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담보대출로 버틴 8년… '나혼렙 아이스' 대박 비결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 특설 무대가 환호와 열기로 가득 찼다. 암전이 걷히고 주인공 성진우로 분한 차준환이 은반 위에 등장하자 1,000여 명의 관객은 비명에 가까운 함성을 쏟아냈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아이스 뮤지컬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는 글로벌 조회수 143억 회에 달하는 원작의 방대한 서사를 얼음 위에서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국가대표 출신 피겨 선수들이 고난도 안무와 액션을 선보이며 노래와 연기를 병행하는 이 무대는 한국 공연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공연의 탄생 뒤에는 라이브 아레나 송동일 대표의 눈물겨운 집념이 있었다. 2018년 창립 이후 유휴 빙상장을 활용해 스토리텔링이 있는 쇼를 제작해왔으나, 낮은 인지도 탓에 집 담보대출로 버텨야 했던 고난의 시간이 길었다. 아내의 만류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송 대표는 차준환이라는 최적의 카드를 영입하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120명의 스태프와 함께 자신감을 얻은 그는 이제 아이돌 그룹처럼 전 세계를 도는 글로벌 투어를 1차 목표로 삼고 K-아이스 쇼의 브랜드화를 꿈꾸고 있다.

 


미끄러운 빙판 위에서 서사를 전달하는 작업은 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스케이팅과 연기를 동시에 해낼 배우를 찾기 어렵고, 무대 설비 또한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한 주인공이 바로 차준환이었다. 그는 최약체 헌터에서 최강의 존재로 성장하는 성진우 역을 맡아 직접 안무를 짜겠다는 열정을 보였다. 동계올림픽 이후 휴식 대신 연습실을 택한 그의 의지는 빙판 위에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섬세한 감정 연기로 승화되어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차준환은 단순히 스케이팅 동작을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지독한 연습 끝에 라이브 독창까지 소화하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더블과 트리플 점프는 물론, 몸을 뒤로 젖혀 활주하는 '레이백 이나 바우어' 등 피겨의 정수를 무대 곳곳에 배치해 예술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김예림 선수가 차해인 역으로 가세해 깔끔한 점프와 고공 와이어 액션을 선보이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120분간 이어지는 공연은 스포츠와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몰입감을 선사한다.

 


송 대표는 한국 피겨 선수들이 가진 독보적인 장점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국내 상설 공연장 건립이라는 원대한 꿈을 가진 그는 이번 공연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하나의 문화 브랜드로 정착하기를 바라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리 선수들의 기량에 대중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아이스 뮤지컬은 한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수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공연은 올여름 가장 시원하고도 뜨거운 문화적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공연의 성공은 원작 IP의 힘과 스타 플레이어의 헌신, 그리고 제작자의 끈기가 삼박자를 이룬 결과물이다. 몬스터를 물리치며 레벨업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어쩌면 척박한 국내 아이스 쇼 환경을 개척해온 제작진의 모습과 닮아 있다. 목동 아이스링크를 가득 채운 관객들의 박수는 단순히 화려한 기술에 대한 찬사를 넘어, 새로운 장르를 향한 용기 있는 도전에 보내는 응원이다. '나혼렙 온 아이스'는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활주를 시작했다.

 

문화포털

“금리 안 내리면 무역 중단”…트럼프 압박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을 향한 압박 수위를 다시 높였다. 이번에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경우 미국이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국가들과의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고용 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들과의 교역을 끊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이번 발언은 오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온 것이다. 최근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약해지자 연준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국가가 어느 곳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을 거론하며 연준 이사회를 향한 메시지도 내놨다. 그는 새로운 지도부를 맞은 연준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번에는 애국자가 돼야 한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높은 금리가 미국에 매우 불공정한 불이익을 안기고 있으며 자신은 이를 그대로 두지 않겠다는 주장도 이어갔다.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교역 중단 발언을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조치라기보다는 강한 압박성 발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거시경제와 중앙은행을 분석하는 에버코어 ISI 분석팀은 보고서를 통해 시장이 사실상 해당 게시물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나 채권 금리, 주가, 달러 가치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미 CNBC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강도 높게 평가했다. 미국이 주요 교역국을 포함해 수십개 국가와의 무역에서 상당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적자를 보는 국가와의 교역을 중단하겠다는 위협은 극단적인 내용이라는 설명이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이 미국 경제에 불필요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저스틴 울퍼스 미시간대 공공정책·경제학 교수는 SNS를 통해 미국이 이날 좋은 고용 지표를 받았음에도 대통령이 이에 대해 매우 우려스러운 방식으로 반응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때문에 오히려 미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더욱 걱정하게 됐다고 밝혔다.실제 미국의 최근 고용 상황은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16만2000명 증가하며 최근 5개월 가운데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개선되면서 연준이 금리를 낮추기보다 인상할 가능성까지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일(한국시간) 기준 시장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약 59.4%로 반영하고 있다. 고용 호조가 이어지면서 금리 방향을 둘러싼 시장의 전망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의 재임 기간에도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왔다. 이후 워시 의장을 새 수장으로 앉힌 직후에는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번에는 연준 이사들의 해임을 시도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무역을 수단으로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무역적자 국가와의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발언과 연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