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37도 폭염에도 경로당 안 가, 왜?

 연일 37도를 넘나드는 극한의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정부가 마련한 노인 무더위 쉼터는 정작 주인 없는 빈방으로 남겨져 있다. 폭염 취약계층인 고령층 상당수가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경로당을 마다하고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공원 그늘이나 저렴한 식당가를 전전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노인들은 시원한 실내 공간이 주는 안락함보다 그 안에서 겪어야 하는 심리적 불편함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종로구의 상징인 탑골공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더위를 피하려는 노인 수백 명이 모여들었다. 지자체에서 경로당 이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곳을 찾은 이들은 경로당 특유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경로당의 특성상 기존 이용자들 사이에 형성된 보이지 않는 장벽이 신규 방문객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텃세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낯선 이의 등장을 경계하는 시선 속에서 굳이 눈치를 보며 머물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경로당 내부의 엄격한 서열 문화 역시 노인들을 밖으로 내모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나이와 거주 기간을 기준으로 형과 동생을 따지며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분위기는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차라리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 틈에서 부채질하며 앉아 있는 것이 정신적으로는 훨씬 편안하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이유로 노인들은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도 익명의 자유가 보장된 공원 벤치를 선택하고 있다.

 

실내 쉼터를 찾는 이들도 경로당 대신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단돈 몇 천 원으로 시원한 음료 한 잔을 주문하면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한두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심의 대형 매장들은 이미 노인들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피서지로 입소문이 난 상태다. 집안의 냉방비 부담을 덜기 위해 밖으로 나왔지만, 공공시설이 제공하는 복지 혜택이 정서적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민간 영역으로 밀려나는 셈이다.

 


지방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여 주거 환경이 취약한 쪽방촌 노인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부산의 산복마을 등 노인 밀집 지역에서는 좁고 더운 방안을 피해 골목길 담벼락 밑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노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자체가 무더위 쉼터를 운영 중이라고 홍보하고는 있지만, 이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에게는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심리적 거리감이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현재의 무더위 쉼터 정책이 하드웨어적인 냉방 지원에만 치중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기존 이용자들의 텃세를 방지하고 누구나 거부감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 인력을 배치하거나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등 세심한 운영 묘미가 절실하다는 제언이다. 단순히 문을 열어두는 것을 넘어, 소외된 노인들이 폭염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서적 접근성을 높이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문화포털

키스 오브 라이프, 성숙해진 여름으로 컴백

 실력파 4인조 걸그룹 키스 오브 라이프가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한층 더 달굴 새로운 싱글 '스웨트'를 들고 가요계에 전격 컴백했다. 이번 신곡은 지난해 여름을 강타했던 청량한 분위기의 '스티키'와는 결을 달리하는 곡으로, 석양 아래 타오르는 정열과 성숙한 매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멤버들은 이번 활동을 통해 단순한 인기 그룹을 넘어 독보적인 음악적 정체성을 지닌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타이틀곡 '스웨트'는 아프로비트의 이국적인 리듬 위에 라틴 감성과 현대적인 일렉트로닉 팝 요소를 조화롭게 버무린 곡이다. 멤버 벨은 퍼포먼스에 강점이 있는 팀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르라며 곡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함께 수록된 '왓' 역시 강렬한 EDM 사운드를 바탕으로 이들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담아내며 싱글의 완성도를 높였다.곡 제목인 '스웨트'는 여름의 무더위뿐만 아니라 무대 위 완벽한 모습을 위해 뒤에서 흘린 멤버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상징한다. 타인에게 자신의 고통이나 노력을 굳이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당당하게 나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가사에 녹여냈다. 쥴리는 불완전함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듣는 이들에게 위로와 힘을 전하고 싶었다고 곡의 의미를 설명했다.안무 구성 또한 역대급 난이도를 자랑한다. 땀을 닦아내는 듯한 직관적인 동작부터 골반을 활용한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멤버들조차 지금까지의 활동 중 가장 체력 소모가 크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석양 아래 모래사장에서 맨발로 춤을 추는 파격적인 연출을 시도해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했다. 이들은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를 경우 팬들을 위해 맨발 퍼포먼스를 선보이겠다는 이색 공약까지 내걸었다.데뷔 초 '중소 기획사의 기적'이라 불리며 주목받았던 이들은 이제 그 이상의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수상으로 증명된 탄탄한 가창력과 작곡 능력은 이들이 단순한 퍼포먼스 그룹이 아님을 보여준다. 특히 가수 심신의 딸로도 잘 알려진 벨은 아버지의 음악적 조언을 자양분 삼아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키스 오브 라이프는 이번 활동의 핵심 키워드로 건강미와 여전사 같은 강인함을 꼽았다. 유행을 쫓기보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야말로 팀을 유지하는 원동력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한층 깊어진 감성과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을 앞세운 이들이 올여름 가요계에 다시 한번 어떤 기적 같은 기록을 써 내려갈지 전 세계 K팝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