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지리고 우승한 선수…하이록스 결국 규정 바꿨다


경기 도중 대변을 지린 상태에서도 레이스를 멈추지 않고 끝까지 달려 우승한 선수를 둘러싼 논란이 글로벌 피트니스 레이스 하이록스(HYROX)를 강타했다. 경기장 위생 문제가 불거진 데 이어 대회 운영 과정에서 즉각적인 조치가 없었다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하이록스는 사흘 동안 네 차례 공식 입장을 내놓고 결국 관련 규정까지 수정했다. 

 

중국 매체 블루웨일뉴스는 15일(한국시간) 하이록스가 중국 진출 이후 가장 심각한 여론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하이록스는 1㎞ 달리기를 총 8차례 진행하고, 각 달리기 사이에 스키 동작을 본뜬 스키에르그와 썰매 밀기·당기기, 로잉 등 8가지 기능성 운동을 수행하는 피트니스 레이스다. 선수들은 정해진 코스를 완주한 기록을 놓고 경쟁한다.

 

논란은 지난 12일 하이록스 베이징 여자 프로 부문에서 발생했다. 호주 출신 조안나 위트르지크는 경기 중 갑작스러운 설사 증상을 겪으며 대변을 지렸다. 하지만 그는 경기를 중단하지 않고 오물이 다리에 묻은 상태로 레이스를 계속했다.

 

위트르지크는 약 1시간1분의 기록으로 해당 경기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우승 이후 경기 과정에서 발생한 위생 문제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매체에 따르면 위트르지크가 경기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오물이 트랙과 썰매 매트, 로잉머신 등 경기장 일부를 오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같은 장소에서는 1000명이 넘는 다른 참가자들이 경기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중위생을 둘러싼 우려가 커졌다.

 


경기 이후 위트르지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도 논란을 키웠다. 그는 자신의 우승과 관련해 “이기면 이긴 거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지만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커지면서 하이록스는 대응에 나섰다. 대회 측은 사흘 동안 무려 네 차례 성명을 발표하며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일부 참가자들은 앞으로 열리는 대회 참가를 취소하고 환불받은 내역까지 SNS를 통해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록스 공동창립자 모리츠 퓌르스테도 직접 사과했다. 그는 이번 일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사람들과 대회 측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기존 대회 규정에 생물학적 오염 상황에 대한 명확한 대응 조항이 없었다는 점이다. 당시 현장에서도 위트르지크의 경기를 중단시키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퓌르스테는 하이록스가 경기 도중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다고 인정했다. 선수의 경기 지속 여부를 판단하고 경기장 내 오염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부족했던 것이 논란을 키운 셈이다.

 

결국 하이록스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기 운영 절차와 규정집을 수정했다. 새롭게 마련된 규정에서는 혈액이나 구토물, 소변, 대변 등이 선수 본인이나 다른 선수에게 건강상 위험 또는 오염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될 경우 레이스 디렉터가 의학적 사유로 해당 선수를 경기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규정 변경으로 경기 중 생물학적 오염이 발생했을 때 대회 운영진이 선수의 레이스를 중단시킬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한 선수의 경기 지속 여부를 넘어 다른 참가자들의 건강과 경기장 위생 문제까지 고려할 수 있도록 운영 기준을 손질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베이징 대회에서 발생한 한 선수의 돌발적인 경기 상황은 우승 기록보다 대회 운영과 위생 문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더 크게 번졌다. 하이록스는 사과와 잇따른 공식 입장에 이어 관련 규정까지 수정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문화포털

장애인들이 화장실에서 외친 말…연극 ‘크립스’

장애인들이 한 무대에 모여 사회의 편견과 제도적 장벽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연극이 서울에서 관객을 만난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연극 ‘크립스(Creeps)’를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장애인의 삶을 둘러싼 사회적 시선과 제도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작품이다.‘크립스’는 1970년대 캐나다의 장애인 보호작업시설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은 장애인들이 마주하는 제도적 장벽과 시설 안에서 만들어지는 사회적 위계, 그리고 존엄한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극에는 뇌병변장애인 피트, 톰, 샘, 짐, 마이클이 등장한다. 이들은 매일 반복되는 노동과 통제적인 환경에 불만을 느끼며 자신들만의 안전한 공간인 화장실로 모여든다.다섯 인물에게 화장실은 단순한 시설의 일부가 아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노동과 통제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들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장애인을 동정이나 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회를 향해 거침없이 목소리를 낸다.작품의 원작은 캐나다 극작가 데이비드 프리먼이 1971년 발표한 희곡이다. 프리먼은 장애인 보호작업시설에서 직접 일한 경험과 자신이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살아가며 겪은 좌절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썼다.‘크립스’는 초연 이후 장애인의 삶과 사회적 문제를 무대 위에서 직접적으로 다룬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장애인을 둘러싼 사회의 시선과 시설에서 발생하는 통제, 개인의 존엄이라는 문제를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이번 공연에는 백우람, 신강수, 양대은, 유두선, 정나무, 호종민, 홍성훈이 배우로 참여한다. 연출은 강보름이 맡았다. 공연은 중간 휴식 없이 130분 동안 이어진다.작품 속 인물들은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이야기하며 사회가 장애인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고 있는지 질문한다. 특히 장애인을 보호와 배려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이 오히려 이들의 삶을 통제하고 선택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다.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이번 공연을 통해 장애인의 삶을 둘러싼 제도와 사회적 인식을 관객들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단순히 장애를 소재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장애인이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 사회가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방귀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제도적 한계를 돌아보고 다양한 신체와 삶이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포용적인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1971년 발표된 캐나다 희곡 ‘크립스’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지난 뒤 서울 무대에 오른다. 작품 속 다섯 인물이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쏟아내는 목소리를 통해 장애인의 삶을 둘러싼 편견과 제도적 장벽을 관객에게 다시 묻는다.