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보다 무서운 인건비…자영업자들 법정 투쟁

 기록적인 폭염이 한반도를 덮친 가운데 생계의 최전선에 있는 소상공인들이 가혹한 경영 환경과 인건비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서울 시내 주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상인들은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서도 냉방기조차 마음 편히 가동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하루 매출이 불과 몇천 원에 그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아르바이트생 고용은커녕 본인의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영세 사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인들은 치솟는 전기요금과 물가 탓에 폭염보다 더 무서운 경제적 압박을 호소하고 있다. 제품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에어컨만 가동하거나, 왕복 수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직접 오가며 1인 운영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하루 종일 땀을 흘리며 번 돈이 퇴근길 식사 한 끼와 최소한의 휴식 비용으로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구조 속에서, 저축은커녕 내일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고용노동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3.7% 인상된 시간당 1만 700원으로 최종 확정하자 소상공인 단체들은 즉각 집단 행동에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결정이 현장의 고통을 외면한 탁상행정의 결과라며 법원에 최저임금 고시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이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과 위헌법률심판 제청까지 신청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8년 만의 일로, 그만큼 자영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이 한계치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자영업계는 올해 상반기에만 60만 건이 넘는 폐업 신고가 접수된 통계 수치를 근거로 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반기 기준 역대 최다 기록으로, 소상공인들이 더 이상 인건비 인상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인건비 상승은 결국 고용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서비스 질 저하와 매출 감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지역 상권 전체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깊다.

 


노동계와 정부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최소한의 인상이라는 입장이지만, 지불 능력이 상실된 소상공인들에게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특히 업종별 차등 적용 등 소상공인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보완책이 이번에도 반영되지 않으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현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잃고 오히려 영세 사업자와 저임금 노동자 모두를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법정으로 향한 최저임금 논쟁은 향후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들은 단순한 임금 수준의 문제를 넘어 생존권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내세워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방침이다. 유례없는 폭염 속에서 시작된 이번 법적 다툼은 디지털 전환과 고비용 구조 속에 놓인 대한민국 자영업 생태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숙제를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다.

 

문화포털

이용객 불안 vs 생존권, 공항 노숙인 딜레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기록적인 폭염을 피해 공항 터미널 내부로 모여든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강제 퇴거 절차에 착수하며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 측은 최근 공항 시설 내 노숙 행위를 금지하는 안내문과 함께 법적 처벌 가능성을 명시한 퇴거명령서를 상주 노숙인들의 소지품에 부착하기 시작했다. 공항이라는 특수 시설의 안전과 이용객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인권단체들은 생존의 기로에 선 이들을 사지로 내모는 가혹한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퇴거명령서에는 공항시설법 위반 시 벌금이나 구류 등 형사처벌은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가 담겼다. 이에 대해 홈리스행동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행정 절차상 필요한 최소한의 이행 기간조차 지키지 않은 졸속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살인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공시설이 지녀야 할 최후의 보루 역할을 포기한 채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으로 약자들을 쫓아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속한 중단을 촉구했다.공항공사가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공항 이용객들의 끊이지 않는 민원이 자리 잡고 있다. 교통센터와 여객터미널 인근에 노숙인이 상주하면서 불안감과 불쾌감을 느낀다는 이용객들의 불만이 올해 들어서만 수십 건 넘게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노숙인과의 마찰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단순한 계도를 넘어선 실효성 있는 격리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인권단체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이 노숙인 보호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지자체에도 있다고 지적한다. 인천시가 오랫동안 거리 노숙인을 위한 공적 지원 시스템 마련을 방치해온 결과, 폭염을 피할 곳 없는 이들이 공항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공항공사 역시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하여 시설 입소나 임시 거처 마련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퇴거라는 극단적인 수단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현재 인천공항 내에는 약 16명의 노숙인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공사 측은 그동안 여러 차례 시설 입소를 권유했으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강제 집행에 따른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일단은 계도 차원의 명령서 부착에 집중하고 있지만, 여론의 향방에 따라 향후 조치의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 관계자는 지자체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뚜렷한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오는 12일 인천공항 현장에서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고 퇴거 조치의 부당함을 알릴 계획이다. 폭염이라는 기후 위기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방식이 우리 사회의 인권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공항 이용객의 권리와 노숙인의 생존권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와 공항공사가 내놓을 최종적인 타협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