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섬박람회, 하루 최다 관람객 찍었다

 개막 초 부실 논란에 휩싸였던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연휴 특수를 타고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대형 공연과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맞물리면서 하루 관람객 수가 13만 명을 넘어서며 개막 이후 최다 기록을 세웠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4일 박람회장 방문객이 1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이는 박람회 개막 이후 가장 많은 하루 관람객 수다. 종전 최다 기록이었던 지난달 25일 6만7000명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이른다.

 

관람객 급증에는 10월 첫 연휴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인기 가수들이 출연한 대규모 공연 ‘프라임콘서트’가 열리면서 박람회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인파가 몰렸다.

 

이날 공연은 가수 장민호가 진행을 맡았고, 손태진·박지현·김희재·홍지윤 등이 무대에 올랐다. 공연장인 열린무대 4000여 석 입장 대기표는 개장 직후 조기 마감됐다. 좌석을 확보하지 못한 관람객들은 주제섬 광장과 잔디밭 등에서 공연을 지켜봤다.

 

조직위는 현장 혼잡을 줄이기 위해 열린무대 밖에서도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높이 20m 규모의 주제섬 360도 미디어파사드에 공연 실황을 상영해 입장하지 못한 관람객들도 현장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박람회는 6일 하루 쉬어간 뒤 7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 조직위는 휴장일을 활용해 일부 전시와 시설을 손본다. 국제교류섬 해외 지방정부관은 17개 국가와 지방정부의 전시로 새롭게 꾸며지고, 경관조명과 난방기 등 편의시설도 보강된다.

 

새 프로그램도 추가된다. 각국의 섬 문화와 여행 이야기를 소개하는 ‘이 섬, 어때?’가 새롭게 마련돼 관람객들에게 기존 전시와는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오는 10일에는 방송인 박경림과 뮤지컬 배우 아이비가 참여하는 ‘THE BIG SHOW’가 열린다. 뮤지컬 배우 김경선, 크로스오버 테너 류하나도 함께 무대에 올라 박람회 흥행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반등은 개막 초 혹평 이후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박람회는 초반 빈약한 전시 콘텐츠, 천막을 두른 트럭 공연,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은 먹거리 문제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국제행사라는 명칭과 예산 규모에 비해 현장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조직위는 뒤늦게 체험시설과 공연 프로그램, 관람 편의시설을 보강했다. 이후 추석 연휴를 전후해 관람객 수가 늘기 시작했고, 지난 4일에는 하루 최다 방문 기록까지 경신했다.

 

다만 전체 목표 달성까지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 지난 4일까지 누적 관람객은 66만8922명이다. 조직위가 제시한 목표 관람객 300만명의 22.3% 수준이다.

김종기 조직위 사무총장은 “하루 13만2000여 명이 찾은 것은 박람회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는 의미 있는 기록”이라며 “마지막 날까지 관람객들이 계속 찾을 수 있도록 더 알찬 프로그램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11월 4일까지 열린다. 주행사장은 여수 돌산 진모지구이며, 여수세계박람회장과 개도·금오도 일원에서도 행사가 이어진다.

 

문화포털

‘호프’ 북미 흥행, 왜 기대에 못 미쳤나

한국 영화 ‘호프’가 북미에서 한국 영화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560개 극장에서 개봉했지만 기대만큼 강한 흥행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다만 북미 관객에게 비주류로 여겨지는 해외 영화의 한계와 자막 영화에 대한 진입장벽 등을 고려하면 단순히 흥행 실패로만 평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프’는 지난달 9일 북미 극장에 걸렸다. 미국 흥행 집계 사이트 더 넘버스에 따르면 개봉 첫 주말 매출은 약 322만 달러였다. 주중 실적까지 합친 첫 주 매출은 약 492만 달러였으며, 첫 주말 흥행 순위는 9위였다. 지난 주말까지 누적 매출은 802만 달러로 집계됐다.한국 영화 가운데 북미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린 작품은 ‘킹 오브 킹스’와 ‘기생충’이다. ‘호프’는 이들에 이어 역대 북미 흥행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웠다.그러나 ‘호프’의 성적을 평가하는 기준에 따라 해석은 달라진다. 중급 할리우드 영화의 제작비가 약 5,000만 달러에 이르는 상황에서 첫 주말 매출이 1,000만 달러에 못 미치면 손실 가능성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할리우드 영화의 기준으로 보면 ‘호프’의 북미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반면 한국 영화가 북미 극장가에서 마주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북미 관객 상당수는 미국 밖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상대적으로 비주류로 받아들이는 데다 자막이 있는 영화에 대한 선호도도 높지 않다.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출연했지만 이들이 티켓 판매를 크게 끌어올릴 정도의 스타 파워를 갖췄다고 보기도 어렵다.그럼에도 영화계에서 ‘호프’의 북미 성적을 아쉽게 보는 시선이 적지 않은 것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중요하게 겨냥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호프’는 해외 인지도가 높은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초청됐고 해외 선판매 역시 활발하게 이뤄졌다.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호프’는 약 200개국에 선판매됐다. 한국 영화가 해외에 판매될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까운 규모로 평가된다. 특히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월 ‘호프’의 해외 선판매 총액이 한국 영화 가운데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제작비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제작비 부담도 ‘호프’가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했던 이유로 꼽힌다. 투자배급사는 정확한 제작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제작 초기 영화계에서는 약 450억 원으로 추정했고 이후 650억 원까지 늘었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투자배급사는 업계의 제작비 추정액은 풍문일 뿐이라는 입장이다.영화계에서는 순제작비가 5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마케팅 등 개봉 비용까지 더하면 총제작비는 53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순제작비를 450억 원으로 잡더라도 총제작비는 480억 원 수준이다.국내 극장 수익만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상당한 관객이 필요하다. 총제작비가 530억 원이라면 국내 극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약 1,100만 명의 관객이 필요하고, 480억 원을 기준으로 해도 약 1,000만 명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해외 시장 공략이 사실상 선택이 아닌 필수였던 셈이다.‘호프’의 출발점도 영화가 아니었다. 나홍진 감독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이 작품을 6부작 드라마로 기획하고 각본을 썼다. 국내 투자배급사가 초기 비용을 지원했고, 이후 한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약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뜻을 보였다.하지만 각본을 둘러싸고 이견이 발생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외계 행성과 외계인 중심의 이야기를 지구와 인간 중심으로 바꾸기를 원했다. 수정 요구와 거부가 이어지면서 결국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프로젝트에서 빠졌고, 국내 투자배급사만으로 1,000억 원 규모의 드라마를 제작하기는 어려웠다.결국 ‘호프’는 드라마에서 영화로 방향을 바꿨다. 대규모 제작비와 해외 시장을 겨냥한 기획, 높은 해외 선판매 성과까지 갖췄지만 북미 극장에서는 또 다른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호프’의 북미 성적은 한국 영화가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