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폄훼' 이진숙 침묵, 국힘의 거대한 퇴행

 국민의힘이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보다도 후퇴한 역사 인식과 징계 잣대를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최근 이진숙 의원이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취지의 포럼을 강행했으나, 당 차원의 징계 논의는 사실상 멈춰 선 상태다. 이는 7년 전 유사한 논란이 발생했을 때 즉각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징계 절차에 착수했던 과거의 대응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국회에서 열린 포럼의 내용과 이 의원의 태도에 있다. 해당 행사에서는 5·18을 '소요 사태'로 규정하거나 특정 지역의 고립을 주장하는 극단적인 발언들이 쏟아졌다. 이 의원 역시 5·18의 성역화를 문제 삼으며 이러한 흐름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는 이를 단순한 '학술행사'로 치부하며 징계 가능성을 일축해 논란을 키웠다.

 


과거 2019년 자유한국당은 지만원 씨를 초청해 5·18 북한군 개입설을 퍼뜨린 의원들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징계 절차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당시 지도부는 보수 가치에 반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제명과 당원권 정지 등의 조치를 내렸다. 반면 현재의 지도부는 당원 3,700여 명이 직접 제소장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당내에서는 징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윤리위원회는 최근 비당권파 의원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속전속결로 회의를 열어 중징계를 내리는 등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하지만 이진숙 의원의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서는 독립기구라는 핑계 뒤에 숨어 심의 대상조차 올리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는 윤리위가 특정 계파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일부 지도부 인사들은 이 의원의 행위를 '표현의 자유'나 '질문의 권리'로 포장하며 적극적으로 엄호하고 나섰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공언하고 광주에서 무릎을 꿇었던 과거 지도부의 쇄신 노력은 온데간데없다. 역사적 평가가 끝난 사안을 다시 정쟁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당의 외연 확장을 스스로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쏟아지는 이유다.

 

결국 국민의힘은 스스로 설정했던 '최소한의 선'을 무너뜨리며 과거보다 퇴행한 정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당원 중심 정당을 표방하면서도 정작 당원들의 징계 요구는 묵살한 채 특정 의원을 감싸는 행태는 보수 정당의 정체성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2026년의 국민의힘은 7년 전보다 못한 수준의 윤리 의식을 보여주며 스스로 나락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문화포털

골든타임 뺏는 정치인 방문, 소방 노조 '폭발'

 기록적인 가뭄과 유례없는 폭우가 잇따라 덮친 경남 지역에서 재난 복구에 전념해야 할 소방관들이 정치인 방문 의전에 강제 동원됐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현장 대원들은 인명 구조와 피해 수습에 투입되어야 할 소중한 소방력이 본래 목적과 무관한 행정 편의적 업무에 낭비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는 재난 대응의 우선순위가 국민의 생명이 아닌 고위직 인사의 방문에 맞춰져 있다는 비판을 자아내고 있다.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경남소방지부에 따르면, 거제 등 극심한 수해를 입은 지역에서 복구 작업 중이던 대원들이 방문객을 위한 천막을 설치하고 상황판을 준비하는 업무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현장 상황을 확인하러 온 기관장이나 정치인의 방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대원들이 본연의 임무를 중단하고 의전에 매달리는 순간 재난 대응의 골든타임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올여름 경남 소방관들은 극한의 기상 변화 속에서 사투를 벌여왔다. 이달 초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국가소방동원령이 내려지면서 전국에서 모인 인력들이 농업용수 공급에 매달렸다. 닷새 동안 수천 차례 출동해 3만 톤이 넘는 물을 공급하며 가뭄 해소에 힘을 보탰으나, 동원령이 해제되자마자 이번에는 관측 이래 최고치를 경신한 기록적인 폭우가 거제와 통영을 휩쓸었다.폭우로 인한 피해는 처참했다. 거제 옥포동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인명 피해가 잇따랐고, 수천 건의 호우 관련 신고가 빗발치며 소방당국은 다시 한번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100명이 넘는 주민을 구조하고 침수 지역 배수 작업과 토사 제거 등 쉴 틈 없는 복구 활동이 이어지는 와중에, 정치인 방문을 위한 의전 준비 지시는 현장 대원들의 사기를 꺾는 결정타가 되었다는 평가다.소방 노조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전 업무 동원에 대한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고 책임 있는 지시 체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재난 대응과 무관한 업무 지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제도적 기준을 마련하고, 부당한 의전 지시를 거부한 대원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방지책을 세울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현장의 목소리가 외면받는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다.재난 현장에서의 소방력은 오직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우선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보여주기식 행정을 위해 구조 인력을 차출하는 구태가 반복되면서 공직 사회 내부의 불만은 임계점에 도달한 모양새다. 극심한 기상 재해 속에서 헌신하는 소방관들이 더 이상 본업과 상관없는 의전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