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뚝 떨어진 민주 경선, 당심은 어디로?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리더십을 결정짓는 8·17 전당대회가 첫 주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후보가 1승 1패를 나눠 가지며 예측 불허의 승부를 예고했다. 양측의 누적 득표율 차이가 소수점 단위의 초박빙 양상을 보이면서, 당내에서는 최대 승부처인 호남 지역 경선이 열리는 이달 중순까지 피 말리는 접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경선 초기 지표들이 당초 정치권의 예상을 크게 빗나가면서 각 캠프는 득실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예상을 하회한 투표율이다. 충청과 영남권을 아우른 1주차 경선 투표율은 46.5%에 그쳐, 전년도 동일 지역 경선 당시 기록했던 58.2%보다 1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당원 수가 150만 명 시대로 접어들며 외연은 확장됐으나, 실제 투표에 참여하는 열기는 오히려 식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후보 간의 과도한 비방전에 실망한 당원들이 투표를 포기했거나, 지방선거 이후 활동이 뜸해진 허수 당원이 늘어난 결과라는 해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투표율과 후보별 유리함의 상관관계도 기존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통상 결집력이 강한 강성 지지층을 보유한 정 후보가 낮은 투표율에서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 정 후보는 이번 주 경선 중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부산에서 승기를 잡은 반면, 김 후보는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충청권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는 조직력에 기반한 투표보다 일반 당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 후보 측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일반 당원들의 민심이 조직표를 압도한 당연한 귀결이라며 고무된 분위기다. 반면 김 후보 캠프는 지역적 특수성에 주목하며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부산과 울산 등 영남권이 전통적으로 특정 계파의 색채가 짙은 지역인 만큼, 투표율 수치 자체보다는 지역 정서가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논리다. 이들은 향후 수도권과 호남 경선에서는 조직의 안정감을 선호하는 당심이 김 후보에게 쏠릴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제3의 후보인 송영길 후보의 득표력 변화가 정 후보의 약진으로 이어진 점도 흥미로운 변수다. 송 후보가 한 자릿수 득표율에 머문 지역마다 정 후보가 김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서는 현상이 반복됐다. 이는 친명계 표심이 분산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송 후보의 이탈표가 김 후보가 아닌 정 후보에게 흡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약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2순위 투표까지 넘어갈 경우, 송 후보 지지층의 향배가 최종 승자를 결정짓는 캐스팅보트가 될 전망이다.

 

각 후보 진영은 이제 당의 심장부인 호남 대전을 앞두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김 후보 측은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결국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할 본인에게 향할 것이라 주장하는 반면, 정 후보 측은 당원 주권주의를 앞세워 호남에서도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1%p 미만의 격차로 시작된 이들의 혈투는 결국 누가 더 많은 부동층의 투표를 끌어내느냐에 따라 8월 17일 전당대회장에서 최종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문화포털

사이렌 울리던 ‘가짜 구급차’, 이제 GPS로 딱 걸린다

 민간구급차의 운행 관리가 크게 달라진다. 그동안 일부 차량이 응급환자 이송과 무관하게 사이렌을 켜고 도로를 달리는 이른바 ‘가짜 구급차’ 논란이 반복됐지만, 앞으로는 차량 위치와 운행 경로가 실시간으로 관리된다. 119 구급차가 아니더라도 실제 응급 이송 차량인지 확인할 수 있는 감시 체계가 강화되는 셈이다.보건복지부는 14일 민간구급차의 GPS 기반 운행정보를 구급차기록관리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전송하도록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공포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이번 제도 시행으로 응급환자이송업자와 구급차를 운용하는 관련 기관은 각 차량의 운행기록장치에서 수집되는 정보를 중앙 시스템으로 보내야 한다. 민간구급차의 위치, 이동 경로, 운행 시간 등이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운영하는 구급차기록관리시스템에 축적된다.복지부가 제도 개선에 나선 배경에는 민간구급차에 대한 시민 불신이 있다. 일부 민간구급차가 실제 환자 이송이 아닌 사적 목적이나 편의상 운행에 사이렌과 경광등을 사용한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민 입장에서는 도로에서 구급차가 접근할 때 진짜 응급 상황인지 알기 어렵고, 이런 사례가 반복될수록 전체 구급차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기존 관리 방식에는 한계가 뚜렷했다. 부적절한 운행이 의심돼도 차량에 저장된 GPS 기록과 운행일지, 관련 서류를 사후에 대조해야 했다. 단속과 확인이 늦어질 수밖에 없고, 운행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도 어려웠다.앞으로는 실시간 운행정보를 바탕으로 관리 당국이 민간구급차의 움직임을 보다 촘촘히 확인할 수 있다. 수집된 자료는 운행의 적정성을 판단하고, 지방자치단체가 현장 점검이나 행정처분 여부를 검토하는 데 활용된다. 단순히 기록을 보관하는 수준을 넘어, 구급차 운행을 상시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다만 당장 모든 부적절 운행을 자동으로 걸러내는 단계는 아니다. 현재는 각 구급차의 운행정보를 수집하고 축적하는 과정이다. 복지부는 2027년부터 이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운행이 의심되는 사례를 시스템이 자동으로 탐지하고 관계 기관에 알리는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자동 탐지 기능이 가동되면 응급환자 이송과 관련 없는 장거리 운행, 반복적인 우회 운행, 비정상적인 시간대 운행 등 의심 사례를 보다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민간구급차의 불법·편법 운행을 줄이고, 실제 응급 상황에서 구급차가 더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이중규 보건복지부 공공의료정책관은 “구급차 운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가짜 구급차에 대한 감독 실효성을 높이고, 앞으로도 시스템 기능을 계속 보완해 부적절한 운행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조치가 정착되면 민간구급차를 바라보는 시민 인식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사이렌을 울리는 차량을 두고 ‘진짜 응급 상황이 맞느냐’는 의심이 줄어들고, 도로 위 양보 문화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민간구급차 운행의 투명성이 높아지는 만큼, 응급의료 체계 전반의 신뢰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