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원으로 즐기는 고품격 창극, '돈의 신' 11일 개막

 고대 그리스의 날카로운 풍자가 우리 고유의 소리와 몸짓을 입고 현대적인 놀이판으로 다시 태어난다. 오는 11일 대구 서구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돈의 신'은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부의 신'을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화두 중 하나인 '부와 가난'의 문제를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이번 공연은, 전통 창극의 틀을 깨고 배우와 악사가 경계 없이 어우러지는 역동적인 무대 구성을 예고하며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무대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6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되어 지역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전남 진도의 무형문화재인 '다시래기'를 모티브로 삼았다는 점이다. 죽음의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다시래기의 해학적 구조를 빌려와, 돈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그 이면의 씁쓸한 현실을 날카로운 풍자로 그려낸다. 이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마당놀이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무대를 이끄는 '우리소리 바라지'는 전통음악의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미를 더하는 작업으로 정평이 난 예술 단체다. 단체명인 '바라지'가 지닌 의미처럼, 이들은 주된 소리를 뒷받침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즉흥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연주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도 소리꾼과 춤꾼, 악사들이 한데 어우러져 음악 콘서트와 연희극이 결합된 독특한 형식을 취함으로써 전통예술이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는 파격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출연진의 면면 또한 화려하다. 강민수가 돈의 신 역할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고, 김율희가 가난과 심청황후를 오가는 1인 다역의 연기로 깊은 울림을 전한다. 정광윤, 조성재, 이준형 등 실력파 예술가들이 돈을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을 개성 넘치는 연기로 표현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들은 전통 연희의 기틀 위에서 현대적인 연기법을 가미해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웃음과 감동의 지점을 정확히 짚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전석 1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관람료를 책정해 문턱을 낮췄다. 이는 더 많은 지역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접하게 하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면서도, 우리 소리 특유의 신명 나는 가락으로 그 무게를 덜어내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서구문화회관은 이번 공연을 통해 지역 문화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예술적 실험의 장을 마련했다. '돈의 신'은 단순히 과거의 희극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2026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거울처럼 비춘다.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이 놀이판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에게 삶의 가치에 대한 긴 여운을 남기며 지역 예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포털

'CEO 출신' 한성숙, 첫 행보는 AI 혁신 간담회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을 새롭게 이끌 한성숙 신임 국무총리가 공식 취임하며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민간 IT 기업의 수장으로서 혁신을 주도했던 한 총리는 취임 첫날부터 행정부의 체질 개선과 정책 집행의 가속화를 예고했다. 그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실행가'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며, 공직 사회에 민간의 역동성을 이식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실용주의 노선을 행정 실무 차원에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한 총리는 정부서울청사로 처음 출근하는 길에 진행된 도어스테핑에서 내각의 핵심 역할을 '신속한 실행'으로 규정했다. 대통령이 국가적 차원의 거대 담론과 비전을 제시한다면, 총리는 이를 세부적인 정책으로 구체화하여 국민의 삶에 직접 닿게 만드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그는 행정부의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며, 국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과제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실무 중심의 국정 운영 방침을 시사했다.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인공지능(AI) 관련 장관 간담회를 개최한 점은 한 총리 체제의 지향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네이버 대표 시절부터 AI 산업을 선도해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는 AI 행정 도입과 공공 데이터 개방 등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3대 과제를 즉각 제시했다. 단순히 장기적인 계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주문하며 특유의 속도감을 드러냈다.정치권과 관가에서는 한 총리가 이재명 정부의 핵심 사업인 AI 메가프로젝트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대형 국정과제의 조정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잡하게 얽힌 부처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낡은 규제를 혁파하는 과정에서, 민간과 공공의 언어를 모두 이해하는 한 총리의 이력이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자신이 총리로 발탁된 이유에 대해 민간의 혁신 속도와 공공의 행정력을 결합하라는 시대적 요구 때문이라고 스스로 진단하기도 했다.민간 CEO 출신이라는 배경은 공직 사회 내부에도 상당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성과 중심의 문화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영 기법이 정부 부처에 접목될 경우, 경직된 관료 사회의 업무 방식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총리는 임명장 수여식 이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정책의 체감도를 높여달라는 당부를 받았다고 전하며, '손에 잡히는 정책'을 통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한성숙 총리의 취임으로 이재명 정부 2기 내각의 진용이 갖춰지면서 국정 운영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총리 인선이 일단락됨에 따라 조만간 단행될 후속 개각과 참모진 개편 역시 한 총리가 강조한 '실행력'과 '전문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국무총리실은 향후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며 AI 국가전략을 비롯한 주요 현안들이 부처 이기주의에 가로막히지 않고 추진될 수 있도록 강력한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