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국힘 5만 명 입당' 이만희 영장

 사법 당국이 국민의힘 경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신도들에게 당원 가입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검찰과 경찰 합동수사본부는 22일 이 총회장에 대해 정당법 위반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종교 단체가 특정 정당의 의사결정 구조에 깊숙이 개입해 민주적 선거 절차를 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한 사법적 심판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수사당국은 이 총회장이 신천지의 수직적 조직 체계를 이용해 대규모 입당 작전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합수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천지는 지난 20대 대선 경선과 22대 총선 경선을 앞두고 신도들을 국민의힘 책임 당원으로 가입시키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실행했다. 각 지파에서는 '필라테스 프로젝트'라는 암호명 같은 명칭을 사용하며 입당을 독려했고, 이를 통해 실제 입당한 인원만 5만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팀은 전직 간부들의 진술을 통해 이 총회장의 지시가 총무와 지파장을 거쳐 말단 신도들에게까지 일사불란하게 전달된 체계를 확인했다. 신천지의 특성상 총회장의 절대적 권위 없이는 이러한 집단적인 정치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합수본의 시각이다.

 


확보된 신도들의 메시지에는 종교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치적 힘을 과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노골적으로 담겨 있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과천 성전 사용이 제한되자,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수 정당에 가입해 권리를 행사하려 했다는 정황이다. 특히 신천지 지도부가 과거 코로나19 확산 당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던 검찰총장 시절의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하며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신도들을 선동했다는 진술은 이번 수사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이는 종교 단체가 특정 정치인과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조직적 보은 행위에 나섰음을 시사한다.

 

수사당국은 지난 1월부터 신천지 본부와 국민의힘 당사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벌여 신도 및 당원 명부를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신천지 2인자로 불리던 고동안 전 총무를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을 불러 당원 가입 지시의 구체적인 경로를 파악했다. 이미 고 전 총무와 주요 지파장들이 같은 혐의로 구속된 상태여서,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이 총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는 수사의 필연적인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수본은 탈퇴자들의 녹취록과 지시 문건 등 이 총회장의 개입을 입증할 충분한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정당의 자율적인 선거 업무를 심각하게 방해했다는 점에서 업무방해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특정 종교 세력이 대거 유입되어 경선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합수본은 신천지의 조직적 개입이 국민의힘 내부 경선 결과에 실제로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정밀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규모 인원이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정황이 명부 대조를 통해 확인되면서 혐의 입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총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95세라는 고령의 나이와 건강 상태가 변수가 될 수 있으나,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우려를 고려할 때 법원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합수본은 이 총회장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국민의힘 관계자들과의 유착 여부나 추가적인 정치 자금 지원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신천지의 정치 개입 의혹이 사법당국의 영장 청구로 구체화되면서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포털

양자경·전도연 총출동…BIFF 화려한 개막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의 최고 등급인 ‘A-리스트 영화제’로 공식 선정된 뒤 첫 영화제를 열고 열흘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막식을 열었다. 행사장에는 국내외 영화 팬들이 일찍부터 모여 영화제 개막을 기다렸다. 관객들은 영화제 포스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기념 굿즈를 구매하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특히 올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 주요 영화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A-리스트 영화제로 승격된 만큼 상영작과 경쟁 부문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서울에서 영화제를 찾은 한 관객은 개·폐막작과 경쟁 부문 수상작은 물론 영화제 프로그램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오후 6시부터 시작된 레드카펫에는 국내외 유명 영화인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전도연, 조인성, 황정민, 정우성, 현빈, 김혜자 등 국내 배우들과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 양자경, 배우 겸 감독 매기 질렌할 등 세계적인 영화인들이 부산을 찾았다. 배우들은 관객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거나 손 하트를 보내며 화답했다.레드카펫에 이어 배우 김민하의 사회로 개막식이 진행됐다. 김민하는 지난해 30회를 맞으며 한층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를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며 제31회 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개막식에서는 여성 영화인의 문화·예술적 기여를 기리는 ‘까멜리아상’ 시상식도 열렸다. 수상자는 홍콩 영화 뉴웨이브를 이끈 허안화 감독이었다. 허 감독은 ‘여인사십’, ‘심플 라이프’ 등을 통해 홍콩 영화 발전에 기여했으며 2020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평생공로상을 받은 세계적인 영화감독이다.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은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받았다. 김 전 이사장은 1996년 BIFF 초대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제의 기반을 다졌고 이후 이사장으로도 활동하며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적인 영화제로 성장하는 데 역할을 했다.‘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양자경에게 돌아갔다. 양자경은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오스카와 미국배우조합상, 골든글로브 등 주요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아시아 여성 최초로 명예 황금곰상을 받았다.개막식 이후에는 김종관 감독의 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영화는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바뀌는 동안 한 카페를 스쳐 가는 네 쌍의 남녀가 나누는 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다. 김민하, 주종혁, 한선화, 장률, 심은경, 이희준, 전소영, 김동휘 등이 출연했다.올해 영화제는 A-리스트 승격에 맞춰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개막식은 기존 수요일에서 화요일로 하루 앞당겼으며, 관객이 몰리는 개막 첫 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상영 회차를 4회에서 5회로 늘렸다.경쟁 부문에는 아시아 영화 13편이 출품됐다. 경쟁작을 대상으로 5개 부문의 ‘부산 어워드’를 시상하며, 이 가운데 대상 수상작에는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이 주어진다.해외 영화인들의 부산 방문도 이어진다.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매기 질렌할이 처음 한국을 찾으며,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도 영화제에 참석한다.고 안성기 배우의 영화 인생을 돌아보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아름다운 시절, 안성기’도 마련됐다. 이와 함께 영화인과 관객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오픈토크’와 ‘액터스 하우스’,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비프’와 ‘동네방네 비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부산 곳곳에서 진행된다.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5일까지 10일간 열린다. 59개국에서 출품된 316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나며, 폐막식에서는 경쟁 부문 시상식이 진행된다. 영화제 대상 수상작은 폐막작으로 상영되며 열흘간 이어진 영화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