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cm 모자란 스플래시 히트, 이정후 3할 복귀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고의 장타력을 과시하며 현지 중계진과 팬들을 동시에 열광시켰다. 11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경기에서 이정후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롭게 쓰는 시즌 9호 아치를 그려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타구의 궤적이었다.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긴 공이 매코비만 바다로 직접 향하는 듯한 장관을 연출하자 관중석에서는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현지 중계석의 반응은 감탄을 넘어 안타까움으로 가득 찼다. 타구가 바다에 빠지는 이른바 '스플래시 히트'가 되기까지 불과 30cm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중계진은 타구가 난간을 맞고 구장 안으로 튀어 오르자 마치 자기 일처럼 아쉬워하며 "이건 무조건 물에 빠졌어야 하는 타구"라고 소리를 높였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상 단 109번밖에 나오지 않은 진귀한 기록이자 한국인 타자 최초의 대기록이 간발의 차로 무산된 순간이었다.

 


이날 이정후의 홈런은 상대 선발 헤이든 웨스네스키의 완벽한 투구를 힘으로 이겨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몸쪽 깊숙이 파고든 시속 149km의 빠른 공을 팔꿈치를 굽히며 완벽한 배트 중심에 맞혀낸 기술적 타격은 거포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대형 홈런을 만들어냈다. 현지 캐스터는 이정후의 스윙을 두고 리그 최고의 슬러거인 요르단 알바레스와 비교하며, 그가 단순한 교타자를 넘어 파워까지 겸비한 완성형 타자로 진화했음을 강조했다.

 

기록적인 측면에서도 이정후는 커리어 하이 시즌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기록한 8개의 홈런을 시즌 중반에 이미 넘어서며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눈앞에 뒀다. 부상으로 신음했던 데뷔 첫해의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내고 풀타임 메이저리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날 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율을 다시 0.300으로 끌어올린 점은 그가 리그 정상급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팀의 역전패는 이정후의 활약에 유일한 옥에 티로 남았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 초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승부치기 끝에 휴스턴에 3-6으로 무릎을 꿇으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정후는 연장 10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이정후가 보여준 압도적인 타구 속도와 비거리는 침체된 팀 분위기 속에서 팬들에게 유일한 위안거리가 되었다.

 

이제 관심은 이정후의 한국인 1호 '스플래시 히트' 달성 여부에 쏠리고 있다. 오라클 파크의 명물인 매코비만으로 공을 보내는 것은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에게 최고의 영예로 통한다. 비록 이번에는 난간에 가로막혔지만, 타구 속도 170km에 달하는 이정후의 매서운 타격 페이스라면 머지않아 바다를 가르는 홈런포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정후는 다시 한번 3할 타율을 발판 삼아 팀의 연패 탈출과 개인 기록 경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문화포털

올해 태풍 17개, 한국 상륙은 0개…가뭄 속 태풍 경로 왜 일본으로 틀어지나

 제15호 태풍 찬홈이 일본 열도를 지나며 세력이 약해진 뒤 동해상에서 소멸했다. 찬홈이 남긴 비구름의 영향으로 동해안과 경남 일부 지역에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남부지방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강수량이 부족할 전망이다. 뒤이어 발생한 제17호 태풍 낭카 역시 일본 해상을 향해 이동하고 있어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게 관측되고 있다.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찬홈은 12일 오전 9시 일본 오사카 북쪽 약 140㎞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며 태풍의 구조를 잃었습니다. 중심 부근의 강한 바람과 뚜렷한 소용돌이 형태가 사라지면서 찬홈은 더 이상 태풍으로 분류되지 않게 됐다.다만 찬홈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해서 날씨 영향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태풍이 끌어올린 수증기와 남은 비구름대가 동해상과 남동부 지역에 영향을 주면서 13일부터 경남 비와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예상 강수량은 대체로 10~40㎜ 수준으로 전망된다. 일부 지역에는 짧은 시간 비가 내릴 수 있지만, 가뭄을 실질적으로 완화할 정도의 많은 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내륙 지역에서는 무더위 속 소나기 가능성도 있다.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낮 동안 기온이 오르는 지역을 중심으로 갑작스러운 소나기 구름이 발달할 수 있다. 다만 소나기는 지역별 편차가 커 어느 곳에는 비교적 강하게 내리고, 인근 지역에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농업용수 부족과 저수율 저하가 이어지는 남부지방의 가뭄 상황을 단번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찬홈에 이어 제17호 태풍 낭카도 발생해 북상하고 있다. 낭카는 12일 오전 9시 괌 북서쪽 약 97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뒤 일본 도쿄 남동쪽 해상을 향해 북동진하고 있다. 현재 낭카는 비교적 약한 세력인 ‘강도 1’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상청이 제시한 예상 경로상 한반도와는 상당히 떨어진 해상을 지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낭카가 국내에 직접적인 비바람 피해를 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올해는 태풍 발생 수 자체가 평년보다 많은 편이다. 현재까지 발생한 태풍은 모두 17개 태풍 발생으로, 평년 기준 1월부터 8월까지 발생하는 태풍 수인 13.5개를 이미 넘어섰다. 그러나 태풍이 많이 생겼음에도 국내에 상륙한 태풍은 아직 없다. 8월 초 이후 잇따라 발생한 태풍들이 한반도보다는 일본 방향이나 먼 해상으로 이동하면서, 국내에는 직접적인 태풍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태풍들이 한국을 비켜가는 배경에는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자리하고 있다. 올해 여름 폭염을 키운 북태평양고기압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확장하면서 한반도 주변을 덮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고기압성 흐름까지 더해지며 태풍이 북상할 수 있는 통로가 좁아졌다. 이른바 태풍의 길이 고기압 장벽에 막히면서 태풍이 한반도로 곧장 올라오지 못하고 일본 쪽으로 방향을 틀거나 먼바다로 빠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태풍은 강풍과 폭우로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기상 현상이지만, 동시에 여름철 가뭄 해소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남부지방처럼 장기간 비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태풍이나 열대성 저기압이 몰고 오는 수증기가 저수지와 하천 수량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올해 태풍들은 국내에 직접 비를 뿌리지 못했고, 남부지방의 가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이번 찬홈 역시 동해안과 일부 남동부 지역에 비구름을 남기는 데 그쳤다. 경남 등에 10~40㎜ 안팎의 비가 예보됐지만, 누적된 강수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양이다. 특히 농업 현장에서는 농업용수 부족과 저수율 저하, 과수 생육, 밭작물 피해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국지성 소나기가 내리더라도 강수 지역이 제한적이면 체감되는 가뭄 완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문제는 앞으로의 태풍 전망이다. 올해 태풍 발생 수와 강도가 예년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주는 강한 태풍이 뒤늦게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태풍 활동은 6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며, 8월과 9월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자주 나타나는 시기다. 현재까지는 고기압 영향으로 태풍이 비켜가고 있지만, 계절이 바뀌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와 세력이 달라지면 태풍 경로도 변화할 수 있다.기상 전문가들은 당분간 태풍 낭카의 이동 경로와 함께 북태평양고기압의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태풍이 한반도를 비켜가면 폭염과 가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반대로 강한 태풍이 방향을 틀어 접근하면 집중호우와 강풍 피해가 우려된다. 결국 올해 하반기 날씨의 핵심 변수는 태풍이 어디로 향하느냐와 한반도 주변 고기압이 얼마나 버티느냐에 달려 있다.제15호 태풍 찬홈은 사라졌지만, 그 여파와 함께 남부지방 가뭄, 동해안 비, 제17호 태풍 낭카의 진로,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여부는 계속 주목해야 할 기상 이슈로 남아 있다. 태풍이 오지 않아도 가뭄 피해가 커질 수 있고, 태풍이 오면 재난 피해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앞으로의 기상 변화에 대한 세심한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