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쳐서 유럽으로, 모로코 19명 익사 참변

 북아프리카 해안에 위치한 스페인 자치시 세우타가 모로코로부터 밀려든 수만 명의 이주민으로 인해 통제 불능의 혼란에 빠졌다. 현지시간 30일을 기점으로 폭증한 이번 월경 사태는 단 하루 만에 약 4만 9,000명의 이주민이 국경을 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지브롤터 해협의 거친 물살을 맨몸으로 헤엄치거나 튜브와 오리발에 의존해 해변으로 상륙하는 위험천만한 시도가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19명이 목숨을 잃는 참변이 발생했다. 세우타 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사태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매 분당 약 200명이 국경을 넘어 도착할 정도로 상황이 긴박했다.

 

세우타는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하면서도 스페인 영토에 속해 있어 오래전부터 유럽행을 꿈꾸는 이주민들의 주요 통로로 이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단기간에 수만 명이 몰려든 것은 극히 이례적인 현상으로, 도시 전체가 마비 상태에 직면했다. 이미 수용 센터는 포화 상태를 넘어섰으며, 거처를 찾지 못한 수백 명의 이주민이 거리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치안 유지와 국경 통제를 위해 군부대를 현장에 급파하는 등 초강수 대응에 나섰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최근 스페인 대법원이 내린 이민 관련 판결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법원은 해상을 통해 입국을 시도하는 이민자의 경우, 즉각 추방하는 기존의 '국경 거부 제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대신 난민 신청 등 법적 절차를 거쳐 추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인도적 원칙을 강조했다. 스페인 정부 내에서는 범죄 조직과 마피아가 이러한 법적 허점을 악용해 대규모 이주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정치적 보복 가능성도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최근 알제리와 외교 관계를 개선하며 밀착 행보를 보이자, 알제리의 숙적인 모로코가 의도적으로 국경 단속을 푼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낸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알제리를 방문해 새로운 외교 국면을 선언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대규모 월경이 발생했다는 점은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즉, 모로코 정부가 자국민의 불법 이민 시도를 외교적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유럽 내부의 정치적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평소 이민자 문제에 온건한 태도를 보여온 산체스 총리는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외에서 거센 퇴진 압박과 정책 수정 요구를 받고 있다. 특히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주민들이 스페인을 거쳐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며, 스페인을 유럽 내 자유 통행 조약인 셍겐조약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스페인 정부에 커다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며 외교적 고립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가적 위기 상황에 즉각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으나, 현장의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군부대의 투입으로 물리적인 국경 통제는 강화되었지만, 이미 진입한 수만 명의 이주민 처리를 두고 법적 절차와 인도주의적 가치 사이에서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세우타 사태가 유럽의 이민 정책과 북아프리카 외교 지형에 어떤 장기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며 스페인 정부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문화포털

이케아, AI 도입에도 해고 0명 비결은?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진화로 인해 콜센터 상담원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가구 기업 이케아가 보여준 행보가 노동 시장의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케아는 AI 챗봇 '빌리'를 도입해 단순 문의 업무의 절반을 자동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해고도 단행하지 않았다. 대신 회사는 일감이 줄어든 8,500명의 상담원을 고부가가치 서비스 인력으로 전환하는 과감한 실험을 선택했다.이케아를 운영하는 잉카그룹은 상담원들이 수년간 쌓아온 고객 응대 노하우를 버리는 대신, 여기에 전문적인 인테리어 설계 역량을 덧입혔다. 기존의 콜센터 직원들은 재교육 과정을 거쳐 '원격 인테리어 디자인 어드바이저'라는 새로운 직군으로 거듭났다. 이는 기술이 인간의 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더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활용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회사가 이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데이터에 기반한 치밀한 분석이 있었다. 챗봇이 해결하지 못한 나머지 절반의 고객 요구를 살펴본 결과, 단순한 제품 정보 확인이 아닌 공간 배치나 스타일링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 수요가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케아는 이를 놓치지 않고 원격 상담이라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으며, 재배치된 직원들은 2022년 한 해에만 약 2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이러한 기업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스웨덴 특유의 강력한 고용 안전망 시스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스웨덴은 2022년 고용보호법 개정을 통해 노동자가 새로운 기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전직 학습 지원금' 제도를 강화했다. 해고된 이들은 물론 재직자들까지도 새로운 역량을 배우고자 할 때 국가가 기존 임금의 최대 80%를 1년 가까이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이는 개인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 없이 직업 전환을 시도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특히 재직자들이 교육을 받을 때 회사의 허락을 구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스웨덴 노동 제도의 유연성을 잘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해고를 어렵게 만드는 규제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노동자가 언제든 다른 직장으로 옮겨갈 수 있는 실질적인 능력을 갖추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은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고, 노동자는 교육을 통해 고용 경쟁력을 유지하는 상생의 구조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결과다.국내 전문가들은 AI가 노동 시장의 질서를 재편하는 현시점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도 이와 같은 유연한 대응 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술 도입에 따른 일시적인 고용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재훈련 의지와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결합된 통합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AI 전환기를 위기가 아닌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