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 74%, '언어성폭력' 이준석과 '내란 옹호' 김문수에 표 몰아

 지난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이 성별에 따라 뚜렷하게 갈리는 현상이 3년 전 2022년 대선보다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KBS, MBC, SBS 지상파 3사가 발표한 공동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히 2030 남성층에서 보수 성향 후보에 대한 지지가 두드러졌다.

 

20대 이하 남성 유권자의 경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37.2%)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36.9%)에 대한 지지율 합계가 74.1%에 달했다. 30대 남성에서도 이준석 후보(25.8%)와 김문수 후보(34.5%)를 합해 60.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대 이하 남성에서 24.0%, 30대 남성에서 37.9%의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여성 유권자들의 경우 이와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20대 이하 여성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58.1%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김문수 후보(25.3%), 이준석 후보(10.3%) 순이었다. 30대 여성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57.3%로 1위를 차지했으며, 김문수 후보(31.2%), 이준석 후보(9.3%)가 뒤를 이었다.

 

이러한 성별 투표 성향 차이는 2022년 20대 대선보다 더욱 커졌다. 당시 20대 이하 남성의 58.7%, 30대 남성의 52.8%가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으나, 이번에는 20대 이하 남성의 보수 후보 지지율이 15.4%포인트, 30대 남성은 7.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여성층에서는 20대 이하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30대는 7.6%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20대 남성들이 언어성폭력 발언 논란이 있었던 이준석 후보와 내란 옹호 발언으로 비판받은 김문수 후보에게 높은 지지를 보낸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경아 한림대 교수는 "청년 남성들이 미국·독일처럼 '극우'로 정치세력화되는 상황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서는 민주주의보다 독재가 나을 때도 있다는 응답이 개혁신당 지지층(27.%)과 국민의힘 지지층(23.6%), 20대(19.6%)에서 높게 나타났다.

 

홍찬숙 서울대 여성연구소 객원연구원은 2030 남성들이 사회 불평등에 대해 패배주의적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금수저'가 아닌 또래 여성들을 향해 적대감을 표출하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에게 '차별·혐오보다는 연대를 통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경험을 정책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20대 이하 여성에서 전국 예상 득표율(1.3%)보다 훨씬 높은 5.9%의 지지를 얻었다. 여성·성소수자 공약을 적극적으로 내세운 권 후보를 지지한 한 유권자는 "발전만을 이야기하는 대통령이 아닌, 우리 일상을 바꿀 후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문화포털

트럼프, 자필 메모로 ‘금리 인하’ 으름장 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금리 인하를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에는 자필로 작성한 메모를 SNS에 공개하며, 미국 기준금리를 1%대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올해 들어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트럼프는 파월 의장을 향한 공격 수위를 높이며 차기 대선을 앞두고 통화정책을 본격적으로 정치 쟁점화하는 모습이다.현지시간 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자필 메모가 담긴 기준금리 국가 순위표 이미지를 올렸다. 해당 표에는 미국의 기준금리(4.25~4.50%)가 세계 35위라는 사실이 나와 있으며, 그는 순위표 상단에 “제롬, 당신은 언제나처럼 너무 늦다. 당신은 미국에 거액의 비용을 부과해 왔고, 계속 그럴 것이다”라는 비판을 적었다. 이어 “기준금리를 크게 내려야 한다”며 “인플레이션도 없고,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트럼프는 스웨덴(0.25%), 콜롬비아(0.45%), 일본(0.50%), 덴마크·세이셸·태국(각 1.75%) 등을 지목하며 “미국의 기준금리는 이들 국가 수준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연준의 통화정책이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작성한 자필 메모를 언론에 직접 공개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의 메시지를 낭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회가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강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연준을 향해 “이들은 미국에서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명망 있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실패하고 있으며, 그 실패는 현재진행형”이라고 비난했다.트럼프는 “연준이 제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미국은 수조 달러에 달하는 이자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연준 이사회 전체에도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기준금리를 1%대 아니면 그보다 더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러한 트럼프의 연준 비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는 대통령 재임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파월 의장의 금리정책에 반기를 들었으며, 올해 초에는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금리 인하 압박을 노골화했다. 이후 백악관 참모들이 과도한 압박이 시장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자 발언 수위를 조절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파월 의장을 “나쁜 사람”이라 지칭하며, 차기 연준 의장으로는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인물을 앉힐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그가 재집권할 경우 연준의 독립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하지만 연준은 트럼프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 들어 연준은 기준금리를 4차례 연속 동결했으며, 그 배경에는 팬데믹 이후 이어져온 고물가 상황과 관련한 우려가 깔려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이자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미국 경제 책임자인 데이비드 윌콕스는 “미국은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다”며 “연준이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성급히 금리를 인하할 경우, 또 한 번의 정책 실패로 연준의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윌콕스는 이어 “현재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며 “정치 논리에 흔들릴 경우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전반에 더 큰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트럼프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 압박은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시장의 기대 심리를 자극하면서도,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을 다시 점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미국 대선을 1년여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의 연준 공격은 정치적 계산이 깔린 의도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연준이 이러한 외부 압력 속에서도 정책적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