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12시간 반’ 휴전회담 종료..."갈길 먼 종전 논의"

미국과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2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담을 벌인 뒤, 우크라이나와도 후속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미국과 러시아 간 부분 휴전 합의를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였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이 회담은 약 12시간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미국 측과 러시아 측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회담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10시 30분경에 종료되었으며, 회담의 결과는 25일에 공동 성명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합의한 '부분 휴전안'이었다. 이 합의는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30일간 중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미국과 러시아가 협의한 첫 번째 구체적인 조치로 여겨진다. 이와 함께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안전한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 곡물협정'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지난해 7월 협정을 파기한 이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은 회담 동안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의 공격 중단과 관련된 실무를 논의했으며, 양측은 이번 협정을 통해 일시적인 휴전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백악관 소식통은 로이터에 "리야드에서의 회담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며, 모든 당사자가 밤낮으로 협력해왔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긍정적인 발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여전히 30일의 부분 휴전이 아닌 전면 휴전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대사는 "전면 휴전 방안을 전적으로 수용한다"며, "우리는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하다. 춤을 추려면 두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러시아 측이 부분 휴전만을 수용하고 있으며, 전면 휴전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선 동결과 항구적 평화에 대한 폭넓은 사안들을 논의하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전면 휴전에 대한 논의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제안한 전면 휴전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와 같은 조건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구는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없는 사항으로 남아 있다. 전쟁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일부를 점령하고, 동부 지역의 점령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모두 화해가 불가능해 보이는 적대행위 완전 중단 조건을 제시했다"며, "이는 더 광범위한 평화 협상이 앞에 놓인 큰 어려움을 예고하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부분 휴전이 실현되더라도, 궁극적인 전면 휴전과 평화 협상으로 나아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중요한 점은 미국과 러시아가 30일간의 부분적인 휴전안을 도출했지만, 완전한 전쟁 중단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대화에서 제시된 휴전안이 실현되더라도, 이후의 협상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회담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국제적 사건으로, 향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화포털

노인들 37도 폭염에도 경로당 안 가, 왜?

 연일 37도를 넘나드는 극한의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정부가 마련한 노인 무더위 쉼터는 정작 주인 없는 빈방으로 남겨져 있다. 폭염 취약계층인 고령층 상당수가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경로당을 마다하고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공원 그늘이나 저렴한 식당가를 전전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노인들은 시원한 실내 공간이 주는 안락함보다 그 안에서 겪어야 하는 심리적 불편함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서울 종로구의 상징인 탑골공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더위를 피하려는 노인 수백 명이 모여들었다. 지자체에서 경로당 이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곳을 찾은 이들은 경로당 특유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경로당의 특성상 기존 이용자들 사이에 형성된 보이지 않는 장벽이 신규 방문객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텃세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낯선 이의 등장을 경계하는 시선 속에서 굳이 눈치를 보며 머물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심정이다.경로당 내부의 엄격한 서열 문화 역시 노인들을 밖으로 내모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나이와 거주 기간을 기준으로 형과 동생을 따지며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분위기는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차라리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 틈에서 부채질하며 앉아 있는 것이 정신적으로는 훨씬 편안하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이유로 노인들은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도 익명의 자유가 보장된 공원 벤치를 선택하고 있다.실내 쉼터를 찾는 이들도 경로당 대신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단돈 몇 천 원으로 시원한 음료 한 잔을 주문하면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한두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심의 대형 매장들은 이미 노인들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피서지로 입소문이 난 상태다. 집안의 냉방비 부담을 덜기 위해 밖으로 나왔지만, 공공시설이 제공하는 복지 혜택이 정서적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민간 영역으로 밀려나는 셈이다.지방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여 주거 환경이 취약한 쪽방촌 노인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부산의 산복마을 등 노인 밀집 지역에서는 좁고 더운 방안을 피해 골목길 담벼락 밑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노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자체가 무더위 쉼터를 운영 중이라고 홍보하고는 있지만, 이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에게는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심리적 거리감이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사회복지 전문가들은 현재의 무더위 쉼터 정책이 하드웨어적인 냉방 지원에만 치중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기존 이용자들의 텃세를 방지하고 누구나 거부감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 인력을 배치하거나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등 세심한 운영 묘미가 절실하다는 제언이다. 단순히 문을 열어두는 것을 넘어, 소외된 노인들이 폭염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서적 접근성을 높이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