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해고쇼', 버티기와 소송전으로 막장 드라마 등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면서 고위 관료와 장성들의 해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에 대한 강력한 저항 움직임이 포착돼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해고 통보를 받은 일부 인사들은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대한 법적,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정면으로 맞서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수전 모나레즈 국장은 최근 백악관과 보건복지부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대통령만이 나를 해임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BBC 보도에 따르면, 모나레즈 국장은 트럼프가 임명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는 감염병 대응 백신 정책을 둘러싼 모나레즈와 케네디 장관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디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부터 백신 접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7월 상원 인준을 거쳐 취임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해고 통보를 받은 모나레즈 국장은 케네디 장관을 향해 "비과학적이고 무모한 지시에 고무 도장이나 찍으라고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CDC 직원들 또한 모나레즈 국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에 백악관은 "모나레즈 해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이라며 개입했고, 조만간 새 CDC 국장 후보자를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모나레즈 국장 측 변호인들은 "CDC 국장은 대통령 지명과 상원 인준을 거쳐 임명되는 자리이므로 보건부 장관이 아닌 대통령만이 인사권을 가진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트럼프 본인이 이 사안에 대해 직접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부동산 사기 연루 의혹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부정부패한 인물"이라는 비난과 함께 해임 통보를 받은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아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법원에 해임 무효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쿡 이사는 소장에서 "대통령의 해고 명령은 불법이므로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피고에 포함시켰다.

 

쿡 이사 측 변호인들은 연방 법률상 연준 이사 해임은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가능하며, 쿡 이사의 경우 해당 사유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명 기회를 한 번도 주지 않은 채 해고한 것은 명백히 적법절차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쿡 이사의 해고는 금융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임 정권 인사를 축출하고 측근을 심어 연준을 장악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지속적으로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으나, 연준은 경제 지표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해왔다.

 

이번 사건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사 정책이 전례 없는 방식으로 도전받고 있으며, 행정부 내 권력 관계와 법적 절차에 대한 논란이 더욱 심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문화포털

부모견 중 한 마리만 있어도 50% 증가... 반려견 슬개골 탈구의 무서운 유전력

 국내 반려견 사육 환경의 특성상 소형견을 키우는 비중이 해외에 비해 월등히 높다. 좁고 밀집된 주거 환경이 주된 이유다. 이런 환경에서 동물병원에서 가장 빈번하게 접하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슬개골 탈구'다. 슬개골 탈구는 반려견의 뒷다리 무릎뼈가 원래 위치를 벗어나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움직이면서 통증과 절뚝거림을 유발하는 질환이다.이 질환이 워낙 유명해지면서 많은 반려견 보호자들이 나름의 예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집 안 곳곳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반려견이 두 발로 서는 행동을 막는 모습은 이제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하지만 여기에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 미끄러운 바닥이나 두 발 서기로 인해 슬개골 탈구가 발생하는 경우는 실제로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슬개골 탈구의 발병 원인을 분석해보면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무려 90%가 유전적 또는 선천적 원인으로 발생한다. 이는 마치 사람의 탈모와 비슷한 기전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견 중 한 마리라도 슬개골 탈구가 있는 경우, 자견의 유병률은 50%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구체적으로는 일부 견종에서 슬개골 탈구와 연관성이 깊은 특정 유전자까지 발견되고 있다.즉, 한 반려견이 부모견으로부터 슬개골 탈구에 취약한 유전자를 물려받았다면, 아무리 집 안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두 발 서기를 못하게 해도 발병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이는 많은 보호자들이 믿고 있던 상식을 뒤엎는 충격적인 사실이다.그렇다고 해서 집 안에 설치한 미끄럼 방지 매트를 모두 치우라는 것은 아니다. 약 10%의 슬개골 탈구는 외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끄러운 바닥에서 격렬한 공놀이를 하거나 소파, 침대 같은 높은 곳에서 반복적으로 뛰어내리는 과격한 움직임은 기존에 없던 슬개골 탈구를 새로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초기 단계였던 탈구가 더 심각한 단계로 악화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슬개골 탈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외과적 수술이다. 시중에는 슬개골 탈구에 효과가 좋다고 광고하는 각종 영양제, 보조기, 마사지 방법 등이 넘쳐나지만, 이들은 탈구로 인해 발생하는 관절염이나 통증 같은 2차 증상을 일시적으로 관리하는 수단일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슬개골 탈구는 진행 단계에 따라 1단계부터 4단계까지 구분된다. 1단계는 손으로 밀면 쉽게 탈구되지만 평상시에는 제 위치를 유지하는 상태다. 2단계는 가끔 저절로 탈구되고 스스로 제자리로 돌아가기도 하는 단계로, 이때부터 탈구 시 순간적인 통증이 동반된다. 3단계는 평소 탈구된 상태이지만 힘을 가하면 제 위치로 환납되는 상태이고, 4단계는 항상 탈구되어 있어 손으로 밀어도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는 가장 심각한 단계다.수술을 결정하는 기준은 명확하다. 다리를 들거나 저는 증상이 지속되는 1~2단계, 그리고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3단계 이상이면 수술이 권장된다. 특히 성장기인 어린 반려견의 경우에는 더욱 적극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성장기에는 슬개골 탈구가 뼈와 관절의 변성을 빠르고 심하게 유발하기 때문이다.이미 슬개골 탈구가 진행된 반려견에게는 달리기를 조심해야 한다. 특히 2단계 이상 탈구가 진행됐을 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슬개골 탈구는 말 그대로 슬개골이 정상 위치를 벗어나면서 관절에 손상을 주는 질환인데, 빠른 속도로 뛰어다니면 손상이 더욱 심해진다. 실제로 수술 중 관절면을 육안으로 관찰해보면, 많이 뛰어다니는 반려견일수록 손상 정도가 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하지만 달리기를 삼가야 한다고 해서 모든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운동량이 과도하게 감소하면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슬개골 탈구가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정 수준의 근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때 가장 추천되는 운동은 평지를 천천히 걷는 것이다. 수영도 슬개골 건강에 매우 이롭지만, 반려견과 일상적으로 수영장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슬개골 탈구는 흔한 질환인 만큼 잘못된 정보와 오해도 많다. "미끄럼 방지 매트로 완전히 예방할 수 있다", "운동을 아예 시키면 안 된다" 등이 대표적인 잘못된 상식이다. 이런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반려견의 건강이 오히려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슬개골 탈구를 비롯해 견종별로 자주 발생하는 유전성 질환을 미리 인지하고 대비하는 것은 물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너무 늦지 않게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반려견을 위한 최선의 길이다. 유전적 요인이 강한 질환이라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