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이후 최대 작전? 영국 '요새 작전' 논란

 영국 내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이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 해군을 투입, 프랑스 해안에 이민자들을 강제로 하선시키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개혁당은 프랑스 정부가 송환 협조를 거부할 경우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이민자들을 출발지로 돌려보내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사실상 인접국의 영토에 병력을 상륙시키겠다는 선언과 다름없어, 도버 해협을 사이에 둔 양국 간의 외교적 갈등이 군사적 긴장감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지아 유수프 영국개혁당 내무 담당 대변인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집권 시 '요새 작전'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의 핵심은 통합 감시 사령부를 창설해 영국 해협을 세계에서 가장 철저한 해상 국경으로 만드는 것이다. 유수프 대변인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으려는 모든 선박을 군대가 차단할 것이며, 단 한 명의 불법 이민자도 영국 땅을 밟지 못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작전이 2차 세계대전 이후 해협에서 벌어지는 최대 규모의 군사 행동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혁당의 구상은 프랑스 당국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위협적이다. 유수프 대변인은 프랑스가 이민자 인계를 거부한다면 영국 해병대가 직접 이민자들을 프랑스 해변에 하선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스페인이 군을 동원해 모로코 이민자들을 밀어낸 사례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이나, 주권 국가인 프랑스의 해안에 군을 투입한다는 발상은 국제법적으로 심각한 결례이자 도발로 간주될 소지가 다분하다.

 

프랑스 정부는 즉각 분노를 표출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번 계획이 자국의 주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이며, 해양법을 포함한 각종 국제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전직 영국 해군 지휘관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해군 투입이 불법 이민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을뿐더러, 동맹국인 프랑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안에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행위는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양국은 그동안 고무보트를 이용해 해협을 건너는 이민자 방치 문제를 두고 오랜 시간 대립해왔다. 영국은 프랑스의 단속 미비를 탓해왔고, 프랑스는 광활한 해안선을 완벽히 봉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맞서왔다. 지난해 양국은 이민자 송환을 위한 협정을 체결하며 돌파구를 찾는 듯했으나, 실제 송환되는 인원보다 새로 유입되는 난민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협정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개혁당의 이번 공약은 이민자 문제에 지친 영국 내 여론을 자극하며 정치적 지지세를 결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가 간의 주권 존중이라는 기본 원칙을 무시한 군사적 접근 방식은 국제 사회의 거센 비난에 직면해 있다. 인도주의적 가치와 국경 봉쇄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가운데, 영국 해군 투입이라는 극단적인 카드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화포털

K컬처 300조 시대…법은 여전히 아날로그 수준

 한국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수조 원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체계는 여전히 30년 전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가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단일 시즌 제작비가 1,000억 원을 상회하는 시대가 왔음에도, 국내 관련 법령은 영화와 방송을 엄격히 구분하던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괴리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국내 콘텐츠 시장의 규모는 이미 150조 원을 넘어섰으며, 방송 영상 산업 역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하나의 지식재산권(IP)이 게임, 영화, 굿즈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며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해외의 유명 캐릭터나 소설 IP가 수십 년간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한국의 콘텐츠 역시 글로벌 플랫폼의 투자 확대와 맞물려 국가 핵심 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를 규율할 법안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존재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시절에 멈춰 있다.현행 법체계는 영화법과 방송법 등으로 파편화되어 있어, 동일한 플랫폼에서 소비되는 드라마와 영화를 각기 다른 잣대로 규제하는 모순을 낳고 있다. 특히 콘텐츠 유통의 핵심 주체로 부상한 OTT를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이 미비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19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반에 제정된 낡은 법들이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중심의 산업 재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장에서는 정책적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전문가들은 이제 영화와 방송의 경계를 허물고 콘텐츠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로 바라보는 통합적인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수한 지식재산권을 발굴하는 단계부터 이를 다양한 매체로 확산시키고 수익을 보호하는 생애주기 전반에 대한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순히 유통 방식의 차이에 매몰되어 산업을 쪼개어 규제하기보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P 중심의 진흥 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법적 토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이미 유럽연합 등 해외 주요국들은 방송과 주문형 서비스를 아우르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을 도입해 변화한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영상진흥기본법 전부개정안이나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제정안 등 통합법 마련을 위한 입법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부처 간 주도권 다툼과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으로 인해 제도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결국 K-콘텐츠의 미래는 낡은 규제의 틀을 얼마나 신속하게 혁신하느냐에 달려 있다. 유형의 영상물 개념을 넘어 무형의 디지털 콘텐츠까지 포괄하는 유연한 법적 정의와 함께, 제작사와 플랫폼이 상생할 수 있는 공정한 수익 배분 구조가 확립되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산업 현장의 변화를 반영한 통합법 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입법 논의가 한국 문화 산업의 제2의 도약을 이끄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