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은 이렇게 죽는다" KFC 앞 '피 튀기는' 비건 경고장

 런던 도심 KFC 매장 앞에서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활동가들이 ‘닭 도살’ 장면을 재현한 퍼포먼스 시위를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자극적인 연출로 시민들의 시선을 끌며 “동물성 식품 섭취를 멈추라”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공개 장소에서의 잔혹 묘사에 불쾌감을 호소하는 반응도 나왔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현지 매체는 21일(현지시간) PETA 소속 동물권 운동가들이 런던 램버스 브릭스턴 인근 거리에서 시위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PETA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영상에는 닭이 도축되는 과정을 모방한 퍼포먼스가 담겼다.

 


영상 속 한 여성 활동가는 베이지색 보디슈트를 착용한 채 발목에 족쇄를 하고 벽에 거꾸로 매달렸다. 이어 파란 작업복 차림의 남성이 칼 모형을 들고 목을 베는 시늉을 하자 ‘피가 튀는’ 효과가 연출됐다. 현장에 있던 다른 활동가가 비명을 지르는 듯한 몸짓을 더하며 긴장감을 높였고, 이를 본 행인들은 놀란 표정으로 휴대전화 촬영을 이어갔다.

 

시위 장소에는 “닭은 쇠사슬에 묶인 채 피를 흘리며 죽임을 당한다. 비건 음식을 시도해 달라(Chickens: Shackled and bled out. Please, try vegan)”는 문구가 적힌 팻말도 세워졌다. PETA는 채식 장려 캠페인 ‘비거뉴어리(Veganuary)’ 기간에 맞춰 시민들에게 동물성 제품 소비를 줄이자는 취지로 거리 행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PETA 측은 “닭도 꿈을 꾸고 두려움을 느끼며, 죽임당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닭고기 대신 맛있는 식물성 음식을 선택해 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영국 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현지에서 식용으로 사육되는 닭의 상당수는 가스를 이용해 도살된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도축장에서는 닭을 거꾸로 매달아 전기 등으로 기절시킨 뒤 목을 자르는 방식이 여전히 쓰인다고 덧붙였다. 이 방식은 의식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동물권 단체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문화포털

당신을 자라게 한 다정함은? 이브의 조각 세계

 현대 사회의 차가운 단절 속에서 타인이 건넨 사소한 친절이 어떻게 한 인간의 내면을 풍요롭게 가꾸는지 탐구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갤러리 전은 올해의 유망 신진작가로 낙점된 이브(EVE)를 초청해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다(I am what I eat)'라는 역설적인 제목의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물질적인 섭취를 넘어 우리가 일상에서 주고받는 무형의 감정과 기억들이 어떻게 자아를 형성하는지에 주목한다. 작가는 정교하게 빚어낸 조각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마음의 허기를 채워줄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던진다.전시장에 들어서면 순수한 어린아이의 형상을 한 인물상과 생동감 넘치는 동식물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브 작가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동력은 과거 누군가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받았던 사과 한 알의 기억이다. 작가는 그 작은 과일에 담겨 있던 순수한 다정함이 자신의 내면에서 어떻게 예술적 영감으로 발아했는지를 시각적으로 증명해 보인다. 타인의 선의가 한 개인의 삶에 스며들어 아름다운 꽃과 새싹으로 피어나는 과정은 입체적인 조형 언어를 통해 생생하게 구현된다.작가는 스스로를 보이지 않는 마음의 가치를 돌보는 정원사, 즉 '동산바치'라 명명하며 작업에 임한다. 복잡한 세상의 소음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게 해주는 것은 결국 마음속 깊이 뿌리 내린 다정함의 기억들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의 조각들은 단순한 형상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와 온정의 교류를 상징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누군가의 가슴 속에 작은 씨앗으로 심어져, 훗날 또 다른 다정함으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냈다.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이번 전시는 흥미로운 지점을 보여준다. 현대적인 소재인 PETG를 활용하면서도 아크릴 채색과 스테인리스 스틸을 조합해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질감을 완성했다. 2026년 현재 신진 작가들이 보여주는 매체 활용의 유연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인물의 표정과 동물의 곡선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에너지는 작가가 지향하는 '나눔과 연결'의 철학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관람객들은 차가운 조각 작품에서 역설적으로 체온과 같은 온기를 느끼게 된다.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가 현재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지는 결국 과거에 맺었던 수많은 관계와 그 속에서 축적된 기억들의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작가의 조형 언어는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인간의 내밀한 풍경과 시간의 층위를 시각화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이는 관람객들이 자신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다정함의 조각'들을 하나씩 되짚어보게 만드는 조용한 힘을 발휘한다.작은 사과 한 알에서 시작된 다정함의 연대기는 이제 갤러리라는 공간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 작가가 건네는 따뜻한 마음의 씨앗이 관람객들의 일상 속에서 어떤 숲을 이룰지 기대가 모인다. 이번 전시는 오는 22일까지 이어지며, 바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내면을 가꾸는 정원사가 되어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신진 작가 특유의 신선한 시각과 깊이 있는 성찰이 돋보이는 이번 초대전은 8월의 끝자락을 장식하는 의미 있는 예술적 여정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