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무섭노' 논란, 정치권 '지역주의' 확산

 아이돌 그룹의 영상에서 시작된 이른바 '노체' 사용 논란이 정치권의 날 선 공방으로 번지며 지역주의 갈등 양상까지 띠고 있다.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의 혐오 표현과 고유의 방언 사이의 경계 설정을 두고 여야 정치인들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언어 습관의 문제를 넘어 정치적 낙인찍기와 지역 정체성 훼손이라는 민감한 지점을 건드리며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향해 전체주의적 시각을 가졌다고 맹비난하며 사투리 검열 문제를 정조준했다. 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직접 '무섭노'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특정 단어 사용을 금기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일상적인 방언 사용조차 사상 검증의 잣대로 삼는 행태가 지나친 통제라고 주장하며 야권의 대응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주 경주시의원은 나 의원의 행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 시의원은 서울 출신의 다선 의원이 경상도 사투리를 흉내 내며 부적절한 커뮤니티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체통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행위가 사투리를 오염시키는 정치적 술수라고 규정하며, 궁지에 몰린 정치인이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여권 내에서도 지원 사격이 이어지며 논쟁은 격화됐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사투리 탄압을 '문화 독재'로 규정하고 직접 '노' 어미를 사용한 게시물을 올리며 나 의원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김 의원은 경남 출신이라는 배경을 강조하며 방언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비판 측에서는 정치인들이 혐오 표현의 맥락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방언으로 포장해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여성 아이돌 멤버의 대화 중 '무섭노'라는 표현을 일베식 혐오 용어로 지목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감독은 누군가를 모욕하기 위해 변질된 언어를 고향의 말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남권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해당 표현이 실제 독백이나 감탄의 의미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다는 반박이 제기되면서 언어학적 근거를 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의 과거 데이터와 언어학계의 분석에 따르면, 특정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 이전에도 동남 방언에서 '노' 어미는 의문문 외에 다양한 용법으로 쓰인 흔적이 발견된다. 하지만 정치권의 가세로 인해 학술적 논의보다는 진영 간의 비방전으로 흐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현재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언어의 정치화가 지역 간 정서적 골을 깊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중이다.

 

 

 

문화포털

손나은, 연기 논란 깼다… '김부장'으로 인생캐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안방극장에 액션 돌풍을 일으키며 올해 최고의 흥행작으로 우뚝 섰다. 딸을 구하기 위해 어둠의 세계와 맞서는 아버지의 복수극을 그린 이 작품은 소지섭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바탕으로 방영 4회 만에 시청률 21.6%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극 초반 평범한 가장의 처절한 사투에 집중했던 시청자들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드러나는 주변 인물들의 숨겨진 서사에 열광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상생저축은행 대리에서 특수임무국 요원으로 정체가 밝혀진 배우 손나은이 자리하고 있다.손나은이 연기하는 정상아는 극 초반 전형적인 MZ세대 직장인의 모습으로 등장해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고지식한 상사 김부장과 사사건건 부딪히며 유행에 민감한 태도를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현실적인 오피스물의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김부장에게 딸을 위한 명품 선물을 조언하며 능청스럽게 대화를 주도하는 장면은 손나은 특유의 세련된 이미지와 어우러져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주인공의 복수 여정을 돕는 가벼운 조력자 정도로 인식되었다.하지만 정상아의 정체가 김부장을 밀착 감시하는 비밀 요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손나은의 연기 변신도 본격화되었다. 발랄했던 은행원의 가면을 벗고 냉철한 눈빛과 절제된 대사 처리를 선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극의 긴장감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사건의 핵심을 꿰뚫는 판단력과 차가운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손나은의 변신은 전작들에서 지적받았던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친근함과 냉혹함을 오가는 캐릭터의 온도 차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이다.특히 남파 공작원과의 일촉즉발 상황에서 보여준 액션 연기는 손나은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회칼을 든 상대와 대치하며 총구를 겨누는 긴박한 순간에도 인간적인 고뇌가 서린 감정선을 놓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액션 배우를 넘어 캐릭터의 입체적인 내면까지 표현해내려는 그녀의 노력이 돋보인 대목이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를 떼고 오롯이 배우로서의 무게감을 증명해낸 이번 작품은 손나은의 연기 인생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사실 손나은은 2011년 데뷔 이후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으나 늘 연기력에 대한 엄격한 잣대에 시달려야 했다. '대행사'에서의 화려한 재벌 3세나 '가족X멜로'에서의 생활력 강한 장녀 등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지만, 발성과 표정 처리에 대한 아쉬움은 늘 숙제로 남았다. 그러나 '김부장'의 정상아는 그녀가 가진 세련된 외모와 트렌디한 감각,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강인함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배역이 되었다.작품의 흥행과 더불어 손나은의 철저한 자기 관리 역시 연일 화제다. 최근 공개된 근황 사진 속 그녀는 슬림하면서도 탄탄한 비율을 자랑하며 비밀 요원 캐릭터에 걸맞은 완벽한 비주얼을 선보였다. 꾸준한 운동으로 다져진 실루엣은 고난도 액션을 소화하는 극 중 모습에 설득력을 더한다. 연기적 성장과 비주얼적 완성도를 동시에 거머쥔 손나은이 소지섭과 함께 '김부장'의 남은 여정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대중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