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폭행하고 '바이바이'… 못 잡는 中관광객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경복궁 한복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인 경비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경찰 조사만 받은 뒤 별다른 제재 없이 다음 날 바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돼, 외국인 범죄 처벌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50대 남성 A씨와 60대 남성 B씨가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 2일 오후 3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경복궁 내 향원정 인근에서 근무 중이던 경비원 C씨를 밀치고 때린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이들은 출입이 통제된 구역에 들어가려다 이를 제지하는 경비원 C씨와 시비가 붙었다. C씨가 정당한 업무 수행의 일환으로 진입을 막아서자, 격분한 이들은 욕설을 퍼붓고 물리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들을 현장에서 임의동행해 인근 파출소에서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피해자인 경비원 C씨가 공무원 신분이 아닌 민간 용역 업체 소속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단순 폭행 혐의만 적용됐고, 경찰은 기본적인 피의자 신문만 마친 뒤 이들을 귀가 조치했다.

 

문제는 이들이 조사를 받은 바로 다음 날인 3일,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출국했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이며 조만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피의자들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 처벌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경찰은 "향후 검찰이 약식기소하여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이들이 국외 체류를 이유로 벌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지명수배가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배가 내려지면 향후 이들이 한국에 재입국할 때 공항에서 검거되거나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

 


하지만 법조계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이 내국인을 폭행하고도 아무런 즉각적인 불이익 없이 출국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법 집행의 허점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재 보호 구역 내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경비원에 대한 폭행은 단순 개인 간의 다툼을 넘어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행위임에도, 제도적 한계로 인해 엄정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 시민은 "남의 나라 문화유산에서 행패를 부리고도 하루 만에 도망치듯 떠난 꼴"이라며 "외국인 범죄에 대해 출국 정지 등 보다 실효성 있는 사법 절차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건은 엔데믹 이후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 범죄에 대해 우리 사법 당국이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문화재 보호 인력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 강화와 외국인 범죄에 대한 신속한 신병 확보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문화포털

미국의 '일본 투자' 극찬에…가시방석 앉은 한국

 미국이 일본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동맹국과의 협상에 있어 '표준 모델'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사한 협상을 진행 중인 한국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일본이 제시한 794조 원 규모의 투자 방안이 미국의 경제 안보 구상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향후 한미 간 협상에서도 일본 수준의 기여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이러한 사실은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장관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그는 12일 워싱턴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일본의 투자 방안이 한국 등 다른 나라와의 협상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현재 대미 투자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을 겨냥한 간접적인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미국과 일본은 지난해 7월, 일본의 5,500억 달러(약 794조 원) 규모 대미 투자를 골자로 한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 이후 양국은 공동 협의위원회를 구성해 에너지, 인공지능(AI), 전략물자 등 약 20개 분야의 유망 투자 사업을 검토해왔으며, 구체적인 1호 투자 사업 선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1호 투자 사업으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제조에 쓰이는 핵심 소재인 '인공 다이아몬드' 생산 시설 건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공급망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인공 다이아몬드를 미국 내에서 직접 생산할 경우, 미국의 국가 안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용 가스 화력발전소 건설 또한 유력 후보 중 하나다.양국은 세부 사항 조율에 속도를 내 오는 3월 19일로 예정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방미 일정에 맞춰 1호 투자 안건을 확정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자와 장관은 "미국의 경제안보에 기여하되, 양국 기업에 손해가 없도록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며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아카자와 장관은 "구체적인 프로젝트 이행 단계에서는 일본이 선도한다는 생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칭찬을 발판 삼아 협상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향후 유사한 협상에 임해야 하는 다른 국가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