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노인 요양비용, 16조 돌파... 인구 증가율의 2배로 치솟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24년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올해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자 수가 116만5천 명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사회의 빠른 고령화 추세를 반영하는 수치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신체활동이나 가사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 급여를 제공하는 사회보험 제도다. 65세 이상 노인이나 65세 미만이라도 치매 등 노인성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건보공단에 신청하면 등급판정위원회에서 인정 여부와 등급을 결정하게 된다.

 

2023년에는 총 147만8천 명이 장기요양보험을 신청했으며, 이 중 89.5%가 인정을 받았다. 이는 고령 인구의 증가와 함께 장기요양 서비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장기요양 급여 비용의 급격한 증가세다. 2024년 한 해 장기요양 급여 비용은 16조1천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증가하며 처음으로 16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2020년 9조8천248억원, 2021년 11조1천146억원, 2022년 12조5천742억원, 2023년 14조4천948억원 등으로 빠르게 증가해온 추세의 연장선상에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24년 말 65세 이상 인구 증가율이 5.5%인데 반해, 장기요양 급여 비용 증가 속도는 11.6%로 인구 증가 속도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고령 인구 증가 외에도 서비스 이용률 증가, 급여 단가 상승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16조1천762억원의 급여 비용 중 건보공단이 부담하는 금액은 14조7천674억원으로 전체의 91.3%를 차지하며, 이는 전년 대비 11.9% 증가한 수치다. 수급자 1인당 월평균 급여비용은 150만원이며, 이 중 공단 부담금은 137만원에 달한다.

 

급여 유형별로 살펴보면, 수급자가 자신의 집에 머물며 요양·목욕·간호 등 방문서비스를 받는 재가급여가 9조2천412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노인요양시설 등에 머무는 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시설급여는 5조5천41억원이었다.

 

장기요양 서비스 제공 인프라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전국 장기요양기관은 총 2만9천58곳으로, 전년 대비 692곳(2.4%) 증가했다.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등을 포함한 장기요양기관 종사 인력은 70만4천533명으로, 1년 사이 4.5% 증가했다.

 

이러한 급여 비용 증가에 따라 재원 마련을 위한 보험료 부담도 커지고 있다. 2023년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부과된 장기요양보험료는 10조7천77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7% 증가했다. 그러나 급여 비용 증가율(11.6%)에 비해 보험료 증가율(3.7%)이 현저히 낮아, 장기적으로 재정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재정 안정화 방안과 효율적인 서비스 제공 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문화포털

이용객 불안 vs 생존권, 공항 노숙인 딜레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기록적인 폭염을 피해 공항 터미널 내부로 모여든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강제 퇴거 절차에 착수하며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 측은 최근 공항 시설 내 노숙 행위를 금지하는 안내문과 함께 법적 처벌 가능성을 명시한 퇴거명령서를 상주 노숙인들의 소지품에 부착하기 시작했다. 공항이라는 특수 시설의 안전과 이용객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인권단체들은 생존의 기로에 선 이들을 사지로 내모는 가혹한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퇴거명령서에는 공항시설법 위반 시 벌금이나 구류 등 형사처벌은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가 담겼다. 이에 대해 홈리스행동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행정 절차상 필요한 최소한의 이행 기간조차 지키지 않은 졸속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살인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공시설이 지녀야 할 최후의 보루 역할을 포기한 채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으로 약자들을 쫓아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속한 중단을 촉구했다.공항공사가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공항 이용객들의 끊이지 않는 민원이 자리 잡고 있다. 교통센터와 여객터미널 인근에 노숙인이 상주하면서 불안감과 불쾌감을 느낀다는 이용객들의 불만이 올해 들어서만 수십 건 넘게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노숙인과의 마찰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단순한 계도를 넘어선 실효성 있는 격리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인권단체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이 노숙인 보호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지자체에도 있다고 지적한다. 인천시가 오랫동안 거리 노숙인을 위한 공적 지원 시스템 마련을 방치해온 결과, 폭염을 피할 곳 없는 이들이 공항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공항공사 역시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하여 시설 입소나 임시 거처 마련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퇴거라는 극단적인 수단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현재 인천공항 내에는 약 16명의 노숙인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공사 측은 그동안 여러 차례 시설 입소를 권유했으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강제 집행에 따른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일단은 계도 차원의 명령서 부착에 집중하고 있지만, 여론의 향방에 따라 향후 조치의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 관계자는 지자체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뚜렷한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오는 12일 인천공항 현장에서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고 퇴거 조치의 부당함을 알릴 계획이다. 폭염이라는 기후 위기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방식이 우리 사회의 인권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공항 이용객의 권리와 노숙인의 생존권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와 공항공사가 내놓을 최종적인 타협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