적색경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야외 유적지 관람이 제한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현지 기상 전문가들은 지중해 상공에 정체된 고기압이 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를 계속해서 끌어올리고 있어 기온 상승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프랑스 기상청은 본토 96개 행정구역 중 절반이 넘는 54곳에 폭염 적색경보를, 35곳에 주황색 경보를 내렸다. 이는 프랑스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살인적인 더위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특히 파리 도심 관측소에서는 6월 기준 역대 최고 기온인 38.4도가 기록되었으며, 남서부 보르도와 중부 샤토메이앙은 각각 41.9도와 43.3도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기상청은 오늘 오후 보르도의 기온이 44도까지 치솟으며 기록을 다시 쓸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폭염은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더위를 피하려 허가되지 않은 강이나 호수에서 물놀이를 하던 시민들이 익사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주말부터 현재까지 집계된 익사자 수만 약 20명에 달한다. 이에 마리나 페라리 스포츠부 장관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폭염기 무분별한 물놀이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안전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고온으로 인한 온열 질환자 역시 급증하고 있어 각국 의료 시스템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유럽의 인프라 역시 폭염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영국과 독일 등지에서는 철로가 열기에 팽창해 휘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며 열차 운행이 전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사태가 빈번해졌다. 냉방 시설이 부족한 노후 학교들은 학생들의 건강을 우려해 단축 수업을 하거나 휴교령을 내리는 등 교육 현장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연례 음악 축제인 '페트 드 라 뮈지크' 등 대규모 야외 행사들도 안전을 위해 취소되거나 규모가 대폭 축소되며 유럽 특유의 여름 활기가 사라진 모습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가속화되는 지구 온난화의 명백한 징후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 7~8월에나 볼 수 있었던 극심한 고온 현상이 6월부터 나타나는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 또한 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독일 등 주요국 기상 당국은 이번 주 내내 40도를 웃도는 열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하며,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블랙아웃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유럽 전역이 거대한 가마솥으로 변한 가운데 각국 정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문화포털

8만 명 홀린 서울사진축제, 5년 만의 화려한 귀환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문을 연 서울사진축제가 두 달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 4월부터 6월 중순까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서 진행된 '2026 서울사진축제'가 누적 관람객 8만 명을 돌파하며 성황리에 종료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시민들이 사진을 매개로 소통하고 창작하는 복합 문화의 장으로 거듭나며, 5년이라는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되었다.올해 축제의 핵심 키워드는 '컴백홈(Come Back Home)'이었다. 새롭게 개관한 사진 전용 미술관을 '사진의 집'으로 명명하고, 집이라는 공간이 지닌 물리적 의미를 넘어 개인의 기억과 감정이 얽힌 정서적 장소로 재조명했다. 오석근, 박형렬, 한영수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 23팀이 참여하여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한 '집'의 풍경을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렌즈를 통해 투영된 집의 경계와 연대, 그리고 이동의 역사를 마주하며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축제의 성공 비결은 단순히 보는 전시에 그치지 않고 '읽고, 말하고, 공유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의 확장에 있었다. 축제 기간 마련된 아티스트 토크와 워크숍 등에는 1,2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려 사진 예술에 대한 대중의 높은 갈증을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 '개리 위노그랜드' 관련 프로그램은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사진 애호가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시민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는 프로젝트 역시 축제의 백미였다. 사진 공유 프로젝트인 '집-들이!'에는 전국 각지에서 200여 건의 작품이 접수되어 시민들의 일상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 중 엄선된 32점의 작품은 미술관 로비에서 별도의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전문가의 시선과 시민의 기록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은 이번 축제가 지향한 '모두의 사진축제'라는 슬로건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는 평을 받는다.서울시립미술관 측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사진축제를 지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사진 행사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 사진미술관이라는 전용 공간에서 재개된 만큼, 향후 더욱 전문적이고 다각화된 기획을 통해 사진 예술의 저변을 넓혀갈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사진가가 될 수 있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사진이 가진 기록과 예술의 가치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는 시도를 지속할 예정이다.이번 축제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진 강력한 연결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계기가 되었다. 60일간 미술관을 가득 메운 8만 명의 발걸음은 사진이 더 이상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삶을 기록하고 위로하는 보편적인 언어임을 증명했다. 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시민들이 남긴 기록과 기억은 서울시립 사진미스트관의 새로운 역사로 남게 되었다. 행사는 종료되었으나 선정된 시민 작품 전시는 오는 7월 5일까지 이어지며 축제의 여운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