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안배인가, 위기인가…안세영, 파이널 첫 경기부터 '가시밭길'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시즌 왕중왕을 가리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첫 경기부터 예상 밖의 힘겨운 승부를 펼치고 있다. 안세영은 17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A조 1차전에서 세계랭킹 7위 푸트라 쿠수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를 상대로 1게임을 21-16으로 따내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이어진 2게임에서 급격히 흔들리며 8-21이라는 큰 점수 차로 패배, 경기를 마지막 3게임으로 끌고 갔다. 그동안 와르다니를 상대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왔던 안세영이었기에, 이날 2게임에서의 부진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2게임의 흐름은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안세영은 익숙하지 않은 코트 컨디션에 적응하지 못하는 듯 여러 차례 미끄러지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팽팽했던 초반의 균형은 와르다니가 3-6으로 앞서나가며 깨지기 시작했다. 안세영이 5-6까지 추격하며 곧바로 전열을 정비하는 듯했지만, 이후 상대의 흐름을 전혀 끊어내지 못했다. 와르다니는 짧고 공격적인 스트로크로 안세영의 수비를 무너뜨리며 무려 11점을 연속으로 득점, 순식간에 점수를 5-16까지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안세영은 긴 랠리 싸움에서 강점을 보이는 자신의 스타일을 전혀 살리지 못했고, 주특기인 클리어는 번번이 코트 밖으로 벗어나는 등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이날 와르다니는 1게임 패배 이후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모했다. 안세영의 움직임을 간파한 듯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공격적인 운영으로 경기를 주도했고, 이는 안세영의 연속 실점으로 직결됐다. 특히 2게임 중반, 11점이라는 일방적인 연속 득점은 안세영의 심리를 완전히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안세영 역시 무리하게 따라가기보다는 3게임을 대비해 의도적으로 체력을 안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경기는 와르다니의 21-8, 일방적인 승리로 마무리되었고, 두 선수의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는 BWF 공식 기록상 3전 전승으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던 안세영의 역대 전적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었다.

 

첫 경기부터 험난한 길을 마주했지만, 안세영에게는 '최강의 체력'이라는 무기가 있다. 2게임에서 체력을 비축한 만큼, 마지막 3게임에서 흐름을 되찾고 승리를 가져올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안세영은 18일 일본의 19세 신예 미야자키 도모카와 2차전을 치르고, 19일에는 올해 세계선수권 챔피언이자 강력한 라이벌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20일 열리는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첫 경기 승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문화포털

옷만 잘 파는 줄 알았더니…화장품까지 '대박', 190% 성장하며 돈 쓸어 담는 무신사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가 국내 SPA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거래액 4000억 원을 돌파한 무신사 스탠다드는 연말까지 약 4700억 원의 거래액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한 수치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한 결과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며, 내년에는 연간 거래액 1조 원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하며 기존 SPA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과감한 오프라인 매장 확대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올해에만 인천, 울산, 대전 등 전국의 주요 거점 도시에 14곳의 신규 매장을 열며 고객과의 접점을 대폭 늘렸다. 그 결과 오프라인에서 발생한 거래액은 전년 대비 86%나 급증했으며, 연간 누적 방문객 수는 지난해 1250만 명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2800만 명을 돌파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한계를 뛰어넘어 직접 제품을 보고 입어보길 원하는 소비층을 성공적으로 흡수한 것이다. 내년에도 매달 2개 이상의 신규 매장을 오픈하며 전국 단위로 오프라인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단순히 매장 수만 늘린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의류를 넘어 뷰티와 홈 카테고리까지 영역을 넓혔는데, 특히 지난 9월 초저가 라인을 강화한 뷰티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거래액이 190% 이상 급증하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브랜드의 근간인 의류 부문의 경쟁력은 여전히 굳건하다. '세미 와이드 히든 밴딩 슬랙스'가 12만 장, '와이드 히든 밴딩 슬랙스'가 11만 장 팔려나가는 등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템'들이 꾸준히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이는 품질과 가격을 모두 만족시키는 상품 개발 능력이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음을 증명한다.무신사 스탠다드의 성공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온라인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를 오프라인으로 성공적으로 연결시킨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 한때 '온라인 옷 가게'로만 여겨졌던 무신사가 이제는 패션을 넘어 뷰티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진화하며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국내 SPA 시장의 신흥 강자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K-패션의 대표주자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