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로 수익 냈다”…이형일 가족자산 3.9억 증가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가 보유한 펀드와 증권 자산이 올해 국내 증시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1억5000만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대 자녀들의 펀드·증권 자산도 같은 기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배우자까지 투자자산이 증가하면서 후보자 가족 4명의 펀드·증권 잔액 증가분은 모두 3억9066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후보자 측은 올해 국내 증시 상승기에 배우자와 자녀들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수익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여세 누락을 비롯해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권에서는 이 후보자가 재정경제부 1차관으로 근무할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했던 만큼 가족들의 투자와 후보자의 정책 결정 사이에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배우자의 예금·펀드·증권 등 금융자산은 올해 3월 정기 재산신고 때 1억9729만원이었다. 이후 2차 개각 인선이 발표된 지난달 30일에는 3억6064만원으로 늘었다. 약 5개월 사이 1억6334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기간을 기준으로 증가율은 82.8%에 달했다.

 

배우자의 금융자산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펀드와 증권 계좌였다. 전체 금융자산이 늘어난 금액 가운데 약 1억5466만원이 펀드·증권 자산 증가분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자산 전체 증가액의 94.7%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순히 예금이 늘어난 것보다 주식시장과 연동된 투자자산의 가치가 크게 증가한 셈이다.

 

자녀들의 투자자산 역시 같은 기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자의 장녀와 장남은 올해 국내 증시 상승 기간 각각 약 9200만원과 9000만원씩 펀드·증권 계좌 잔액이 증가했다. 두 자녀는 각각 2000년생과 2003년생으로 국내외 대학에 재학 중이며, 국내외 ETF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 측은 배우자와 자녀들의 자산 증가는 올해 국내 증시 상승에 따른 ETF 투자 수익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증여세가 누락되는 등 법적인 문제가 발생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후보자의 직무와 가족들의 투자자산 증가가 맞물린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해당 기간 재정경제부 1차관으로 재직하면서 국가 경제와 증시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했다. 향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맡게 될 경우 국내 증시와 산업 육성 관련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는 점도 논란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이 후보자는 차관 재직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활동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지난 5월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높이는 방안을 의결했다. 후보자 가족들이 국내 증시와 연동된 ETF와 펀드에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상황에서, 후보자 본인이 국내 증시 활성화 및 투자 확대와 관련된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이 이해충돌 논란의 핵심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기존 자녀들의 투자자산 증가에 배우자의 펀드·증권 자산까지 함께 늘어난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배우자의 펀드·증권 자산 증가액만 1억5000만원을 넘어선 만큼 후보자 가족 전체의 투자 규모와 자산 변동 시점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후보자 측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재정경제부 1차관은 국민연금 기금운용 당연직 위원이며, 가족들의 투자 수익은 이해 상충과는 관계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야권은 청문회에서 후보자 가족의 투자 내역과 거래 시점, 후보자가 참여한 정책 결정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상훈 의원은 “경제 정책 수장으로서 갖춰야 할 공직 윤리와 이해충돌 방지 기준에 부합하는지 국민 눈높이에서 엄격히 따져봐야 한다”며 후보자가 맡았던 주요 보직의 정책 결정 시점과 가족들의 거래 내역 사이에 이해충돌 소지가 없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포털

‘호프’ 북미 흥행, 왜 기대에 못 미쳤나

한국 영화 ‘호프’가 북미에서 한국 영화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560개 극장에서 개봉했지만 기대만큼 강한 흥행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다만 북미 관객에게 비주류로 여겨지는 해외 영화의 한계와 자막 영화에 대한 진입장벽 등을 고려하면 단순히 흥행 실패로만 평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프’는 지난달 9일 북미 극장에 걸렸다. 미국 흥행 집계 사이트 더 넘버스에 따르면 개봉 첫 주말 매출은 약 322만 달러였다. 주중 실적까지 합친 첫 주 매출은 약 492만 달러였으며, 첫 주말 흥행 순위는 9위였다. 지난 주말까지 누적 매출은 802만 달러로 집계됐다.한국 영화 가운데 북미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린 작품은 ‘킹 오브 킹스’와 ‘기생충’이다. ‘호프’는 이들에 이어 역대 북미 흥행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웠다.그러나 ‘호프’의 성적을 평가하는 기준에 따라 해석은 달라진다. 중급 할리우드 영화의 제작비가 약 5,000만 달러에 이르는 상황에서 첫 주말 매출이 1,000만 달러에 못 미치면 손실 가능성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할리우드 영화의 기준으로 보면 ‘호프’의 북미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반면 한국 영화가 북미 극장가에서 마주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북미 관객 상당수는 미국 밖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상대적으로 비주류로 받아들이는 데다 자막이 있는 영화에 대한 선호도도 높지 않다.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출연했지만 이들이 티켓 판매를 크게 끌어올릴 정도의 스타 파워를 갖췄다고 보기도 어렵다.그럼에도 영화계에서 ‘호프’의 북미 성적을 아쉽게 보는 시선이 적지 않은 것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중요하게 겨냥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호프’는 해외 인지도가 높은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초청됐고 해외 선판매 역시 활발하게 이뤄졌다.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호프’는 약 200개국에 선판매됐다. 한국 영화가 해외에 판매될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까운 규모로 평가된다. 특히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월 ‘호프’의 해외 선판매 총액이 한국 영화 가운데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제작비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제작비 부담도 ‘호프’가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했던 이유로 꼽힌다. 투자배급사는 정확한 제작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제작 초기 영화계에서는 약 450억 원으로 추정했고 이후 650억 원까지 늘었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투자배급사는 업계의 제작비 추정액은 풍문일 뿐이라는 입장이다.영화계에서는 순제작비가 5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마케팅 등 개봉 비용까지 더하면 총제작비는 53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순제작비를 450억 원으로 잡더라도 총제작비는 480억 원 수준이다.국내 극장 수익만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상당한 관객이 필요하다. 총제작비가 530억 원이라면 국내 극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약 1,100만 명의 관객이 필요하고, 480억 원을 기준으로 해도 약 1,000만 명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해외 시장 공략이 사실상 선택이 아닌 필수였던 셈이다.‘호프’의 출발점도 영화가 아니었다. 나홍진 감독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이 작품을 6부작 드라마로 기획하고 각본을 썼다. 국내 투자배급사가 초기 비용을 지원했고, 이후 한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약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뜻을 보였다.하지만 각본을 둘러싸고 이견이 발생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외계 행성과 외계인 중심의 이야기를 지구와 인간 중심으로 바꾸기를 원했다. 수정 요구와 거부가 이어지면서 결국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프로젝트에서 빠졌고, 국내 투자배급사만으로 1,000억 원 규모의 드라마를 제작하기는 어려웠다.결국 ‘호프’는 드라마에서 영화로 방향을 바꿨다. 대규모 제작비와 해외 시장을 겨냥한 기획, 높은 해외 선판매 성과까지 갖췄지만 북미 극장에서는 또 다른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호프’의 북미 성적은 한국 영화가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