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 누비는 K2 전차, 페루 심장부 뚫었다

 한국의 지상 전력을 대표하는 K2 흑표 전차와 K808 백호 차륜형 장갑차가 페루 독립기념일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 모습을 드러낸다. 현지 시간으로 29일 오전 리마 시내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페루 군 현대화 사업의 핵심 후보 기종을 국민에게 직접 공개하는 자리다. 이번에 투입되는 장비는 K2 전차 3대와 K808 장갑차 6대로, 페루 국방부의 특별 요청에 따라 한국 정부의 승인을 거쳐 현지에 긴급 반입되었다. 최종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실물을 국가적 행사에 선보이는 것은 페루 정부가 한국산 무기 도입을 사실상 확정 지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페루 정부가 이처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노후화된 지상 전력 교체의 시급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대규모 예산 집행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재 페루 육군은 수십 년 된 구식 전차를 운용하고 있어 현대적인 기갑 전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리마 도심을 누비는 K2 전차의 위용을 직접 확인하게 함으로써 신규 도입의 정당성을 부각하려는 포석이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퍼레이드가 페루 국민이 한국산 첨단 무기의 기동 성능을 처음으로 목격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집중 보도하고 있다.

 


K2 흑표 전차는 120㎜ 활강포와 자동장전장치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화력을 갖췄으며, 특히 유기압식 현수장치를 통해 산악 지형이 많은 페루의 험준한 환경에서도 탁월한 기동성을 발휘할 수 있다. 함께 공개되는 K808 백호 장갑차 역시 8륜 구동의 우수한 험로 주파 능력과 다목적 운용성을 갖춰 국경 경비와 치안 유지 등 페루군이 직면한 다양한 임무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페루 육군은 물론 경찰 전력 강화에도 한국의 장갑차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완제품 수출을 넘어선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에 있다. 현대로템과 페루 국영 방산기업 FAME는 페루 현지에 정비 체계와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고 기술 교육 기반을 마련하는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페루는 자국 방위산업의 자립도를 높이고 중남미 지역의 방산 생산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도 페루를 남미 시장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주변국으로 수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만 이번 퍼레이드 참가가 곧바로 최종 계약 완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로템과 페루 정부는 지난해 말 도입을 위한 총괄합의를 마쳤으나, 구체적인 가격 조건과 납기, 금융 지원 방식 등을 담은 후속 이행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규모 국방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세부적인 조건 조율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국가 최대 행사에 실물을 전진 배치했다는 점에서 양측의 협상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리마 대로를 행진하는 K2와 K808은 한국과 페루 간 방산 동맹의 서막을 알리는 상징물이다. 페루는 한국산 무기를 통해 군의 자부심을 세우고, 현대로템은 남미 대륙에 K-방산의 기술력을 각인시키는 강력한 홍보 효과를 거두게 됐다. 이번 퍼레이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최종 계약까지 순조롭게 이어질 경우, 폴란드에 이어 남미에서도 한국산 전차가 주력으로 자리 잡는 새로운 수출 이정표가 세워질 전망이다.

 

문화포털

태풍 '돌핀' 변수…살인 폭염 열돔 깨뜨릴까

 한반도를 집어삼킨 역대급 가마솥더위가 다음 주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상하층에서 이중으로 공기를 가두는 열돔 현상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기를 덮은 고기압 세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약화하기는커녕 가열된 공기가 팽창하면서 오히려 더욱 견고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아래 강한 일사광선이 쏟아지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극심한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다음 달 초순까지 이어질 이번 폭염의 가장 큰 특징은 주요 위험 지역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한다는 점이다. 현재는 백두대간 동쪽 지역의 기온이 높지만, 8월 4일을 기점으로 지상의 풍향이 서풍에서 동풍으로 바뀌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서쪽 지방의 수은주가 급격히 치솟을 예정이다. 동풍이 산맥을 넘으며 고온 건조해지는 푄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서울의 한낮 기온은 37도까지 치솟으며 올여름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커졌다.기온 분포를 살펴보면 8월 초반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4도에서 27도 사이를 유지하며 극심한 열대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낮 최고기온은 33도에서 39도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대구와 같은 분지 지형은 한 번 유입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특성 탓에 다음 주에도 39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더위가 예고됐다. 반면 동풍의 영향을 직접 받는 강릉이나 부산 등 해안 지역은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겠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을 웃도는 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남부지방은 폭염과 더불어 심각한 가뭄 문제까지 직면한 상태다. 지난 두 달간 부산과 경남 지역의 강수량은 평년 대비 30% 수준에 불과해 1973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적은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장마 기간에도 영남권에는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아 농업용수 부족 등 가뭄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중부지방은 그나마 평년 수준의 강수량을 기록했으나, 남부지방은 고온 건조한 날씨가 장기화되면서 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현재 기압계의 유일한 변수는 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제13호 태풍 '돌핀'의 이동 경로다. 돌핀은 현재 매우 뜨거운 바다 위를 지나며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54미터에 달하는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이 태풍이 8월 4일까지는 서북서진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태풍이 한반도 주변 기압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현재의 견고한 열돔 체제가 흔들릴지, 아니면 오히려 열기를 더 불어넣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기상청은 최소 다음 주말까지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되는 만큼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낮 시간대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 폭염 대비 행동 요령을 준수해야 한다. 농가와 산업 현장에서도 고온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태풍 돌핀의 북상에 따른 기압계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실시간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며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