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vs 문체부…정몽규 징계 끝장 소송전

 대한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와 징계 요구를 정당하다고 본 1심 법원의 판결에 정면으로 맞서며 법적 공방을 이어가기로 확정했다. 축구협회는 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년도 제4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지난달 말 서울행정법원에서 내려진 행정소송 1심 패소 판결에 대해 상급심의 판단을 다시 구하는 항소 안건을 최종적으로 통과시켰다. 정몽규 회장에 대한 중징계가 타당하다는 사법부의 결론이 나온 지 불과 보름여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협회 지도부는 문체부가 지적한 여러 문제점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과 법리적 해석 측면에서 여전히 다투어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1심 재판부가 주요 징계 사유로 인정한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 문제나 과거 축구계 비위 인사들에 대한 기습적인 사면 시도 논란 등 핵심 쟁점들에 관해 고등법원에서 다시 한번 치열하게 법적 논리를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진행된 1심 재판에서 법원은 문체부의 손을 들어주며 축구협회의 파행적인 행정 시스템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정몽규 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홍명보 현 감독을 선임할 당시에도 공식적인 추천 권한이 없는 인물이 실질적인 절차를 주도하게 방치함으로써 이사회의 정상적인 의사결정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법원의 명확한 판단을 근거로 문체부는 최근 축구협회 측에 공식 문서를 발송하여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감사 결과 적발된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즉각 이행하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상황이었다. 항소 여부를 결정하는 이날 이사회 회의장에서는 징계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정몽규 회장이 자리를 비웠고, 회의를 주재한 이용수 부회장이 나서 사법부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이지만 제도권 내에서 명확한 법적 판결을 끝까지 구하겠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사법 갈등의 발단은 지난 2024년 7월 문체부가 실시한 대한축구협회 특정 감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뿐만 아니라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과 관련된 부적절한 행정 처리, 승부조작 연루자 사면 시도 등 총 27건에 달하는 방대한 위반 사항을 적발해 냈다. 이를 바탕으로 정몽규 회장과 김정배 전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 핵심 수뇌부 전원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무거운 징계를 내릴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축구협회가 정부의 징계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기나긴 법정 다툼을 선택함에 따라 한국 축구를 둘러싼 행정적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협회가 줄곧 주장해 온 행정 처리의 절차적 정당성이 1심에서 이미 배척당한 상황에서, 수뇌부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채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준비해야 하는 홍명보 감독과 국가대표팀은 막대한 외부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었다.

 

문화포털

대구 성악가 100인 한 무대에…팔공홀 뒤흔들 '희망'의 합창

 대구의 봄을 화려한 성악의 선율로 채울 대규모 합창 축제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오는 19일 팔공홀에서 지역 성악가 100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희망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회관의 대표적인 기획 시리즈인 '아츠스프링 대구페스티벌'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예술을 통해 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지역 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획되었다. 100여 명의 성악가가 뿜어내는 압도적인 성량과 정교한 화음이 어우러져 대구 클래식의 저력을 증명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공연의 주역인 대구성악가협회는 지난 2011년 출범한 이후 지역 성악 예술의 뿌리를 단단히 다져온 단체다. 원로부터 신진 예술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성악가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대구를 성악의 도시로 알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번 무대는 협회 소속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지역 예술인들 간의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합창 음악의 정수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대규모 인원이 만들어내는 웅장한 하모니는 팔공홀의 음향 시설과 만나 극적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무대의 지휘봉은 경산시립교향악단을 이끄는 우성규 지휘자가 잡는다. 프로그램 구성 또한 대규모 합창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곡들로 엄선되었다. 베르디의 '디에스 이레'와 포레의 '리베라 메' 등 장엄한 종교 음악부터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핵심 대목까지, 클래식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합창곡들이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지휘자의 세밀한 해석 아래 100인의 목소리가 하나의 악기처럼 조화를 이루며 클래식 음악이 가진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정통 클래식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친숙한 곡들을 배치해 관객과의 거리도 좁혔다. 남성 합창단은 '일 몬도'와 '풍문으로 들었소'를 선곡해 남성 성악 특유의 힘 있고 묵직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반면 여성 합창단은 김효근의 서정적인 가곡 '꿈의 날개'와 경쾌한 팝송 'Sunny'를 통해 섬세하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러한 다채로운 구성은 클래식 공연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공연의 후반부는 한국적인 정서와 세계적인 보편성이 만나는 무대로 꾸며진다. 오병희 작곡가가 편곡한 '세계 민요 메들리'를 비롯해 '흥', '정', '판 코리아' 등 한국의 소리를 성악의 화법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혼성 합창으로 연주된다. 우리 민족 특유의 정서를 담은 곡들은 성악가들의 풍부한 표현력을 통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한다. 앙코르곡으로는 대구의 정취가 담긴 '동무생각'과 신명 나는 '경복궁타령'이 예정되어 있어 마지막까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이번 '희망 콘서트'는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대구성악가협회가 맺은 업무협약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행정적, 예술적 의미가 크다. 양 기관은 지역 예술인들의 무대 기회를 확대하고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왔으며, 이번 공연은 그 협력 체계가 만들어낸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석 1만 5천 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된 이번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으며, 지역 문화 자산을 활용한 공공 예술의 모범적인 모델을 제시하며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