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조롱 배재고, 6개월 출전 정지 처분

 고교 야구의 전통 강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경기 중 상대 팀을 부적절하게 조롱한 행위로 인해 전국대회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게 되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긴급 소집하여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 연호 사안을 심의했다. 위원회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응원 문화를 넘어 스포츠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경기장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배재고 야구부 전체에 대해 6개월간 전국대회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의결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29일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일고와의 경기였다. 당시 배재고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특정 기업의 명칭을 언급하며 조롱 섞인 구호를 외치고 이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특히 호남 지역을 연고로 하는 광주일고를 상대로 과거 특정 정치적·사회적 비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이 파장의 핵심이었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학생 선수들의 수준 낮은 의식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징계 효력을 즉시 발생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배재고는 당장 2일로 예정되었던 청룡기 2회전 경기부터 출전이 금지된다. 협회는 팀 단위의 징계를 우선 확정 지었으며, 이번 행위를 주도한 지도자와 개별 선수들에 대한 처분은 추가 조사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출전 제한 기간 동안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고, 추후 다시 위원회를 열어 개인별 징계 수위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재고 측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학교 측은 선수들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상처받은 광주일고 선수단과 관계자, 그리고 야구팬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미 사회적 논란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형식적인 사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특히 교육 기관으로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역사 인식을 심어주지 못한 책임에 대해 학교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기장 내 부적절한 응원 문화를 뿌리 뽑기 위한 제도 개선에 착수한다. 당장 내일부터 열리는 모든 대회에서 경기 시작 전 감독 미팅 시 부적절한 응원 금지에 대한 사전 안내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한 대회 운영 규정을 개정해 사회적·경제적 폐해를 초래하는 행위에 대해 가중 처벌할 수 있는 기준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경기 성적에만 집착하는 풍토를 경계하고 학생 야구 본연의 교육적 가치를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협회는 징계와 규제라는 사후 처방을 넘어 근본적인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에도 나선다. 지도자와 학생 선수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하여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배재고 사태는 승부 지상주의에 매몰되어 인성 교육을 소홀히 해온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6개월간의 출전 정지라는 무거운 징계가 고교 야구계 전반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화포털

1만 원으로 즐기는 고품격 창극, '돈의 신' 11일 개막

 고대 그리스의 날카로운 풍자가 우리 고유의 소리와 몸짓을 입고 현대적인 놀이판으로 다시 태어난다. 오는 11일 대구 서구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돈의 신'은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부의 신'을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화두 중 하나인 '부와 가난'의 문제를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이번 공연은, 전통 창극의 틀을 깨고 배우와 악사가 경계 없이 어우러지는 역동적인 무대 구성을 예고하며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무대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6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되어 지역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전남 진도의 무형문화재인 '다시래기'를 모티브로 삼았다는 점이다. 죽음의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다시래기의 해학적 구조를 빌려와, 돈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그 이면의 씁쓸한 현실을 날카로운 풍자로 그려낸다. 이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마당놀이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무대를 이끄는 '우리소리 바라지'는 전통음악의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미를 더하는 작업으로 정평이 난 예술 단체다. 단체명인 '바라지'가 지닌 의미처럼, 이들은 주된 소리를 뒷받침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즉흥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연주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도 소리꾼과 춤꾼, 악사들이 한데 어우러져 음악 콘서트와 연희극이 결합된 독특한 형식을 취함으로써 전통예술이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는 파격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출연진의 면면 또한 화려하다. 강민수가 돈의 신 역할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고, 김율희가 가난과 심청황후를 오가는 1인 다역의 연기로 깊은 울림을 전한다. 정광윤, 조성재, 이준형 등 실력파 예술가들이 돈을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을 개성 넘치는 연기로 표현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들은 전통 연희의 기틀 위에서 현대적인 연기법을 가미해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웃음과 감동의 지점을 정확히 짚어낼 것으로 기대된다.공연은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전석 1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관람료를 책정해 문턱을 낮췄다. 이는 더 많은 지역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접하게 하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면서도, 우리 소리 특유의 신명 나는 가락으로 그 무게를 덜어내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서구문화회관은 이번 공연을 통해 지역 문화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예술적 실험의 장을 마련했다. '돈의 신'은 단순히 과거의 희극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2026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거울처럼 비춘다.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이 놀이판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에게 삶의 가치에 대한 긴 여운을 남기며 지역 예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